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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렛츠고스쿨] 신갈야간학교

배움의 열정 비춰주는 ‘희망 등대’

“배움의 공간 이상으로 소중한 삶의 공간으로 값어치가 있는 곳입니다.”

배움의 혜택을 받지 못하는 이들에게 배움의 기회를 제공해 주기 위해 1982년 사회복지 활동가들과 대학생들이 모여 만든 신갈야간학교.

이곳은 학생들이 교사들에게 학습을 배우고 교사들은 학생들에게 인생을 배우는 서로가 서로에게 가르침과 정을 내누는 곳이다.

용인시 기흥구 신갈동 상가와 모텔 틈바구니 한쪽에 조그만 단층 가건물에 자리잡은 신갈야간학교는 작지만 배움을 갈망하는 이들에게는 큰 희망터 역할을 하고 있다.

이곳에서 배움을 꿈을 펼쳐나가는 사람들은 사정에 의해 학교를 그만두거나 배움의 기회를 놓친 소외계층 사람들, 외국인 이주민 등 다양하다.

개교당시 교실이 없어 인근 초등학교 교실을 빌려 수업을 할 정도로 열악한 환경이었지만 배움의 열기 만큼은 여느 교육기관 못지 않다.

 

그 결과 개교이래 지금까지 2천여명의 학생들이 이곳에서 문맹의 서러움을 떨쳐 버렸고 매년 검정고시 합격생을 배출하고 있다.

지난해에도 16명이 초·중·고등학교 검정고시에 합격했고 대학생도 3명이나 배출했다.

지난해에는 교육인적자원부로부터 용인시 문해교육기관으로 지정되기도 했다.

문해교육기관이란 중등학교 미만의 한글과 기초수학 정도의 한글과 기초수학 정도의 교육과정을 교육하는 기관을 말한다.

 

이 학교는 야간 4개반, 초·중·고 과정 및 외국인 반 주야간을 포함 학생수가 124명으로 구성되어 있으며, 요가반과 컴퓨터 등 CA(특별활동)반을 별도로 운영하고 있다. 이처럼 배움을 필요로 하는 사람들에게 오아시스같은 역할을 하고 있는 신갈야간학교에 최근 큰 시련이 닥쳤었다.

지난 1982년 개교해 인근 초등학교 교실을 빌려 사용하다 1987년 시유지인 지금의 자리로 옮겨 20여년 동안 어려운 환경의 사람들에게 배움의 기회를 제공했지만 지난해 용인시가 신갈학교 부지에 주차타워빌딩을 건립한다며 시설물을 비워줄 것을 요구했기 때문이다.

다른 부지를 매입하거나 전세계약을 할 여력도 월세로 옮길 여력도 없었던 신갈학교는 폐교 위기에 까지 놓였었다.

하지만 지역 기업의 도움으로 명맥을 유지할 수 있게 됐다.

용인에 40년 넘게 자리한 토착기업인 녹십자가 지역사회에 기여한다는 차원에서 신갈학교에 새 학교를 마련해 주기로 했기 때문.

신갈학교는 다음달 중 현재 위치에서 70m쯤 떨어진 신갈초교 인근 건물(290㎡ 규모)로 자리를 옮긴다.

당초 녹십자는 학교를 신축하려 했지만 규제 때문에 신축이 어렵자 건물 임대로 방침을 바꿨다.

임대 보증금 5천만원과 월세 300만원은 전액 녹십자에서 부담한다.

녹십자의 지원으로 폐교 위기를 넘기기는 했지만 신갈학교의 어려움은 너무나도 많다.

최근 노년층과 외국인 학생이 증가하고 청소년층 학생의 수가 줄어들면서 청소년위원회가 지원하던 지원금 비율이 대폭 낮아지면서 학교 운영에 막대한 지장을 받고 있다.

신갈학교는 이같은 운영난을 해소하기 위해 1년에 두차례 수익사업을 진행하고 있다,

학교 개교기념일인 2월8일 일일찻집을 통해 시민들의 후원금을 받고 있고 인근 경희대학교 축제 떄 일일호프집을 운영해 학교 운영비를 충당하고 있는 것. 부족한 형편이긴 하지만 이러한 어려움 속에서 여는 일일찻집과 일일호프집은 학생들과 선생님들 사이에 새로운 유대감을 만들어 주고 있다.

신갈학교 윤명호(45) 교장은 “글을 모르는 학생들에게 글을 가르치고 초·중·고등학교의 단계를 밟아 나가면서 새로운 세상을 열게 하는 것이 우리의 보람”이라고 말했다.

 

“소중한 인생 배우는 진정한 학업의 공간”

   
 
  ▲ 윤명호 교장  
 
“야학의 주체는 학생들 입니다. 배우는 학생들이 있기 때문에 교사들이 존립할 수 있는 근거가 됩니다.”
신갈야간학교 제4대 교장을 맡고 있는 윤명호(45) 교장은 배움을 갈망하는 사람들이 있는 한 야학은 존재한다고 밝혔다.

 

“세대가 변하다 보니 혹자들이 ‘야학이 지금도 있나? 없어져야 하는 것 아니냐?’라는 식으로 의아심 섞인 표현을 하는데 아직까지 편지도 못쓰고, 부녀회장을 하고 싶어도 거리의 간판을 못읽는 분들이 있다”는 윤 교장은 그런 분들에게 글을 깨우치게 해주고 새로운 세상을 접하게 할 때마다 보람을 느낀다고 한다.

 

윤 교장은 또 “사회는 점점 고령화 되어가면서 단순히 학교 졸업장을 위한 야학이 아니라 각 단계를 밟아 가면서 사회적 기능을 수행할 수 있는 사회인을 만드는 것이 야학이 앞으로 해야할 일”이라고 강조했다.

 

“신갈야간학교는 배움을 원하는 사람들에게 배움의 공간 이상의 소중한 삶의 공간으로 값어치가 있다고 생각합니다. 학생들보다 선생님들이 더많이 배우고 가는 경우도 많고요. 그래서 신갈학교는 서로에게 힘이 되어주는 작은 공간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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