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목:달의 바다
지은이:정한아
펴낸곳:문학동네
184쪽, 8천500원.
‘꿈꿔왔던 것에 가까이 가본 적 있어요?’ 이 소설의 첫 문장이다.
정현아씨의 ‘달의 바다’는 빠른 템포의 보사노바 음악처럼 경쾌하다.
소설의 첫문장은 지배적인 인상을 갖는다. 단도직입적으로 이야기해본다면, 정씨의 ‘달의 바다’는 꿈꾸는 자의 이야기처럼 읽힌다.
제12회 문학동네작가상 수상작인 이 작품은 언론사 입사시험에 번번이 낙방해 백수생활을 하고 있는 ‘은미’의 이야기와 미항공우주국(NASA)의 우주비행사가 된 고모의 편지로 구성된 소설이다.
누군가는 소설을 읽는 이유가 위안을 찾기 위해서라고 말했다. 사실 소설 속에서 고모의 편지는 ‘거짓말’이다. 이 소설은 위안을 주는 ‘거짓말’로 볼 수도 있다. 그렇다면 이 소설이 왜 재미있는 걸까.
거짓말쟁이였던 어린 ‘은미’를 다독여줬던 사람은 고모였다. 은미에게 고모는 꿈꾸는 자의 모습으로 그려진다. 하지만 고모는 먼나라 미국에서의 힘든 생활을 감추기 위해 할머니에게 ‘우주비행사’가 됐다는 이야기를 편지로 써 보낸다. 은미는 트랜스젠더가 되고 싶어하는 친구 ‘민이’와 고모를 만나기 위해 미국으로 떠난다. 소설 속에서 고모의 이야기는 작은 반전을 통해 거짓말을 밝히고 있다.
거짓말은 이 소설 속에서 위안으로 볼 수 있지 않을까.
소설가 조경란씨는 이 소설에 대해 “만약 당신이 위로받고 싶고, 생에 아직 희망이란 게 남아 있다는 걸 확인하고 싶다면 이 소설을 다시 펼쳐 읽게 될 것”이라고 말했다.
세상사는 일이 어렵다고 하지만 생각을 바꾸면 쉽게 풀릴 때가 있다. 바로 그 순간 일사천리로 해결되는 삶은 바로 보사노바 재즈처럼 느껴진다. 빠른 템포의 경쾌한 이 소설은 그런 맛이 있어 좋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