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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픈 과거 벗고 희망 새출발

여성출소자 합동결혼

“신랑·신부는 서로 믿고 의지하며 검은 머리가 파뿌리 될 때까지….” 남·여가 만나 결혼하고 가정을 꾸리는 일은 인지상정(人之常情)이다.

지난 27일 오산에서 시금석으로 기억될 아주 특별한 결혼식이 열려 주위를 숙연하게 했다. 죄 값을 치르고 출소한 여성들이 사회복귀를 돕는 갱생시설에서 몸과 마음을 수양하며 제각각 짝을 찾아 희망찬 나래를 펼친 것이다. 여성출소자들이 그것도 한꺼번에 합동결혼식을 올린 것은 국내 최초다.

법무부 산하 한국갱생보호공단 수원지부 오산삼미출장소(소장 이승환)가 C웨딩홀에서 백성길 범죄예방수원지역협의회장 주례로 여성출소자 3쌍의 화촉을 밝혔다.

안민석 국회의원, 이기하 오산시장, 이용 수원지검 형사3부장검사, 이순국 지부장, 범죄예방위원, 갱생보호후원회원, 가족 등 200여명이 신랑·신부들의 새출발을 격려하고 축하했다.

주인공은 신랑 K씨(55)와 신부 G씨(47), K씨(42)와 O씨(38), K씨(30)와 S씨(34). 만혼에서 요즘 유행(?)하는 연상(여)연하(남) 커플도 있다.

복역·출소후 경제적 사정 등으로 가정을 이루기 어려운 여성출소자들이 가족이란 공동체를 엮기까지 삼미출장소 취업알선후원회(회장 윤석분) 등 주위의 헌신적인 뒷바라지도 빼놓을 수 없다. 사기, 절도 등 범죄 경력을 가진 이들은 1~1년 6개월간 복역, 죄 값을 치른 뒤 삼미생활관으로 거처를 옮겨 그동안 기술습득 등 사회복귀 프로그램에 참여하며 새로운 삶을 개척해 왔다.

신랑·신부들은 “남들처럼 좋은 여건에서 결혼식을 올리지는 못하지만 서로가 어렵게 만나 보금자리를 꾸리는만큼 힘을 합쳐 열심히 살아야 하지 않겠냐”며 굳은 의지와 자신감을 보였다.

한편 한국갱생보호공단은 1982년부터 남성출소자들을 중심으로 지금까지 1천600쌍의 합동결혼식을 주선하고 있는데 여성범죄가 전체 15%를 차지하는 현실에서 이번 합동결혼식은 의미가 크다. 또한 1991년 오산시 외삼미동에 200평 규모의 단독주택형 시설로 건립된 삼미출장소(삼미생활관)은 여성출소자 정서순화 및 재사회화 교육을 맡고 있다.

이승환 소장은 “주위의 많은 도움으로 여성출소자들 합동결혼식을 갖게 돼 기쁘고 보람으로 여겨진다”며 “이번을 계기로 여성출소자들이 자활능력을 키워 정상적인 사회구성원으로 돌아갈 수 있도록 정성을 쏟겠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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