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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송유관 걸려 말뚝하나 못 박아요”

얼키고 설킨 보이지않는 규제 이전요구하면 비용물고 해라
정부차원의 해결시스템 절실

감사원이 수도권지역 자치단체를 대상으로 공장설립과 관련 부당 규제에 대한 감사에 착수할 정도로 기업을 둘러싼 규제완화와 정책지원은 기업의 생존권과도 직결된다.

 

도내에는 공장부지 중앙을 관통하는 도시계획도로 때문에 공장가동을 중단해야 할 처지에 놓인 기업부터 도심재정비 사업에 의해 쫓겨날 위기에 처한 기업도 있다.

특히 국방부가 매설한 송유관이 공장 중앙을 관통하기까지 기업들 스스로 해결할 수 없는 애로사항은 부지기수이다. 그럼에도 정부나 해당 지자체는 통계수치를 들이대며 기업이 겪는 애로사항의 첫번째는 자금지원이라며 자금만 지원해 주면 된다는 식이다.

 

‘기업하기 좋은 경기도’는 재정 논리로만은 해결되지 않는다. 이에따라 본보는 도내 기업들의 애로사항을 통해 ‘기업하기 좋은 경기도’를 구호가 아닌 현실로 이끌어내기 위한 대안을 모색해 본다.<편집자주>

1. 송유관에 잠식당한 LG마이크론

 

“보이지 않는 땅 속으로 350m의 송유관이 지나고 있어요. 수도권 규제가 풀려도 공장을 지을 수 없습니다.”

오산 LG마이크론 김홍철 차장은 “국방부 소유의 송유관이 공장부지를 관통하고 있어서 이설하지 않는 이상 공장증설 등 투자가 막혀있는 상황이다. 국방부에 요구했지만 소요비용을 이전을 원하는 자가 부담해야 한다는 말만 반복하고 있다. 목마른 사람이 우물을 파야한다는 식이다”며 이같이 토로했다.

오산시 가산동에 위치한 LG전자는 지난달 1일 LG마이크론으로 흡수, 매출 1조원에 도전하는 PCB를 생산하는 대형업체다. 760여명의 직원이 근무하고 있으며 지난해 매출액은 6천658억원(5천448억원)에 달한다.

하지만 지금까지도 공장 증설 등 공장확대와 관련된 투자를 결정할 수 없는 실정이다.

1969년 매설이 완료된 미군부대 송유관 때문이다. 송유관(길이 350m*8, 2천734㎡)이 회사 부지 중앙을 관통하고 있어 주변 8m폭의 부지를 무용지물로 방치할 수밖에 없다.

송유관 소유기관인 국방부는 LG마이크론이 이전비용을 직접 부담해야 한다는 입장을 고수하고 있다.

소요비용 예상액은 13억원에 달한다.

국방부 군수사령부 관계자는 “70년동안 땅 속에 있던 송유관이라도 이전은 하면 된다. 하지만 원인자 부담으로 돼 있어 LG가 직접 비용부담을 해야 한다”고 말했다.

문제는 또 있다.

LG마이크론이 송유관을 이전하려해도 서울지방국토관리청에서 오산천 유지관리(유류 유출 등)에 문제가 발생할 수 있어 이전 자체가 어려울 수 있다는 지적이다.

서울지방국토관리청 오산천 관리기관 관계자는 “송유관이 오산천 하천부지내 이설될 경우 유지관리(유류 유출 등) 측면에서 어려울 수 있다”면서도 “하지만 이전부지가 마땅하지 않을 경우 이전을 고려할 수 있지는 않겠냐”고 말했다.

이와관련 행정안정부는 지난 4월 LG마이크론을 방문, 송유관 이전 대책을 논의한 것으로 알려졌다.

하지만 행안부는 당시 특별한 대책을 세우지 못하고 송유관을 LG마이크론 자비로 이전한 후 소송을 통해 비용을 되돌려 받을 수밖에 없을 것이라고 제시했다.

LG마이크론 김홍철 차장은 “오산시와 경기도 역시 송유관 관리권을 국방부가 갖고 있어 대책을 마련하는데 한계가 있다”며 “기업하기 좋은 경기도를 만들겠다는 정책이 선언에 불과해선 안된다. 정부차원의 대책을 마련 하는 애로사항 해결시스템이 절실하다”고 토로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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