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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터뷰]한국화가 이길우

로널드 맥도널드 정선의 산수화 속 구경… 그림에 담은 동서양의 기막힌 공존

 

‘동양과 서양의 그림이 오묘하게 결합됐다?’

한국화가 이길우(40)씨의 그림을 두고 하는 말이다.

이씨의 그림은 독특하다. 그의 그림 속에서는 단원 김홍도의 풍속화, 겸재 정선의 산수화 속에 미국 맥도날드 햄버거의 상징물인 로널드 맥도널드씨가 등장한다. 로널드씨는 목욕하는 여인을 훔쳐보기도 하고, 정선의 산수화 속을 유람하기도 한다.

또는 서양의 유명인사와 동양의 유명인사가 영화기법처럼 서로 겹쳐져 묘한 느낌을 준다.

지난 6월 갤러리 선 컨템포러리에서 ‘동문서답-로널드의 유람기’전을 가진 한국화가 이길우씨의 작업실을 찾았다.

중국을 비롯해 미국 시카고, 싱가포르, 스페인 등 외국무대에서 인기있는 이씨는 한지에 인두로 하나 둘 구멍을 내 그림을 그리는 작가이다.

화염과 배접기법으로 표현한 동서양 문화의 만남은 엉뚱함으로 보는 이로 하여금 웃음을 자아낸다.

22일 용인에 있는 작업실에서 만난 그는 “태운다는 것은 동양 윤회사상의 정화를 의미한다”며 “작품 속에서 종이가 열에 의해 소멸되는 과정은 정화로 볼 수 있다”고 말했다.

최근 이씨가 가진 개인전에서 ‘동문서답’이란 제목의 의미는 동양과 서양의 서로 다른 상반된 이미지를 겹쳤을 때 나타나는 엉뚱함을 의미한다.

 

그의 작품 ‘로널드의 여행기’ 연작을 비롯해 ‘동문서답’ 연작 등은 동·서양 인물의 이미지를 오버랩시켜 다소 엉뚱한 관계를 설정한 것으로 볼 수 있다.

그렇다면 그는 어디서 작품에 대한 생각을 얻었을까.

“내 작품들은 일상 속에서 쉽게 접할 수 있는 것과 자연에서 쉽게 접할 수 있는 것들이다. 특히 외국에서 전시회를 열었을 때 미술 애호가들로부터 쉽게 받아들여지는 것은 앤디워홀, 찰리 채플린, 빌게이츠, 모택동, 안중근 등 서양과 동양의 유명인사들을 배접한 작품들이었다.”

이는 이씨가 생각하는 예술은 개인적인 것이 아니라 대중들이 쉽게 다가갈 수 있는 것에서 시작된다는 이야기다.

“지금 한국 작가들은 해외 시장을 염두에 두고 작품활동을 하는 이들이 많다. 개인의 개성이 강한 인터넷 시대에 발맞춰 나만의 독특한 기법도 가져야 하지만, 작품 대상을 대중적(언론매체 등을 통해 쉽게 접할 수 있는 유명인사)인 코드를 써야 관객들이 작품을 쉽게 이해하는 것 같다.”

그의 작품들은 인두로 하나 둘 구멍을 낸 한지에 단청 안료를 사용해 그린 그림과 같은 원료를 사용해 그린 장지 그림을 서로 배접시켜 눈길을 끌고 있다.

특히 지난 1997년 첫 개인전 때는 그림을 그린 뒤 인두로 구멍을 냈으나 2002년부터는 인두로 구멍을 낸 후 그림을 그리는 기법으로 바뀌었다.

 

그는 “지난 2002년 가을, 작업 중 무심히 창밖을 바라보다 나무에서 떨어지는 은행잎이 마치 불에 탄 느낌이 들어 대학 때 배운 화염기법이 생각나 이를 작품에 활용하게 됐다”며 “이후 서로 다른 이미지들이 오버랩되거나 투과된 것들은 영화적인 기법에서 차용한 것”이라고 말했다.

지난 1997년 첫 개인전을 시작한 이씨는 같은해 제19회 중앙미술대전 특선(호암갤러리), 2000년 제19회 대한민국미술대전 특선(국립현대미술관), 같은해 제12회 동아미술대상전 동아미술상(국립현대미술관) 등을 수상했으며 이후 1년에 한번씩 전시회를 열고 있다.

요즘 한국화가 대중들로부터 외면을 받는 상황속에서 그는 오전 10시쯤 작업실에 나와 오후 8시까지 작품활동에 전념하고 있다.

이씨는 “앞으로는 세련된 여자를 그린 미인도와 민화를 섞은 대중적인 작품을 만들 생각이다. 하지만 작품의 전체적인 주제는 여전히 ‘동문서답’이 될 것”이라고 강조했다.

- 프로필 -

1994 중앙대학교 예술대학 한국화학과 졸업
1998 중앙대학교 일반대학원 한국화학과 졸업
중앙대, 상명대, 성신여대, 경원대, 신라대 출강. 동아미술제 추천작가. (사)한국미술협회, 동방예술연구회 회원

<개인전>
2003 ‘편·중·인’ (공평아트센터)
2004 ‘편·중·인’ (갤러리 우덕)
‘소멸과 생성’ (공평아트센터)
2005 ‘소멸과 생성’ (북경 염황미술관)
2006 시카고 아트페어 개인부스 ‘동문서답’ (북경 문갤러리)

2007 ‘동문서답-로널드씨 유람기’ (선컨켐포러리)

<수상>
2000 제12회 동아미술대상전 동아미술상 (국립현대미술관)
제19회 대한민국미술대전 특선 (국립현대미술관)
1997 제19회 중앙미술대전 특선 (호암갤러리)

<국제아트페어>
2005 상하이 국제아트페어
2006 시카고 국제아트페어
2007 스페인 아르코국제아트페어
        북경 국제아트페어

<단체전 및 초대전>
2007 중앙한국화대전 (세종문화회관)
        NO BOUNDS (선컨템포러리 기획)
2006 5th Cutting Edge (가나 서울옥션 기획)
        오늘과 하제를 위한 모색전 (갤러리 고도)
        한국의미 (남관미술관 기획)
        중국교류전 (북경 염황문화관)
        월드컵기념 부채그림전 (경향 갤러리)
        화폭을 열어 군자를 만나다 (갤러리 꽃기획)
        움직이는 미술관-국립현대미술관소장 (용인 문화예술 회관)
        묵건시 (갤러리 정)
        지필묵 삼매경-3인 기획전 (도올갤러리)
        四 門 전(북경 문갤러리)
2005 상하이아트페어 (상하이 무역센터)
        기운생동전 (세종문화회관 전시실)
        한,중 수묵의 오늘전 (대전 시청갤러리)
        뛰어넘다, 놀다, 그냥가다 (롯데갤러리)
        현대수묵화의 전환전 (오원화랑)
        현대 수묵화 오늘과 내일전 (이형아트센터)
        한벽동인전 (공평아트센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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