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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erformance review] 광대극 - 병사의 이야기

달콤한 악마의 유혹 고통이냐? 쾌락이냐?

고대 그리스의 고전적 연극 맛을 볼 수 있는 극단 인형인의 ‘병사의 이야기’가 22일 오후 8시 화성 화서문 앞 야외무대에 올랐다.

원형극장을 무대로 열린 고대 그리스 연극은 넓은 극장을 가득메운 관객들에게 내용을 전달하기 위해 해설자가 존재했으며, 배우들은 극중 인물의 캐릭터를 제대로 살리기 위해 가면을 쓰고 공연했다.

광대극이라고 이름이 붙여진 ‘병사의 이야기’는 이런 요소를 두루 갖춰 고대 그리스 연극의 특징을 맛깔스럽게 살렸다.

‘병사의 이야기’는 악마에게 영혼을 팔아 쾌락을 즐기며 살았다는 16~17세기 독일의 파우스트 전설을 바탕으로 하고 있다.

전쟁 중 오랜만에 휴가를 얻어 집으로 돌아오던 병사 ‘조셉’은 잠시 바이올린을 연주하며 여흥을 즐기게 된다. 이런 조셉에게 흰 가면을 쓴 악마가 다가와 ‘마법의 책’과 ‘바이올린’을 맞교환하자고 제의한다.

마법의 책을 받아 든 조셉은 이후 이 책으로 인해 인생의 희로애락을 겪는다.

‘병사의 이야기’는 이런 조셉의 우화적인 모습을 통해 관객들로 하여금 웃음과 삶의 애환을 자아낸다.

화서문을 배경으로 펼쳐진 이번 연극은 야외무대의 특성을 살려 배우들이 성문과 성곽 계단을 분주히 오가는 등 매우 역동적인 모습이었다.

또 배우들의 우화적인 움직임을 해설자가 맛깔스럽게 설명해 관객들의 이해를 도왔으며, 조셉과 악마와 대립하는 장면에서는 빠른 템포의 클래식음악이 더욱 긴장감을 불어넣어 손에 땀을 쥐게 했다.

수레, 화려한 천, 술잔, 커다란 트럼프 카드 등 소품들이 다양한 조명빛과 어울어져 마치 환상의 세계에 온 듯한 느낌이었다.

특히 화서문을 배경으로 연출한 그림자극은 어린이와 여성 관객들의 눈길을 끌었다. 마차를 타고 하늘을 나는 악마와 주인공 ‘조셉’의 모습은 마치 만화영화를 연상케 했다.

화서문 옆 성곽 계단을 다양한 소품과 TV영상 등으로 꾸민 무대는 마치 백남준의 TV정원을 보는 듯한 착각을 불러일으켰다.

다만 아쉬운 점은 마이크를 사용했음에도 불구하고 야외무대에서 공연돼 배우들의 목소리가 제대로 전달되지 않았다. 또 우화적인 내용이기에 어린이들이 이해하기에는 조금 어려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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