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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론] 대선 뇌관은 수능등급제 모순

불투명 평가 수험생 ‘일희일비’
1점차 등급하락 제도 폐지돼야

 

BBK사건의 당사자인 김경준씨의 사진이 온 나라 신문의 1면을 장식하며 대서특필 되고 TV뉴스 역시 많은 시간을 BBK사건에 할애하면서 대선관련 보도에 몰두하고 있다. 하지만 지난 15일 시행됐던 수능관련 기사는 신문이나 TV에 잠깐 언급될 뿐, 어디에서도 많은 정보를 찾아보기 힘들다.

조만간 수능등급제의 모순은 수면 위로 떠오를 듯한데 현재로서 걱정되는 바는 바로 수능듭급제의 폐해가 이번 대선을 좌우하는 가장 핵심적 이슈가 될 것이란 점이다. 그 연유는 다음과 같다.

교육부는 2008년도 대입 수험생부터 수능등급제를 도입하기로 했다. 예컨대 1등급부터 일정 비율의 학생들만 선발해 그들의 점수를 인위적으로 도려내고 이를 등급점수화 하는 제도이다.

수능이 끝난 지금 초미의 관심사는 각 과목별로 등급이 끊겨져 나가는 한계점이 어디냐는 것이다. 근본적으로 상대평가인 등급점수는 다른 수험생들이 얼마만큼 시험을 잘 보았느냐에 따라 본인의 등급이 널뛰기 한다.

 

바로 이런 사실 때문에 자신의 점수가 현재 얼마라는 것을 정확히 알더라도 12월 12일 교육부가 각 과목의 등급별 커트라인을 발표할 때까지는 불확실 상태에 놓일 수밖에 없다. 더욱이 수능성적 발표시 현재 추정하고 있는 등급이 조금이라도 바뀌는 경우에는 지원할 수 있는 대학 자체가 바뀔 수밖에 없기에 현재 수험생과 학부모 그리고 교육당사자들은 안개 속에 휩싸여 있는 것이다.

허나 수시전형은 월요일부터 급히 시작되고 자신의 수능점수를 아는 상태에서 수시나 정시에 응시했던 예년과 달리 금년도에는 과목별 등급을 모르는 상태에서 수시에 응시해야 한다. 따라서 금년도의 특이사항은 수능등급제의 불확실성을 피하자는 목적으로 거의 모든 수험생이 어떤 방식으로든 수시에 매달릴 것이란 점이다.

이와 같은 불확실성 이외에도 여러 매체에서 문제라고 지적하는 금년도 수능의 최대 문제점은 수능 총점에서의 단 1점 차이가 한 등급의 차이를 야기한다는 것이다.

예를 들어 아무리 수학과 영어가 만점이더라도 언어가 90점이면 학원가에서 추정하는 언어 1등급 커트라인에서 1점이 부족해 2등급으로 떨어지게 된다.

이같은 차이는 결국 2배수만을 선발하는 서울대 정시에는 애초 지원 조차해 볼 수 없는 결과를 야기한다. 언어, 수학, 외국어 총점이 290점인 이 학생에 비해 언어 91점, 수학 94점, 영어 96점으로 언어, 수학, 외국어 총점은 281점밖에 되지 않으나 모두가 1등급인 다른 학생은 충분히 안전하게 서울대 지원이 가능하다.

 

이는 등급점수의 폐해를 보여주는 단 한 가지 사례에 불과하지만 전국 50만 수험생 중 언어, 수학, 외국어, 그리고 탐구 4과목 중 단 한 과목이라도 등급 커트라인에서 1점 부족해 한 등급의 차이를 야기하고 그로 인해 원하던 대학에 진학하지 못하게 되는 경우는 허다할 것이다. 인간이란 원래 모순덩어리로서 자신이 가진 행운보다는 불운에 언제나 더 집착하게 된다.

 

이는 최악의 사태를 언제나 예견함으로써 천적으로부터의 생존가능성을 높이게 되는 진화론적 원리이기도 하다. 결국 50만 수험생 중 모든 과목이 안전하게 1등급이 나오는 몇 명의 학생들과 그 부모를 제외하고는 현재 거의 모든 응시자와 부모들은 이 같은 불운에 가슴 졸이며 수능등급제의 모순을 호소하기에 열 올리고 있다.

나보다 못한 아이들이 많아야만 나의 등급이 상승되는 극단적인 상대 등급제와 그로 인한 불확실성은 결국 수많은 수험생과 학부모들을 컴퓨터에 둘러앉아 사교육기관이 제공하는 예상 커트라인 점수에 일희일비 하게 만들고 있다.

 

수많은 사회 구성원의 삶에 이처럼 치명적인 불투명성을 야기하는 수능등급제는 결코 사회정의의 달성에 도움이 되지 않는다. 1점 상승으로 한 등급이 상승 또는 하락해 진학할 수 있는 대학 자체가 바뀌도록 만드는 이 제도는 꼭 폐지돼야 하며 이같은 어리석은 제도를 만든 누군가는 기필코 책임을 져야 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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