테니스장내 5개 코트 양 끝에는 츄리닝 바지에 하얀 티를 입은 사람들이 늘어서 바람을 가르둣 힘차게 라켓을 휘두르고 있었다.
‘팡’ ‘팡’. 테니스장 주위는 이들이 라켓을 휘두를 때마다 활역이 넘치는 소리로 메아리쳤다.
신매탄 테니스클럽의 수요일 매치게임이 있는 날이다.
삼삼오오 모여든 클럽 회원들은 탈의실에서 옷과 운동화를 갈아신기가 무섭게 라켓을 들고 코트로 나섰다. 주위 의자에는 저녁을 거른 회원들이 빵과 우유 등으로 허기를 채우며 그동안의 안부를 묻는 등 이야기 꽃을 피우고 있었다.
30여명의 회원들은 어느 정도 손발을 맞추자 본격적인 게임에 들어갔다.
빠른 준비자세 이은 정확한 임팩트는 기본이고 안정된 포핸드·백핸드 스트록, 발리, 양손 백핸드 발리, 강력한 서브에 이은 네트 플레이 등 어려운 기술을 마치 프로선수처럼 쉽게 구사했다.
강렬한 승부욕과 함께 멋진 플레이가 나올 때면 회원들은 환호성과 함께 아낌없는 박수갈채를 보냈다.
상당한 구력과 건강을 증명이라도 하듯이 오후 10시까지 2시간여 동안 게임을 했지만 지친 기색을 보이는 회원을 찾아보기 힘들었다.
오히려 회원들은 직장에서 받은 스트레스를 시원하게 날려버리기라도 하듯 힘차게 라켓을 휘둘렀다. ‘건강’과 ‘재미’ 두마리 토끼를 잡고 있는 것이다. 신매탄 테니스클럽은 1982년 4월 생겨났다. 지금은 재개발로 없어진 신매탄아파트단지내 테니스코트에서 초대 박홍락 회장을 주축으로 주민 70여명이 모여 회원들간 친목을 도모했다.
신매탄 아파트단지가 재개발되면서 회원이 뿔뿔히 흩어졌지만 26년이 지난 현재 지난 3월 취임한 19대 이춘근 회장과 실력으로 똘똘 뭉친 40여명의 회원이 활동중이다.
치과의사부터 경찰, 자영업자 등 직업이 가지각색이지만 회원들을 하나로 뭉치게 해준 것은 단연 테니스라고 입을 모은다.
신매탄 클럽은 회원들간 끈끈한 인간관계는 기본이고 실력도 으뜸이다.
지난해 제주도 서귀포 칠십리대회와 대구팔공산대회, 기아자동차배 등 전국 규모 대회에서 잇따라 우승컵을 거머쥐며 실력을 인정받았다.
또 수원시 잉꼬부부 대항에서 초대 우승자와 2회 우승자를 배출하는 등 지역대회에서는 단연 최강자 클럽으로 자리매김했다.
아직은 아침, 저녁으로 쌀쌀한 날씨를 보이고 있지만 테니스에 푹 빠진 회원들은 코트를 찾아 건강을 다지고 있다.
권천수 고문은 “테니스를 20여년 치다 사회적인 시선 때문에 골프로 전향했지만 5년만에 다시 테니스클럽으로 돌아왔다”며 “한번 테니스에 빠지면 운동중독에 걸린 사람처럼 아무리 바쁘고 힘들어도 테니스 코트를 찾게 된다”고 말했다.
김춘근 회장은 “우리나라에서만 유독 테니스가 서민운동으로 통하는데 사실 유럽을 포함한 서양의 많은 나라에서는 귀족 스포츠로 불리고 있다”며 “많은 장비나 비용이 들지 않아 해마다 테니스 인구가 늘고 있는 만큼 앞으로 회원들과 함께 테니스 클럽문화를 선도해 나가겠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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