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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설] 대선 후보에게 줄대기 경계해야

한국노총은 10일 한국노총 회의실에서 이명박 후보와 정책협약이란 것을 체결하고 이 후보를 지지할 것을 공식으로 선언했다.

한국노총 간부들은 이 후보가 당선될 경우 노조전임자 임금 보장 등 10대 정책요구안 이행을 약속하고 대통령 재임기간 동안 정례적인 정책협의회를 개최한다는 내용이 포함된 정책협약을 체결했다고 승리감에 도취된 표정을 지었다.

한편 이명박 후보는 “역사적인 정책연대협약체결을 하게 돼 매우 기쁘다. 한국노총과의 연대는 어렵고 힘들었던 지난 5년을 떨쳐버리고 새롭고 희망찬 미래의 5년을 함께 열어가는 천군만마”라고 평하며 파안대소했다.

한국노총의 이러한 처신은 비록 정책협약이라는 이름을 걸고 있지만 정치인들에게 흔히 있는 식언, 상황 변화란 명목의 약속 이행 거부, 득표를 위한 백방의 노력 등을 감안하지 않았거나 스스로 대통령의 품에 안기기 위해 앞 단추를 열고 뛰어드는 행위로 비친다.

노동운동의 한 축을 이루고 있는 한국노총은 해방 후 자유당 독재정권 아래서 대한노총이란 이름을 걸고 활동한 선배들이 자유당 독재정권의 하수인으로 전락해 전국 조직을 독재자에게 충성하는 어용 결집체로 만든 원죄가 있다.

대한노총이 범한 굴종과 패배의 역사는 한국 노동운동사에서 암흑기로 규정할만하다. 한국노총이 선배들보다 더 빠른 동작으로 권력에 안기려는 모습을 노동운동의 본령과 사명을 지키려는 노동자들은 물론 양식 있는 국민은 비판하지 않을 수 없다.

김대중, 노무현 대통령 등 진보적 내지는 좌파정권에서조차 노동자들의 권익과 권력의 입장은 달랐다. 노동자들이 권력에 아첨하거나 권력의 온정에 기댔다가는 실망한다는 것을 노동운동사는 줄곧 가르쳐주고 있다.

하물며 이명박 후보는 노동자 출신이 아니라 전문 경영인 출신이다. 주체적이며 자립적인 노동자들과 그러한 노동자를 사랑하는 국민은 박용진 민주노동당 대변인의 말대로 “반 노동자 경력, 심지어 노조 결성조차 인정하지 않는 이 후보와 연대하겠다는 한국노총 지도부의 발상은 실로 희한한 패러다임”이라고 본다.

이명박 후보가 대통령에 당선된다고 가정하더라도 노동자들의 이해관계와는 거리가 먼 결정을 할 때 한국노총은 자가당착에 빠질 우려가 있다.

우리는 어차피 자의로 이명박 후보를 지지하기로 결정한 한국노총의 간부들이 정책협약에서 밝힌 대로 권력과 대화로써 노동자들의 권익을 신장할 수 있기를 바란다. 그러나 권력과의 충돌로 투쟁해야 할 경우가 발생하면 한국노총의 명예는 추락할 것이다.

만일 한국노총의 일부 간부가 이명박 후보를 지지한 대가로 전국구 의원을 보장받는다면 노동운동사는 그런 사람을 조직을 팔아 영달한 배신자로 규정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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