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근혜 전 한나라당 대표가 12일 장고 끝에 자신의 입장을 정리해 무소속 이회창 후보의 출마에 관해 “정도를 벗어났다”고 비판한 반면 “정권교체 생각에 변함이 없다”고 말함으로써 한나라당을 중심으로 정권을 창출하는 것이 당인으로서의 정도를 걷는 이상 이명박 후보를 사실상 지지한다는 입장을 표명했다. 이명박 후보로서는 BBK 의혹이라는 뇌관이 각일각 압박해오고 있는데다 이회창 전 후보가 무소속으로 출마함으로써 자신의 고정표를 가장 많이 흡수해 지지율이 20%대를 상회하는 절박한 상황에서 박 전 대표마저 이회창 전 후보를 지지하거나 암묵적으로 지원하면 대단히 어려운 상황을 맞을 수 있었다.
그러나 박근혜 전 대표는 이명박 후보가 ‘동반자’란 표현을 써가면서까지 친밀감과 동지애를 강조했지만 이 부분에 관해서는 전혀 화답하지 않았다는 점, 대권과 당권 분리설이 나도는 가운데 이명박 후보가 대통령 후보인 자신과 강재섭 대표, 그리고 박근혜 전 대표의 긴밀할 3자 회동 정도로 해석될 수 있는 제안을 앞에 놓고 가부간 응답을 하지 않은 점 등은 ‘백의종군’을 내세운 종래의 입장을 고수하는 것이 행동의 폭을 넓히고 만일의 경우 BBK사건의 파문이 당과 이명박 후보에게 심각한 타격을 주면 자신이 발휘할 수 있는 지도력의 공간을 확대할 수 있는 가능성을 열어놓은 것으로 해석된다.
박근혜 전 대표는 이명박 후보가 순탄하게 항해해 대통령에 당선되면 ‘동반자’는 아니더라도 ‘협력자’로서 공을 세우고 정권을 창출한 후 일정한 영향력을 행사하면서 5년 후를 준비할 수 있다.
만일 이명박 후보가 BBK 의혹을 극복하지 못하고 당선에 적신호가 울릴 경우 박근혜 전대표는 구원 투수로서의 역할을 함으로써 당과 이명박 후보를 구할 수 있다. 어떤 경우든 박근혜 전대표는 이 시점에서 이명박 후보를 선택해 동지애를 확인함으로써 자신의 영향력을 과시하고 위기에 강한 자신의 진가를 발휘할 수 있는 기회를 맞은 셈이다.
그러면서도 박 전대표는 이명박 후보 진영의 정치행태와 당 운영방식을 비판의 칼을 들이대고 있다. 박 전대표가 이날 “요즘 굉장히 실망이 많다“ “구태 정치, 무서운 정치” “원칙이 무너지고 과거로 회귀한다”는 등 비판적인 언사를 쏟아냈다.
특히 ‘무서운 정치’란 독재정치를 뜻한다. 현재 독재와 독선의 기미가 있거나 그러한 방향으로 흘러갈 정치는 지금 바로 잡는 것이 순리다. 박 전 대표의 이 발언은 무서운 사람들이 정권을 잡은 후에 어떤 결과를 빚을지 상상하면 독재정권 아래서 숱한 민주주의 인사들이 겪은 고초를 생각하면 긴장되는 대목이다. 한나라당의 대오각성을 촉구한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