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4.08.01 (목)

  • 구름많음동두천 30.2℃
  • 맑음강릉 35.6℃
  • 맑음서울 32.6℃
  • 구름조금대전 33.2℃
  • 구름조금대구 35.1℃
  • 맑음울산 34.4℃
  • 구름많음광주 31.7℃
  • 맑음부산 31.0℃
  • 맑음고창 32.9℃
  • 맑음제주 32.1℃
  • 맑음강화 27.5℃
  • 맑음보은 31.7℃
  • 맑음금산 32.3℃
  • 구름조금강진군 31.7℃
  • 맑음경주시 35.6℃
  • 구름조금거제 29.4℃
기상청 제공

짜릿한 음악 화려한 무대… ‘퀸’ 에 전율하다

<공연리뷰> 뮤지컬 We Will Rock You

 

‘Queen! Queen! Queen!’

흥분 그 자체였다. 가슴에 담겨진 응어리가 하나로 쏟아져 내리듯 후련하고 귓속을 맴돌던 잡념과 세상 고민에 흐느끼는 내 가슴은 벽을 두드리듯 내리치는 망치의 굉음과 선율에 가슴의 불길이 또다시 일었는데….

단순한 줄거리….

하지만 전설적인 록그룹 퀸의 주옥같은 스물여섯 곡이 내 삶과 응어리, 추억을 함께 녹여내고 재탄생 시켰다.

독창적인 음악과 악기가 사라져버린 삭막한 서기 2천300년. 그곳에는 획일적 문화가 강요된다. 강요가 아닌 존재하는 문화는 그것뿐이며 유일하다.

왜 내가 이곳에서 살아야하나? 아무도 그런 의문을 품지 않는다.

주인공 그는 머나먼 여행길을 선택한다. ‘왜 내가 이곳에 존재하며 왜 유일한 문화를 먹고 살아야 하나’ 그래서 떠났다.

◇make a big noise!-소란 한번쯤 피워봐야지!

자리에서 일어나지 않을 수 없었다.

2막 후반부. 주인공 ‘갈릴레오 피가로’가 표제곡 ‘위윌록유’를 열창할 때 객석을 가득채운 그들은 박자에 맞춰 발을 동동 구르며 손뼉을 쳐댔다. 앞자리에 앉아있던 기자는 맘만은 그들과 하나였다.

흥분의 도가니! 뜨겁다.

‘널 흔들어 버릴 거야/이봐, 친구/넌 남자잖아/소란도 한번쯤은 피워봐야지’

1977년도에 발매된 퀸의 통산 여섯번째 앨범의 첫 수록곡에서는 가사 첫머리에 이런 글귀를 올렸다. ‘소란도 한번쯤은 피워봐야지’.

강한 비트에 전 세계 젊은이들을 자리에서 떨쳐 일으켰던 그 노래가 관객들을 하나로 만들어 수줍음과 30~40대 나이에서 오는 점잖음을 빼앗아 가 버렸다.

지난 9일 기자는 성남아트센터 오페라하우스 무대에 오른 영국 팝 뮤지컬 ‘위윌록유’ 콘서트 현장에 있었다.

추위를 녹일만한 표제곡 ‘위일록유’를 비롯해 ‘아이 원투 브레이크 프리’, ‘썸바디 투 러브’, ‘킬러 퀴’, ‘크레이지 리틀 씽 콜드 러브’, ‘톤 스탑 미 나우’, ‘위 아 더 챔피온’, ‘보헤미안 랩소디’ 등 26곡이 나의 뇌리에 깊이 깊이 박혀들어왔다.

◇We Will Rock You!-널 흔들어 버릴거야

지난 2002년 영국 초연에서 대성공을 거둔 팝 뮤지컬 ‘위윌록유’는 우리나라에선 다소 생소했다. 그렇기에 여러 우여곡절을 겪은 끝에 성공적으로 무대에 올렸다. 서울에서 연장공연 1주일이 계획되어 있다니 그 우여곡절은 이제 추억이 될 듯 하다.

이 공연은 연일 70·80세대를 불러모으고 있다. 무대의 열광은 그대로 관람석으로 전해지며 매일 열광적인 그림을 그려내고 있다.

왜일까?

그곳에는 퀸이 있기 때문이다. 그것도 라이브로….

이 무대는 그룹 퀸의 멤버였던 기타리스트 ‘브라이언 메이’와 드럼을 담당했던 ‘로저 테일러’가 직접 음악 감독으로 참여했다.

팝 뮤지컬의 독특한 양식에 진정한 퀸의 정신이 살아있는 음악은 ‘대사를 알아듣지 못해도…’ 한국무대에서 ‘영혼의 대화’를 가능케 하며 그들을 일어서게 만든다.

이 극의 설정은 2천300년대. 주인공 갈릴레오 피가로는 연인 ‘스카라무쉬’와 획일화된 문화를 소비해야 하는 현실에 반기를 든다.

그들의 문화에 대한 절대 갈망은 지구에 남겨진 ‘록 정신(또는 록음악)’을 찾는 것. 그들이 찾아야 하는 것은 록에 담긴 정신이며 문화에 대한 절대갈망이다.

획일화된 사회 속에서, ‘바보 사회에서는 멀쩡한 사람이 바보다’라는 대중문화의 획일성에 대해 정면으로 반기를 들었으며 우리 사회 깊숙히 존재하는 독특한(?) 사람들에 대한 따뜻한 시선이 담겨있다.

◇We Will we will rock you!-널 동요시켜 줄게!

화려한 무대세트, 배우들의 화려한 춤사위와 파워풀한 가창력, 웅장한 음악 등이 기대 이상이었다. 또 한국 관객들을 위해 특별히 준비한 ‘동대문 시장표’, ‘필승 코리아’, ‘태왕사신기’ 등 한국어는 굳었던 관객들에게 웃음 이상의 것을 주었다. 공연에 대한 호응은 곧 공연의 성공을 담보했다.

코미디작가 ‘벨 엘튼’의 재치있는 대구법의 대화방식은 관객들의 배꼽 훔치기 방법으로 교묘하게 뇌리와 행동의 연계를 가능케 했다.

‘록음악이 세상을 구원한다’는 메시아적 메시지로 퀸을 선택한 것은 옳을까란 의문이 남는 것은 필자만의 생각이었을까?

1부에서 밋밋했던 분위기는 2부 ‘위윌록유’가 퍼지며 급격히 달아올랐다.

머릿속에서 잠재되어 있던 하나의 키워드로 ‘위일록유’를 선보인 공연단의 센스는 높이 사야 할 것이다. 그것이 관객들을 떨쳐 일어나게 했으니.

극중 자유를 꿈꾸는 보헤미안들이 맞서는 획일화된 사회를 조종하는 ‘글로벌 소프트’ 사장 ‘킬러 퀸’과 그의 부하 ‘카쇼기’로 설정된 대립구조는 허술했다는 아쉬움이 남아있다.

또 연인으로 맺어진 갈릴레오와 스카라무쉬가 사랑에 빠졌다가 등을 돌리게 되는 이유와 설정이 매끄럽지 못한 단점도 보인다.

하지만 다소 밋밋한 이야기 때문에 퀸의 정신과 그들의 음악은 죽지 않는다는 진실만은 3시간여의 이 공연이 시사하는 바를 가리킨다.

‘널 동요시켜 줄게/이봐, 늙고 가난한 친구/처량한 눈으로 애걸하고 다니면/언젠가 평안이 올 테지/얼굴에 흙이라도 묻혀 봤어?/창피한 줄 알아/당신 같은 사람은 다시/제 자리로 돌아가는 게 낫겠어/….’

관객에게 이 독설을 퍼부었는데 일어나지 않았다면 분명 당신은 이 공연의 정신을 놓치고 있었던 것이다.

◇음악과 삶과 록의 여운은 가슴속으로

음악이란 살아가면서 위안이 되기도 하지만 많은 이들이 추억을 이야기할 때마다 음악을 통한 배출의 ‘안식’을 느낀다.

이렇듯, 이 공연의 미덕은 이제는 음악을 잘 듣지 않는 세대인 퀸을 좋아했던 이들을 다시 공연장으로 불러들였으며 신세대들에게는 획일적 문화의 한계와 록의 재 탐구 기회를 제공했다.

공연장으로 불러들인 힘은 추억이었지만 그 힘은 다시 앞으로 나아갈 자신감을 70·80세대이라는 훌륭한 선물을 안겨주고 있다.

이날 자리에선 가족단위의 관객들을 비롯해 젊은 연인, 외국인, 청소년 등 다양한 사람들이 자리를 채우고 있었지만 다른 공연들에 비해 젊은 시절에 퀸의 음악과 함께 했을 법한 40대 중년층들이 많이 보였다.

이 공연에서 퀸을 그리워하는 이들은 주옥같은 퀸의 히트곡들을 생생하게 들었으며 분명 그것은 행운이었다.

추운 겨울밤의 오페라 하우스를 달궜던 그 공연은 그렇게 막을 내렸으며 오랫동안 자리를 뜨지 못했던 관객들도 넓게 가슴을 펴고 다시 사회로 달려 나갔다.

그 공연의 마지막 선물은 따뜻하고 뜨거웠다.

‘…록 음악에 흠뻑 젖게 해줄게’








COVER STORY