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한주택공사는 대한주택공사법에 의해 설립된 공기업이다. 설립 이후 45년간 국가적 난제인 주택난 해결을 위해 혁혁한 공적을 쌓았음을 인정한다. 그러나 주택의 건설과 공급 부문에서는 기여도가 높지만 국민생활의 안정과 공공복리의 증진에 이바지한 바는 너무 부족하다는 비판을 받고 있다. 이 부문에서는 사기업과 별로 달라 보이지 않는다.
주택공사가 현재 추진 중인 화성시 태안 3지구 택지개발 사업지구 안의 도 지정기념물 제161호인 ‘만년제(萬年堤)’에 대해서는 문화재 현상변경 심의 신청조차 하지 않은 것으로 드러났다. 주택공사는 이 지구 안의 국가지정문화재인 융·건릉과 용주사에 대해서는 문화재보호법상의 ‘현상변경 심의’를 받았지만 만년제는 심의를 받아야 한다는 것을 알면서도 누락시켰다는 의혹을 받고 있다. 이는 문화재 현상변경에 걸리면 많은 비용과 시간이 들기 때문이다. 공사비와 공사 기간을 단축하려는 사기업들이 흔히 저지르는 의도적인 실수이다.
주택공사는 이 지구를 택지로 개발하기 위해 지난 2000년 기전문화재연구원에 지표조사 보고서 작성을 의뢰했는데, 이 보고서에는 “태안 3지구와 동쪽 끝과 인접해서 융릉의 원찰로 건립된 용주사가 위치하고, 남쪽의 84번 국도 남측으로 정조 시대에 축조돼 경기도 기념물 161호로 지정된 만년제가 위치하고 있다”고 명시하고 있다.
만년제는 조선 정조 22년(1788년) 5월에 완성된 저수지로서 조선 후기에 전국적으로 축조됐던 저수지 가운데 하나인데 농업사 및 관개시설 연구에 좋은 자료이다. 이 저수지의 축조에 관한 기록이 정조실록에 나오는 것으로 보아 정조의 특별한 관심이 묻힌 문화재이다. 지금은 서갑주라는 개인 소유이다.
만년제에 대한 현상변경 심의가 누락된 것은 주택공사의 의도 말고도 관할 기관인 경기도와 화성시 측 관계 공무원들의 공모 여부도 지나칠 수 없는 일이다. 관계자들은 “건설교통부에서 이미 허가가 난 사안이라 믿었고, 문화재청으로 가는 과정에서 만년제 포함 여부를 확인하지 못했다”고 변명하고 있다. 주택공사측 또한 “만년제의 300m 보호구역 안에 개발지역이 포함되는 줄 놀랐다”고 발뺌하고 있다.
주택공사라고 적자를 낼 이유는 없다. 그렇다고 흑자를 내기 위해서 문화재를 마구 파헤치거나, 임대주택의 임대료 등을 마구 올려서 서민을 울리는 흑자경영 방식은 설립취지에 반하는 것이다. 주택공사는 사기업적 경영방식을 지양하고, 이번 사건을 계기로 심기일전하기 바란다. 공기업 경영자는 국민에게 봉사하는 일이 최우선이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