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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19 산파’ 가 구한 복덩이 무럭무럭

오산소방서 한명자 대원, 지난해 수중분만 도와 준 산모 방문 격려

 

“지금도 숨가빴던 그때를 돌이켜 생각하면 등줄기에서 식은 땀이 흐릅니다”

오산소방서 청학119안전센터 한명자(35·소방교) 구급대원은 지난해 응급 임신부 집에 출동, 산파 역할을 하며 무사히 여아를 출산시켰던 기억으로 아직도 가슴 한켠이 벅차다. 그녀는 최근 미역 등 한꾸러미 선물을 들고 주인공 집을 찾아 나섰고 건강하게 자란 아기와 산모를 위로하면서 잠시 두 아이를 둔 어머니로서의 특별한 모성애에 젖었다.

사연은 이렇다. 지난해 9월17일 새벽 3시쯤, 청학119안전센터에 상황실로부터 ‘구급출동 분만환자’라는 지령이 타전되면서 한명자,유희준 대원은 구급차에올라 오산시 궐동 임신부 C(36)씨 집으로 쏜살 같이 출동했다.

대망의 ‘황금돼지해’란 기대감이 컸던 터라 예년에 비해 응급 임신부들의 119구급·이송이 많았고 그녀는 이날 낮에도 여러명을 실어 날랐기에 좋은 현상으로 여기고 있었다.

출동하던 길에 “금방이라도 출산할 것 같다”며 C씨 보호자로부터 걸려 온 전화기에서 산고의 진통이 흘러 나왔다. 4분이 채 안돼서 C씨 집에 도착한 대원들은 또 한번 놀라지 않을 수 없었다. C씨가 물이 가득한 욕조에 몸을 담그고 수중분만을 시도하고 있었기 때문이다.

소방공무원으로 입문하기 전에 산부인과 근무 경험이 있는 그녀는 가정에서 수중분만이 위험하다고 판단,병원으로 이송을 권유했지만 C씨는 “자연스런 수중분만이 태아에 좋을 것 같다”며 한사코 자가출산을 고집(?)했다.

위급한 긴장감 속에서 이미 다른 방법을 고려할 수 없는 상항으로 여긴 한명자 대원은 욕조의 수온을 측정한 뒤 C씨를 안정시키며 분만을유도하기로 마음 먹었다. 다행히 C씨는 초산을 경험한 상태였고 진통은 2분 주기로 반복됐다. 한명자 대원의 지시를 침착하게 잘 따랐던 C씨는 어느새 안정을 찾았고 가족들이 초초하게 지켜보는 가운데 30분이 흘렀을까 갑자기 ‘으아앙∼’하는 울음과 함께 마침내 2.9㎏의 예쁜 공주가 태어났다. ‘아 참!그녀석 울음 한번 우렁차네...’아기의 엄마와 아빠 그리고 대원들은 그제서야 안도하며 한숨을 내쉬었다.

아기가 잘 자라고 있는지 줄곧 궁금해 하던 한명자 대원은 약 6개월만에 오병민 서장과 함께 미역 등 선물을 챙겨 C씨 집을 찾아 나섰고 모두 건강한 모습에 기쁨을 감추지 못했다.

한명자 대원은 “요즘 대다수 임신부들은 출산의 고통 때문에 자연분만을 기피하는 추세지만 자가에서 수중분만을 선택한 C씨는 정말 강하고 위대한 어머니의 존재를 일깨워 줬다”며“119구급대원의 일원으로 고단한 하루를 맞고 있지만 도움이 필요한 사람들과 보람을 함께 할 수 있어서 행복하다”며 환하게 웃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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