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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렛츠고스쿨] 성남 이우학교

수업연구회 개최 수업평가·학생들 특성 파악
종교·농촌·봉사·해외통합기행 등 교육 실시
자율학습 대신 동아리·스터디 그룹활동 진행

학교가 거대한 입시학원으로 전락해 가고 있는 한국 교육의 심각성을 인식한 100명의 교육운동가들이 ‘21세기의 더불어 사는 삶’을 실천하고 확산하겠다는 목표로 2003년 9월1일 성남시 분당구 동천동에 설립한 이우(以友)학교.

하지만 이우학교는 학교의 다양한 시도가 빛을 발하기도 전에 비싼 등록금과 국회의원 자녀들이 다닌다는 점, 매년 서울대 입학생을 배출한다는 점 등이 부각되면서 한동안 신흥 귀족학교라는 비판을 받아야 했다.

이 때문에 한동안 언론 등 외부와의 접촉을 자재하면서 내실을 다져온 이우학교는 올해 개교 5주년을 맞아 새로운 도약을 준비하고 있다. 도시형 대안학교로 자리매김하기 위해 지난 5년 동안 부단한 노력과 함께 대안학교의 한계를 보였던 이우학교가 지난 날을 거울 삼아 새로운 미래를 준비하고 있다.

 

 

 

▲도시형 대안학교, 체험을 통한 교육

이우학교는 다른 대안학교들이 도심을 벗어나 한적한 농촌이나 산골로 들어간 것과는 달리 도심 한복판에 자리잡고 있다. 대부분의 대안학교가 농촌 등에 위치해 있어 학교의 성과를 외부에 알리기 어렵다는 점에 착안해 학생이 많은 도심에 자리잡은 것이다.

 

도시형 학교지만 동천동 야산 중턱에 자리 잡아 다양한 수목과 들꽃, 대체에너지의 활용, 오수 자연 정화 시스템 등을 갖춘 생태 학습장의 역할을 수행하고 있다. 교과목은 국어, 영어, 수학 외에 철학, 농사짓기, 특성화 선택수업 등이 포함된다. 대부분의 수업은 학생들의 발표와 토론 등 직접 참여하는 방식으로 진행된다. 다양한 종교에 대한 이해를 넓히는 종교기행, 농사짓기 수업을 현실에 적용하는 농촌 봉사기행, 그리고 직접 아시아 체험을 위해 떠나는 해외통합기행 등 통합교육도 진행한다.

정기적으로 개최하는 수업연구회는 수업의 객관적 평가, 학생 개개인의 특성 이해, 더 나은 수업 제시를 목표로 토론방식으로 진행된다. 이러한 자체적인 노력이 이우학교만의 남다름이다.

▲‘자발적 모임’이 학교를 이끈다

이우학교에는 보충수업이나 야간자율학습이 없다. 대신 학생들은 넉넉한 시간을 이용해 사교육 대신 자율적으로 만든 동아리나 스터디 그룹 활동을 하고 있다. 독서, 영어, 국사 등 집중화된 학습을 원하는 학생들이 모여 그룹을 형성하고 그룹 내에서 선배는 후배를 가르치면서 더 많은 배움을 얻는다.

 

학생뿐만 아니라 교사와 학부모도 자발적으로 참여한다. 학부모들은 휴일을 이용해 백두대간 종주에 나서는 등 자발적 모임을 갖고 있다. 또 매년 개최하는 체육대회는 ‘체육대회 준비위원회’가 기획, 홍보, 진행의 모든 단계를 책임진다. 학생, 교사, 학부모를 포함해 조를 짜고 조원들의 참여정도를 평가해 우승을 가린다. 학부모들은 입학단계부터 이런 자율적인 학교 분위기에 동의하고 참여해야 한다.

 

▲서서히 고개드는 문제점

이우학교는 개교 전 6년의 준비기간을 가졌었다. 하지만 다른 대안학교들과 마찬가지로 개별 과정에 대한 준비가 부족해 깊이있는 접근이 힘들다는 문제점을 드러내는등 제도권 밖의 학교라는 한계에 부딪힐 수밖에 없었다.

장애인과 비장애인간의 화합을 보여주기 위해 1,2급 중증장애인 5명을 포함해 모두 6명의 장애학생이 재학중이지만 비장애 학생들이 이들과 지속적으로 함께 학업을 이어가게 하는 것도 이우학교가 풀어갈 과제중의 하나다.

 

또한 일년 내내 계속되는 특성화 교육과 학생들 스스로 진행해 가는 수업방식으로 항상 들뜬 분위기라는 지적때문에 일부 학부모들은 대학입시를 앞두고 사교육을 고민하게 하는 것도 이우학교가 해결해야 할 숙제다.

 

이우학교는 이같은 문제점들을 직시하고 그동안 제도권을 벗어나 새로운 교육을 만들어 가기 위해 벌여왔던 노력과 스스로 학교의 단점을 인식하면서 5년간의 ‘시행착오’를 도약의 발판으로 삼아 올바른 대안학교의 표본을 만들어 가기 위해 새로운 변화를 시도하고 있다.

 

“학사일정 구조조정 자율학습능력 배양”

   
 
  ▲ 정광필 이우학교장  
 
이우학교의 설립부터 운영까지 직접 발로 뛴 교장이자 철학교사인 정광필(50) 교장.
정 교장은 “개교 후 3년 간은 언론에 학교를 홍보하기 위해 힘썼지만 제도권 밖의 학교라는 한계와 이로인해 도출되는 문제점 때문에 언론의 많은 질타를 받기도 했다”는 말로 인터뷰를 시작했다.

 

정 교장은 “언론의 질타를 받고난 이후 홍보 뿐만 아니라 제도권 밖의 학교가 안고 있는 문제점에 대해서도 알리고 개선해야 한다고 생각했다”고 덧붙였다.
정 교장은 이우학교가 지닌 문제점에 대해 “그 동안 너무도 다양하고, 의미 있는 체험활동을 설명하느라 시간이 부족했다”며 “과도한 체험활동과 백화점식 운영을 깊이 반성하면서 이같은 문제 해결을 위해 노력하고 있다”고 밝혔다.

 

정 교장은 이어 “앞으로 연간 학사일정의 과감한 구조 조정을 통해 심화에 주력하겠다”며 “이우학교에게 결국 중요한 것은 준비한 만큼 변화하고, 여러번 하기 보다는 한 번을 하더라도 진하게 하는 것, 준비와 진행, 그리고 평가까지 학생들이 모두 주체가 되도록 배려하는 것, 활동에도 때가 있다는 것을 과정에 반영하는 것”이라고 강조했다.

 

신흥 귀족학교 논란과 관련 정 교장은 “솔직히 이우학교의 명문대 진학률이 상당히 높지만, 또 다른 특목고라는 비판 때문에 공개하고 싶지 않다”며 “그 대신 우리가 공개하고 싶은 것은 이렇게 교육의 본질적인 역할을 알리는 환경 속에서 학생들이 자율적으로 공부해도 명문대에 진학할 수 있다는 것을 몸소 보여주고 싶었다”고 말했다.

 

만물이 소생하고 청춘이 끓어오르는 5월과 결실의 10월에 활동을 집중하겠다는 야무진 각오를 내세운 정 교장은 “모든 학교가 이우학교가 되는 그 날까지 참교육을 실천하기 위해 고민하겠다”는 포부를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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