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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생생 재래시장] 100년 전통 수원명물 ‘지동시장’

고객지원·소비자보호센터·어린이놀이방 등 개소 운영
매년 시장거리축제 개최 다양한 행사마련 시민들 인기
전국최초 ‘유통경영시민대학’ 개설 상인들 의식 개혁

기획시리즈 "생생 재래시장"

서민의 애환과 삶이 담긴 재래시장. 한때 대한민국 유통의 중심지이자 한국경제의 구심점 역할을 해왔던 재래시장이 외국자본까지 동원된 대형 유통업체의 진출로 퇴출 위기까지 몰리기도 했습니다.

 

하지만 한민족의 경제를 이끌어 왔던 재래시장이 외국자본을 동반한 대형 유형업체와 맞서기 위해 변화를 갖기 시작했습니다. 또한 재래시장의 변화가 침체된 한국경제의 부흥을 예고하고 있습니다.

 

 이에 본지는 변화하는 도내 재래시장을 소개해 서민경제의 기틀이 되는 재래시장을 보다 활성화 시키고 침체된 한국경제에 도움을 주고자 합니다. 독자여러분의 많은 관심 부탁드립니다.  /편집자주

 

 

“역사깊은 명물시장으로 오세요~”

“조금만 깍아 주세요” “이거 팔아야 얼마나 남는다고, 안돼요”  물건을 깍으려는 손님과 깍는 건 안된다는 상인의 입씨름은 언제나 정겨운 우리내 삶 속 깊숙히 뿌리 내리고 있는 재래시장 속 풍경이다.

 

이 재래시장이 새로운 변화를 모색하고 있다. 100년 전통의 수원 대표 재래시장인 수원 팔달구 지동에 위치한 지동시장이 그 곳이다.

지동시장은 지난 1900년 자연 발생된 시장으로 이후 1951년 상설시장으로 정식 개장했다. 부지 면적 4천835㎡의 규모로 세계문화유산 화성의 남쪽 문인 보물 제402호 팔달문 인근에 위치해 있고, 순대, 떡, 정육, 식품, 잡화 등 200여개 점포가 성업 중이다.

 

 

이 곳은 화성을 찾는 수많은 관광객과 인근 팔달문 시장가(6개 시장)와 연계된 관광과 쇼핑이 가능하고, 수원 버스노선의 70%이상이 지나고 있는 교통의 요충지다.

 

이 같은 지동시장이 기존의 재래시장 이미지를 벗고 초 현대식 재래시장으로 거듭 나고 있다. 먼저 시장을 찾는 시민들을 위한 다양한 부대 시설을 갖춰 대형 유통업체와의 경쟁력을 높이고 있다.

최근 고객지원센터를 구축, 관광안내소와 공중화장실, 어린이 놀이방, 소비자 보호센터 등을 개소해 운영에 들어갔다.

또 자가용을 운전하는 시민들의 접근이 쉽도록 500대 수용규모의 ‘팔달주차타워’을 건립해 운영 중이며, 첨단 콜센터를 구축해 221개 점포를 연결, 전화배송을 통한 더욱 편리한 쇼핑이 될 수 있도록 했다.

 

시장 현대화를 위해 지난 2002년 시·도비를 지원받아 도시가스를 비롯, 환기닥트공사, 간판정비, 타일공사 등을 완료했다.

 

또 2004년 국비보조사업으로 냉난방공사, 지층 리모델링, 카승강기를 교체하고, 2005년부터 화성형 외벽공사, 아케이드 설치, 콜 센터 및 공동배송시스템, 홈페이지 구축 등 다양한 지원과 활발한 개선 사업을 이뤘다.

 

특히 매년 상인들이 주관하는 ‘시장거리축제’가 열리며 먹거리장터, 도자기 체험전, 전통무예전, 전통 굿 재현, 페이스페인팅 등 다양한 행사가 마련돼 시민들의 호응을 얻고 있다. 이밖에 전국 최초로 ‘유통경영시민대학’을 개설해 운영하는 등 상인 의식 개혁을 꾀하고 있다.

 

 

야심차게 추진 중인 순대타운 특화사업도 빠질 수 없다. 지동시장은 지난해 12월부터 오는 2008년 3월까지 지동시장 특화시범사업 대상 시장으로 지정돼 시.도비(각각 4억5천만원)와 상인회 자부담 4천500만원을 들여 ‘순대타운 특화사업’을 진행 중이다.

순대 브랜드 개발을 위해 지명과 돼지, 순대 등의 이미지를 결합한 30개의 브랜드를 개발해 이 중 전통과 현대의 이미지를 조화한 순대 브랜드 개발을 완료했다.

 

순대 특화 상점을 위해서는 소비 계층의 성향, 시장내 순대점포 이용자 설문 분석을 통해 환경개선과 경관, 시설 조명 등 시설 개선을 통해 한단계 업그레이드된 시장으로 거듭났다. 순대 신상품은 10~50대를 주 고객으로 하기 위해 한방 명품 순대, 해물 순대 등 다양한 메뉴와 소스를 개발 중이다.

지동시장 상인연합회 최극렬 회장은 “대형 유통업체들이 우후죽순 들어서면서 재래시장 역시 경쟁력을 키우지 않으면 안된다는 것을 뼈저리게 느꼈다”며 “앞으로 재래시장 활성화를 위한 각종 방안을 모색해 지속적으로 추진할 예정”이라고 말했다.

 

“재래시장 특성화 살려 경쟁력 있는 명물단지 조성”

 

   
 
  ▲ 최극렬 상인연합회 회장  

“재래시장이 살 길은 경쟁력을 갖추는 것 뿐입니다”

 

한 때 주춤하던 지동시장을 초현대식 시장으로 탈바꿈시켜 전국 최고의 명물시장으로 변모시킨 지동시장 상인연합회 최극렬 회장. 최 회장은 재래시장의 활성화를 위해 상인간 단합과 대형 유통업체와의 경쟁력을 쌓는 일이 가장 중요하다고 밝혔다.  다음은 최 회장과의 일문일답.

 

-현재 재래시장을 평가한다면.
▲3가지로 분류할 수 있다. 자생력있는 시장, 지원이 필요한 시장, 시장 역할을 못하는 시장이다. 이 중 시장 역할을 못하는 시장이 전국 시장의 51%나 된다. 그만큼 재래시장이 위기에 처해 있다.

 

-재래시장이 경쟁력을 갖기 위한 방안은.
▲시민들이 찾는 시장을 만들어야 한다. 상인간 불신을 없애고 모두가 단합된 마음으로 함께 나아가야 한다. 상인간 불신은 시장의 몰락을 의미할 수도 있기 때문이다. 또 대형유통업체와 마찬가지로 물류시스템 일원화(공동구매)를 하루 빨리 구축해야 한다. 현재 상점마다 각각 물품을 구매하는 것이 가격도 비싸고, 배송 등의 어려움도 뒤따르기 때문에 저렴한 가격에 품질 좋은 상품을 쉽게 구매할 수 있는 공동구매를 추진해야 한다.

 

-재래시장이 나아가야할 길은.
▲앞으로 대형유통업체는 더 많이 생겨날 것이다. 이는 곧 재래시장의 몰락을 의미한다. 따라서 대형유통업체와 상생할 수 있는 틈세시장을 노려야 한다. 즉 재래시장마다 갖고 있는 특성을 살려야 한다는 의미한다. 다시 찾고 싶은 시장을 만드는 일만이 재래시장이 대형유통업체와의 경쟁에서 살아남는 길이다.

 

 

“한평생 순대국 장사하며 5남매 대학공부 마쳤다우”

   
 
  ▲ 임동채 순대전문점 사장  
“지동시장 터줏대감도 한 때는 힘들었다우”

 

에어컨도 없이 4평도 채 되지 않는 식당에서 순대 전문점을 시작해 현재 20여평 규모로 식당을 확장하는데 성공한 지동시장 터줏대감 임동채(65)·한금옥(55)씨 부부.

 

임씨 부부가 처음 지동시장에 터를 잡은 것은 지난 1991년. 당시 낡은 건물 안에 ‘엄마네’ 라는 식당 간판을 내걸고 냉·난방 시설도 없는 열악한 환경속에서 식당을 개업했다. 음식 맛이 좋아 식당은 남녀노소 구분 없이 항상 손님들로 북적였지만, 여름만 되면 어찌된 일인지 파리만 날렸다.

 

“단골 손님도 여름이면 찾아오질 않았아요.” 이유는 에어컨 등 냉방시설이 없었기 때문. 한 여름에 에어컨도 없이 땀을 흘리며 4평 식당 안에서 뜨거운 순대국을 먹을 만큼 대담한 사람이 있을리 만무했다. 임씨는 당시를 지동시장내 식당에는 손님보다 장사하는 사람들이 더 많았다고 회상했다. 하지만 여름만 지나면 또다시 손님들로 북적였고, 매출은 또다시 상승곡선을 그려 현재에 이를 수 있었다.

 

임씨 부부는 순대국 장사를 통해 5남매의 대학 공부까지 마쳤으며, 이 중 아들과 딸 각각 1명은 가정까지 꾸렸다. 오직 순대만 팔아서 말이다. 당시 인근 식당의 폐업이 줄을 이을 때 함께 식당을 버리고 나왔다면 오늘의 임씨는 없었을 터.

 

임씨는 현재 지동시장 상가번영회 회장직을 맡고 있으며, 16년 동안 한자리에서만 꾸준히 순대국을 판 탓에 단골손님만 300~400명에 이르고, 하루 매출도 30%이상 급증한 쾌거를 올렸다.

 

임씨는 “지동시장 현대화를 추진하면서 손님들도 많아지고, 장사하기도 편해졌다”며 “시장이 활성화되니 찾아오는 손님들도 많아 힘은 들지만 사는 맛은 난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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