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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일만에 뚝딱…화성서부 컨테이너 경찰서

근무자 등 낮엔 비지땀 밤엔 추위에 덜덜…유치장도 없어 불편

 

 

이명박 대통령이 지난 3월15일 행정안전부의 업무보고에서 “화성에 가보니 사고가 많은데도 경찰서 하나 없더라”는 말을 뱉은 후 단 20일 만에 개서한 화성서부경찰서.

십수년 간 화성지역 주민들의 염원에도 이뤄지지 않았던 경찰서가 대통령의 말 한마디에 20일만에 문을 열었지만 근무하는 경찰관이나 경찰서를 찾는 민원인들의 불편은 이만저만이 아니다.

갑작스런 개서로 건물조차 마련하지 못해 컨테이너 13개동을 이용해 경찰서를 꾸몄기 때문.

이 좁은 공간에서 150여명의 경찰관이 낮에는 비지땀을 흘리고 밤에는 추위와 싸우면서 근무를 하고 있다.

이상 고온 현상이 조금 누그러진 21일 화성서부경찰서는 신축공사중인 청사에서 들려오는 공사장 기계음 만 요란할 뿐 한산한 모습이었다.

‘화성서부경찰서’가 선명하게 새겨진 대리석이 설치된 정문을 지나 오른쪽으로 2층 높이의 공장 건물이 리모델링 중이었고 종합민원실 건물이 신축중이었다.

본관 건물에서 조금 떨어진 곳에는 두개 층으로 이뤄진 컨테이너 8개 동이 보였고 안쪽으로는 나머지 5개 동이 2층 높이로 배치돼 있었다.

각각의 컨테이너 박스에는 개서를 축하하는 리본이 펄럭이고 있었다.

정문과 가장 가까운 곳에 설치된 컨테이너 박스가 종합민원실로 이용되고 있었으며 이곳에서는 하루 30여건의 민원이 처리되고 있다.

나머지 동에는 각 컨테이너 마다 10여명의 근무자가 비지땀을 흘리며 업무를 보고 있었다.

낮 최고 기온이 지난 주보다 낮아지긴 했지만 컨테이너는 기온차가 심했다.

 

1층 컨테이너는 선선한 반면 2층 컨테이너는 문을 여는 순간 답답하고 후텁지근한 느낌을 받을 정도로 무더웠다.

하지만 어느 컨테이너에도 냉난방시설은 찾아볼 수 없었다.

이곳에 근무하는 직원들은 심한 일교차 때문에 고생하고 있다.

낮에는 컨테이너가 가열돼 섭씨 30도를 웃도는 기온을 보이고 밤에는 기온이 급격하게 떨어져 섭씨 10도를 밑돌 정도로 낮은 온도를 보여 낮에는 반팔로 밤에는 점퍼 차림으로 근무를 할 정도다.

민원실을 찾은 민원인들도 연신 손부채질을 하며 더위를 식히려고 애쓰는 모습이었다.

매일 사건을 처리하는 폭력팀의 경우 피의자 대기실 내 화장실이 없어, 조사 중에 피의자가 화장실이라도 가겠다고 하면 형사가 함께 따라나서야 한다.

임시로 설치된 화장실이 100여m나 떨어져 있기 때문.

무엇보다도 유치장이 없어 수원서부경찰서까지 유치인을 이송시켜야 해 업무처리 시간이 지연될 수 밖에 없는 것이 더 큰 불편이다.

경찰 관계자는 “여건상 유치장이 없어 수원서부경찰서 유치장을 함께 쓰고 있다”며 “축적된 자료가 없는데다 유치장까지 멀어 타 경찰서보다 업무처리가 늦다”고 말했다.

또 다른 경찰 관계자는 “개서일에서 두 달만 기다리면 본관 건물에 입주할 수 있는데 굳이 이렇게 열악한 컨테이너에서 시작한 이유를 모르겠다”며 “주민들을 생각하면 하루빨리 개서하는 게 맞지만, 공사장 소음, 먼 화장실 등 불편 사항이 한두가지가 아니다”며 볼멘소리를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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