9일 오후 8시 쯤 군포시 산본볼링센터. 볼링공이 핀에 부딪히는 경쾌한 소리와 함께 함성과 박수갈채가 터져나왔다. 볼링 사랑으로 똘똘 뭉친 ‘산본베스트 볼링클럽’의 정기전이 열리고 있었다.
볼링공이 19.152m의 라인을 매끄럽게 굴러가 10개의 핀을 모두 쓰러뜨리자 회원들은 환호성과 함께 볼러와 하이파이브를 나눈다. 어느새 분위기는 한층 달아오르고 회원들의 이마엔 구슬땀이 맺혔다. 남은 핀 처리를 하는 코스공략이 프로선수 못지 않다.
각 라인마다 진행된 한 경기, 한 경기가 볼러의 손에 땀을 쥐게 할 정도로 접전이 펼쳐지는 등 회원 모두가 막상막하의 실력을 지녔다.
정기전이 모두 끝나자 회원들은 인근 음식점으로 자리를 옮겨 오늘의 경기 내용과 그동안의 근황에 대해 얘기 보따리를 풀어놓았다.
직장 얘기부터 가정사까지 스스럼 없이 털어놓는 폼새가 하루 이틀 만난 사이가 아니다.
회원들은 각자가 다른 클럽에서 활동하고 있는 우수 볼러들이다. 이런 우수 회원들이 게임을 통해 친목을 도모하자는 뜻에서 지난 2003년 초 산본볼링센터에 모여들기 시작했다. 같은 해 12월 회원 10여명이 지금의 클럽명을 정하고 국민생활체육볼링연합회에 가입, 어엿한 클럽으로 자리매김했다.
김승환 최대회장을 시작으로 2~3대 회장을 역임한 송상헌 고문, 현재 4대 김병권 회장까지 5년이 된 신생 클럽이지만 실력만큼은 어느 클럽에 뒤지지 않는다.
현재 18명의 회원 가운데 7명이 시·군 대표로 활약한 경력을 지니고 있으며, 현재까지도 활동중인 회원도 3명이나 된다.
이 모임은 클럽이라는 말보다 차라리 ‘가족모임’이라는 말이 더 잘 어울린다. 한달에 한번 정기전이 열리는 날이면 회원들이 손수 준비한 음식과 각종 정보를 함께 공유하고, 게임보다 서로의 안부를 묻고 챙긴다.
또 봄과 가을 떠나는 야유회를 통해 회원간의 친목과 단합을 도모하고, 회원의 경조사는 자기 일처럼 두팔을 걷어 부치고 나서는 등 영락없는 가족이다.
2~3대 회장을 역임한 송상헌 고문은 “아쉬운 점도 한가지 있다”며 “회원들이 다른 클럽에서 오랫동안 활동한 경우가 많아 관내 시합에는 산본베스트 볼링클럽 명의로 출전하지 못하는 경우가 종종 생긴다”고 말했다.
회원들의 화력한 경력과 오래된 구력에 비해 대회 성적이 좋지 못한 이유가 바로 이 때문이다.
이처럼 어려운 상황임에도 불구하고 지난해 군포시장기 대회에서 준우승을 차지하는 등 명문클럽으로 발돋움하고 있다.
김병권 회장은 “산본베스트는 짧은 시간동안 산본을 대표하는 볼링클럽으로 자리매김했다”며 “앞으로도 초심을 잃지 않고 지금처럼만 운영해 나간다면 10~20년도 문제 없을 것”이라며 말했다.
한번 볼링의 매력에 빠지면 잘 때도 볼링 생각 밖에 나지 않는다는게 회원들의 한결같은 얘기다. 회원이 되기 위한 특별한 자격은 없다. 볼링을 사랑하고 신나게 즐기겠다는 마음가짐 하나면 충분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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