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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화 속 아나키스트 편견과 오해를 깨다

아나키스트의 상상력

리처드 포튼 지음

이후/512쪽, 3만2천원.



정치 운동을 지칭하는 ‘아나키즘’은 폼 나는 단어처럼 들릴 때가 있다.

이는 아나키즘 영화 속에 등장하는 배우들의 모습 때문일 것이다. 무채색 계열의 정장, 분위기 있는 베레모, 잘 다듬어진 콧수염, 우울한 눈빛….

사실 많은 영화 속에서 아나키스트는 분위기 있는 모습을 한 폭력과 테러, 범법자의 모습으로 등장한다. 과연 아나키스트들은 그런 모습일까.

저자인 리처드 포튼은 아나키즘에 대한 오해와 편견을 가지게 된 원인을 영화 속에서 찾고 있다.

주류 영화들이 다루는 아나키스트는 이런 전형을 지니고 있다. 많은 영화 속에서 폼나는 인물의 목록을 체크한다면 그 중 아나키스트가 한명 가량 끼어 있지 않을까.

저자는 이 책을 통해 영화 속에서 아나키스트들이 그렇게 묘사될 수 밖에 없었던 원인을 정치·철학적으로 밝히는 한편, 아나키스트에 대해 깊이 고민하고 묘사하는 영화를 소개하고 있다.

영화를 전공한 저널리스트인 저자는 엠마 골드만 자료관을 통해 발굴한 공개되지 않은 서신들에 대한 이야기, 영화감독들에게 전화나 메일로 확인한 내용들까지 게재했다.

특히 극영화 뿐만 아니라 다큐멘터리 영화 등 미국과 유럽에서 제작된 영화를 종횡무진 누비는 저자의 활약은 영화를 좋아하는 이들의 시선을 끌기에 과분할 정도다.

이 책은 편견을 뛰어넘어 아나키스트 영웅인 사코와 반제키, 두루티 등을 묘사한 영화들, 영화사의 명작이라 불리는 ‘2000년에 스물다섯 살이 될 요나’, ‘조힐’, ‘품행제로’, ‘노동자계급 천국에 가다’, ‘랜드 앤 프리덤’ 등을 다루었다.

한국 영화 시장이 르네상스를 맞으면서 무수히 많은 영화 서적들이 출간되고 있지만, 이 책처럼 명확한 정치적 관점을 가지고 영화를 바라보는 책은 만나기 어려웠다.

특히 아나키스트의 관점에서 영화를 바라본 책은 전무하다고 표현할 정도이기에 관심을 끌만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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