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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교육시론] 중용(中庸)의 미덕

현대사회 물량주의 일반화 정치·언론 무분별한 폭로성
국민자극 사회악 구축 우려 임상옥 계영杯 깨달음 절실

 

변화의 시대, 복잡한 시대, 디지털 시대, 정보화 시대 등 지금 우리가 사는 이 세대를 표현하는 수식어의 다양함처럼 복잡한 현실을 살고 있다고 여겨진다. 또한 일반적인 삶의 형태는 물론이거니와 사람들과의 관계에 의한 처세 또한 단순하지 않은 것만은 틀림없다.

최근 들어 서점가에 시대적 환경을 배경으로 생존전략 및 처세술에 관한 책들이 쏟아져 나오는 것만 보더라도 그렇다. 처세술에 관한 것은 예나 지금이나 사람들의 공통된 관심영역인가보다. 우리에게 알려진 처세술에 관한 오래된 서적으로 ‘채근담’이 대표적이라고 할 수 있겠다.

이 채근담은 총 360개의 짧은 문장으로 이뤄진 일종의 잠언 집인데 전편은 주로 냉엄한 현실을 살아가는데 필요한 생활의 지혜를 설명한 것이라면 후편은 유유자적한 마음으로 한가롭게 살아가는 즐거움을 얘기하고 있다.

채근담의 전반적인 내용들이 바쁘게 살아가는 요즘 사람들에게 넉넉한 여유를 일깨워주는 반면 더불어 사는 사회생활 가운데 욕심과 과욕에 대한 경계의 말들이 자주 보이는 것을 들 수 있다. 말하자면 풍요한 현대인들에게 넘침도 부족함도 없는 균형이 잡힌 상태 즉 중용의 미덕을 강조하고 있는 것으로 해석해도 될성싶다.

과욕으로 인한 병폐처럼 후유증이 무서운 것은 없다. 욕심 때문에 우리사회가 얼마나 많은 몸살을 앓아 왔고 또 앓고 있는가.

200여년 전에 실재했던 의주 상인이며 우리나라가 낳은 최대의 무역왕이자 후세사람들조차 주저 없이 거상이라 일컫는 임상옥은 죽기 직전 자신의 재산을 모두 사회에 환원하고, “재물은 평등하기가 물과 같고, 사람은 바르기가 저울과 같다”라는 유언을 전해줬다. 그의 평생의 삶을 돌아보면 ‘계영기원 여이동사(戒楹祈願 與爾同死, 가득 채워 마시지 말기를 바라며 너와 함께 죽기를 원한다)’다.

이 글귀는 계영배라는 술잔에 새겨진 문구로서 이 잔의 가르침이 자신을 거상으로 이루게 했다고 말했다. 계영배란 가득 채우는 것을 경계하는 잔으로 바라고 또 바라는 마음이 욕심이다. 욕심은 절대로 채워지지 않는다. 임상옥은 계영배를 통해 이러한 깨달음을 얻게 된다. 그래서 그는 최고의 상인이었음에도 불구, 명예욕이나 권력욕까지 탐하지 않았다.

요즘 우리사회는 어느 한곳 예외 없이 지나칠 정도로 많은 것을 추구하고 있는 것 같다.

옳고 그름의 본질을 벗어나 다다익선(多多益善) 의 물량주의가 일반화돼버렸다.

정치판을 보더라도 12월 대통령 선거를 앞둔 각 당의 선거 전략을 살펴보면 자신들이 후보의 정책을 알리는 포지티브 전략이나 상대후보와 더불어 정책검증을 하기보다는 상대에 대한 흠집 내기에 혈안이 돼있는 네거티브 전략에 사활(死活)을 걸고 있다고 해도 지나친 표현이 아닐 듯 싶어진다. 언론의 보도 또한 대선 기사로 장식되고 대권 주자들의 확인되지 않는 정치공방은 지나칠 정도로 국민들을 자극하고 있는 것도 사실이다. 앞으로 두 달 남짓 남겨진 선거일까지 지금보다 더했으면 더했지 못 할리는 없다는 생각을 하면 얼마나 더 시달려야 하나싶어 벌써부터 어지러워진다.

각종 매스컴을 비롯한 언론 또한 그렇다. 언론의 특성상 비판성 기사와 더불어 다소 자극성을 염두에 둔 기사에 비중을 두겠지만 이 또한 ‘악화가 양화를 구축한다’는 그레샴의 법칙을 염두에 둘 필요가 있다고 생각된다.

언론의 무책임하고 지나친 비판적 기사와 폭로성 이슈가 사회의 부정적 요소와 공권력에 대한 불신을 일반화 시키고 있는 것은 아닌지 냉철하게 돌아볼 필요가 있다고 여겨지기 때문이다.

최근 방영된 매스컴의 경찰관련 부정적 여론과 비판성 기사도 다소 위험스럽다.

소수의 잘못을 가지고 전체 경찰조직이 비리의 온상이고 또 믿지 못할 기관이라는 오해를 일으킬 정도의 지나치게 부정적인 폭로는 공권력의 약화와 더불어 경찰의 사기저하로 이어져 그 결과는 결국 국민들의 안녕에 위협을 주게 되는 무책임한 것임을 알아야한다.

공권력은 소위 힘 있는 자들보다 힘없는 약자를 보호하기 위해 존재하는 것이다. 공권력을 집행하는 기관이 힘없는 사람들로부터 외면 받아서는 안된다. 무책임한 여론 몰이로 인해 불신의 틈을 만들어 가는 것은 아닌지 사뭇 걱정된다.

지금 한국사회는 사회, 정치, 언론을 비롯해서 심한 몸살을 앓고 있다. 이를 지켜보노라면 채근담의 욕심에 대한 지적이 새삼스레 아쉽고, 과음이라지 않는 한 잔의 술에 자족하고 반쯤 핀 꽃을 바라볼 수 있는 마음가짐에 대한 가르침이 새삼 그리워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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