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선과 악이 빚어낸 백조의 호수

포천반월아트홀 대극장서 16일 그리가로비치 버전 공연

 

‘백조의 호수’는 선과 악의 극명한 대조를 이루는 명작이다. 주로 흑과 백을 상징적으로 쓰는 선악 구조의 대표작이기도 하다.

인간 본성의 성선과 성악의 구분은 하지만 모호한 것도 진실. 이 선악의 구분이 좀더 확실해지고 조금만 차원을 달리한다면….

지난 1977년 한국 국립발레단이 ‘프티파-이바노프’ 원작으로 전막을 우리나라에서 공연한 후 ‘한국인이 가장 좋아하는 고전발레’가 된 ‘백조의 호수’가 오는 16일 포천반월아트홀 대극장에 오른다.

‘잠자는 숲속의 미녀’, ‘호두까기 인형’ 등과 함께 클래식 발레 3대 걸작 레퍼토리로 알려진 ‘백조의 호수’는 마법에 걸려 백조로 변하는 오데트 공주와 그녀를 구하려는 지그프리트 왕자, 이들을 지배하려는 천재적인 악마(로트바르트)의 싸움을 중심으로 이야기가 펼쳐진다.

이번 공연은 ‘유리 그리가로비치’의 버전으로, 악마 로트바르트에 대한 해석을 더한 것이 가장 큰 특징이다.

러시아 볼쇼이극장의 예술감독을 지낸 유리 그리가로비치는 금세기 최고의 발레 안무가로 유명하다.

다른 버전에선 지그프리트 왕자와는 별개의 인물인 악한 마법사로서 표현됐지만, 그리가로비치 버전은 악마가 지그프리트 왕자의 또 다른 내면인 ‘악의 근성’을 강조한다.

지그프리트 왕자와 백조 오데트는 우리들의 선한 면과 사랑을, 악마와 흑조 오딜은 악한 면과 운명을 상징한다. 이 상반된 성격들이 한 인간 속에 존재해 상황에 따라 그 힘이 변화하기 때문에 그리가로비치의 ‘백조의 호수’를 보는 관객들은 작품의 차이를 섣불리 판단할 수 없다.

이는 둘 다 우리들이 갖고 있는 본성의 일면이기 때문으로 볼 수 있다.

이렇듯, 이번에 선보이는 ‘그리가로비치 버전’은 단순한 악마에 불과했던 로트바르트를 지그프리트 왕자의 무의식을 좌우하는 천재적인 존재로 묘사해 ‘운명’(악마)과 ‘사랑’(왕자)의 싸움을 더욱 드라마틱하게 만든 것이 특징이다. 또 궁중무도회의 다양하고 화려한 ‘민속춤’을 비롯해 블루톤의 호숫가에서 백조들이 펼치는 환상적인 ‘군무’, 청초한 오데트 공주와 사악한 흑조 오딜을 한 명의 발레리나가 춤추는 설정은 ‘백조의 호수’가 갖는 큰 매력으로 볼 수 있다.

여기에 다른 ‘백조의 호수’ 버전과 달리 1막과 2막에 추가된 ‘악마와 왕자의 남성 2인무’와 ‘광대의 36회전’을 비롯, 궁정의 왈츠군무, 2막 각 나라 공주의 춤에 새로 삽입된 ‘러시안춤’ 등 기존 버전보다 솔리스트들의 기량이 더욱 보강된 민속춤의 묘미는 주역의 춤이나 백조 군무 못지 않게 관객들의 많은 박수를 받는 부분이다.

이 작품은 유려한 차이코프스키의 음악과 감성을 자극하는 스토리 때문에 그동안 수많은 안무자들에 의해 다양한 형태로 만들어졌지만, 천재적인 악마가 왕자와 치열한 대결구도를 보이는 유리 그리가로비치의 볼쇼이 버전만큼 극적인 발레는 없었다.

이번 무대에선 2006년 ‘올해의 프리마 발레리나상’을 거머쥔 우리 시대 최고의 발레 스타 윤혜진을 비롯해 정주영, 김리회, 이원철 등이 참여한다.

2001년 ‘유리 그리가로비치’ 안무 버전을 한국에 소개해 작품성과 흥행 모두에서 기록적인 성공을 거둔 국립발레단이 이번에 선보이는 무대는 어떨까.

한편, 포천반월아트센터는 오는 15일 ‘백조의 호수’ 예매자를 대상으로 ‘무료 발레교실’을 갖는다.

16일 오후 3시·7시30분. R석 3만원, S석 2만원.

문의)031-538-2938~4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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