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4.07.23 (화)

  • 구름조금동두천 24.1℃
  • 흐림강릉 27.5℃
  • 서울 25.9℃
  • 흐림대전 27.5℃
  • 흐림대구 27.5℃
  • 흐림울산 28.2℃
  • 흐림광주 27.2℃
  • 흐림부산 27.2℃
  • 흐림고창 27.9℃
  • 구름많음제주 27.8℃
  • 맑음강화 24.0℃
  • 구름많음보은 26.6℃
  • 흐림금산 26.8℃
  • 흐림강진군 26.3℃
  • 흐림경주시 28.8℃
  • 흐림거제 27.6℃
기상청 제공

“어머니!” “내 아들 맞나…” 남북 이산가족 화상상봉

 

13일 수원시 권선구 권선동 대한적십자사 도지사에서 57년만에 화상으로 만난 어머니 조연옥씨(83)와 북측의 아들 안충훈씨(61)는 말을 제대로 잊지 못했다.

조연옥씨는 아들이 화상이 나오자마자 눈물을 주체하지 못하며 “충훈아, 내 아들 맞나”라며 연신 이름을 불렀다.

어머니 조씨는 이날 순서가 세번 째였지만 설레는 마음에 1시간 반여 일찍 도착해 아들을 기다렸다.

휠체어에 몸을 싣고 온 조씨는 작년 7월 1일 뇌출혈로 갑자기 쓰러졌다가 조금 회복이 돼 아들을 만나러 왔다.

남측에선 아들 충훈씨를 보러 어머니 조씨와 아버지 안병우씨(82), 이모 조정옥씨(79), 두 딸 영애(56) 영숙씨(53)가 나왔다.

어머니 조씨는 아들이 며느리 오순복씨(59)를 소개시키자 끝내 울음을 터뜨렸다.

화상에 비친 며느리의 얼굴을 더 자세히 보려고 어머니 조씨는 화상 쪽으로 바짝 다가가 며느리의 뺨을 어루만졌다.

가족들은 실제 껴안듯이 서로 감싸고 안고 있는 듯 착각이 들었다.

아들 충훈씨는 다섯살이던 지난 1950년 10월, 서울에 집을 정리하러 북한에 있던 할머니 집에 잠시 맡긴 것이 영영 헤어졌다.

어머니 연옥씨는 그 뒤 북에 두고 온 아들 생각에 평생 속앓이를 했다.

아들 충훈씨는 할머니의 약을 가지러 가서 안온 줄 알고 어머니에 대한 그리움으로 반평생을 보냈다.

자나깨나 어머니와 아버지 생각에 눈시울을 적시면 살아왔다.

큰 딸 영애씨(56)는 처음 보는 오빠 충훈씨에게 “아버지를 많이 닮았다” “사진의 인물이 좋다”고 말했다.

충훈씨는 “사진이 잘 나온거지, 사진사가 잘 찍은거야”라며 환희 웃었다.

상봉 시한 2시간이 거의 다가오자 충훈씨는 “우리 가족 어서 통일해서 상봉했으면 좋겠다”면서 “영애야, 어머니 건강한 모습으로 다시 만날 수 있도록 잘 돌봐드려. 그리고 어머니, 이젠 눈물 흘리지 마세요. 건강에 안 좋아요”라는 말을 흐렸다.

영애씨는 “오빠란 이름 오랜만에 불러보네”라고 말끝을 흐렸다.

아버지 병우씨는 “내가 늙어 어찌될지 모르니 동생들 얼굴 잘 기억해 뒀다가 나중에 만나라”고 말했다. 아들을 제일 보고 싶어 했던 어머니 연옥씨는 “살아줘서 고맙다”란 말을 하고 다시 눈물을 닦았다.






배너


COVER STORY