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해 유난히 눈이 적다.

하얀 가로등 사이로 송이송이 쌓이는 눈의 향연은 이 땅위에서 그대로 천국을 연상케 한다.

스키장에 가본 이라면 하얀 산 안개와 소나무와 전나무가 펼쳐둔 설국에 하품할 사이도 없이 원근감을 잃어버리기 일쑤다.

하늘이 내린 눈의 향연을 맛볼 수 없다면 조금 발품을 팔아 그런 환상의 여행을 해보는 것도 괜찮다.

영화 황금 나침판에서 마직막 장면이 연출된 그 설국. 현실로 옮길 수는 없나하는 독자는 기자의 추천지를 참고해보라!

많은 이들이 ‘눈’하면 일본작가 가와바타 야스나리의 ‘설국’을 연상한다. 그곳에는 얼마나 눈이 많이 내렸기에 현의 경계를 넘자 밤의 밑바닥이 하얘졌다는 말을 했을까.

매년 겨울에 3m이상의 많은 눈이 내려 마을이 고립되던 곳, 평창. 이곳은 눈 때문에 마을 주민들은 문밖 출입을 하자면 꼭 설피를 신어야 했다.

특히 생존을 위해 사냥을 했으며, 마땅한 운반수단이 없어 발구를 주로 이용해 생필품과 땔감을 운반하던 곳이다.

또 대관령은 고도가 높고 기온차가 심해 전국 최대의 황태덕장이 형성된 지역으로 눈 덮인 덕장은 자연과 어울어져 세월이 녹아있는 듯한 풍경이 묘미.

그 황태로 만들어진 황태구이와 황태 북어국은 대관령에서만 맛 볼 수 있는 독특한 먹거리이기에 특별하다.

눈의 계절, 겨울을 맞아 국내 최고의 ‘눈 축제’를 소개한다. 바로 강원도 평창의 ‘대관령눈꽃축제’.

오는 17일부터 21일까지 강원 평창군 도암면 횡계리에서 열리는 이 축제는 ‘눈꽃속에 펼쳐지는 신바람 체험여행’을 주제로 눈조각과 얼음을 이용한 다양한 행사를 마련한다.

특히 7개의 눈조각 테마를 비롯해 눈터널, 5개 체험마을을 운영 등 이제 막 사랑을 시작하는 연인, 방학을 맞은 아이들을 둔 가족들에게 즐거운 추억을 남길만한 행사들을 준비한다.

이와함께 체험마을인 대관령 양떼목장, 의야지 바람마을, 수레마을 등에는 셔틀버스를 운행한다.

알몸마라톤 대회와 눈꽃 등반대회, 스노카 레이싱, 스노래프팅, 이글루 체험, 전통 눈썰매 타기, 사냥민속놀이, 얼음미끄럼틀 타기 등의 행사가 눈길을 끈다.

또 얼음경기장에선 팽이치기, 앉은뱅이 썰매타기 등 전통 겨울놀이를 즐길 수 있으며, 눈썰매장에선 전통썰매를 비롯해 얼음미끄럼틀 등을 통해 유년시절의 꿈을 다시 맛볼수 있다.

행사장에선 대관령지역의 재래식 운반수단인 소발구와 인발구를 제작, 비치해 가족들이 타보기 체험행사를 즐길 수 있다.

행사기간 동안에는 이곳에서만 경험할 수 있는 대관령지역의 전통민속놀이 ‘황병산 사냥놀이’가 묘미.

눈꽃축제에서 빼놓을 수 없는 것이 하나있다. 바로 상의를 벗고 대관령의 겨울을 강하게(?) 맛볼 수 있는 ‘국제알몸 마라톤대회’가 끝내준다. 남자들은 이 마라톤대회를 통해 군대시절의 알통구보를 떠올리며 웃을 수 있을 듯하다.

마라톤 코스는 5㎞와 10㎞ 등으로 70대 노인부터 주부와 어린이 외국인 등 다양한 참가자들이 횡계 시가지를 누비며 특별한 체험을 즐길 수 있어 좋다.

이와 함께 백두대간 선자령(해발 1천157m)의 설경을 감상할 수 있는 ‘눈꽃 등반대회’도 강력 추천한다.

축제에서 빠질 수 없는 것이 하나 있다. 금강산도 식후경이란 말이 있듯 ‘먹거리’가 빠질 수 없지 않은가.

강원도의 향토음식인 감자전, 황태, 청국장 등과 먹거리 장터와 전통주막, 특산물 판매장 등도 빼놓을 수 없다.

대관령 스키역사관, 발왕산 설경, 한국자생식물원, 용평스키장 등의 관광명소도 여행계획표에 기록해두는 것도 좋을 듯하다.

숙박은 용평리조트, 휘닉스파크 등을 이용하면 된다. 팬션은 용평, 진부, 봉평면에 밀집해 있다. 사전예약 필수. 팬션 4인기준 12만원 정도.

문의)033-330-2762/2399(휴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