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내와 아이 모두 한국 생활에 대해 만족하고 있습니다. 문화, 음식 등 차이로 어려움을 겪지만 주위에 친절하고 따뜻한 마음씨를 가진 사람들이 많아 불편함 없이 지내고 있어요”
서울경마공원 두 번째 외국인 재결위원인 호주인 제임스 페리(37)씨.
지난 2월말 입국, 넉 달째 고추장 맛을 본 그는 한마디로 한국 생활이 만족하다고 했다.
재결위원 경력 15년인 제임스는 2003년까진 평범한 더러브렛 경주 재결위원으로 활약했고 그 후 2003~2005년은 그레이하운드(경견) 재결위원과 마차경주 재결위원 등 다양한 활동을 했다.
평소 한국 경마를 엄청난 잠재력이 숨어있는 ‘잠자는 거인’이라 생각해온 그는 자신이 한국 경마를 한 단계 발전시키는데 밑거름이 되었으면 하는 바람이 한국행을 결심했고 아내는 이를 흔쾌히 받아들였다. 전형적인 동양인처럼 남편의 뜻을 거역하지 않는 부인은 지금 한국에서 영어교사로 외국인 학교에서 일을 하고 있고 5살 난 아들도 그 학교를 다닌다.
주말을 가족과 함께 보낼 수 없는 것은 경마시행국 모두 마찬가지나 타국살이에 따른 외로움은 더 심하지 않을까란 기자의 단편적인 생각이 문득 떠올랐다.
“누구보다 아내가 서운하겠죠. 가보고 싶은 곳도 많은 것 같은데…. 그래서 쉬는 날인 평일 아이의 등하교를 책임지고 저녁이면 가벼운 나들이도 합니다”.
한국과 호주 기수간의 차이점은 “기승술 우열은 따질 수 없으나 한국 기수들은 한번 정립된 기승술을 고수하는 경향이 있다. 때론 변화가 필요하다. 또 초반 스타트 때 말 제어력이 부족한 느낌을 받았다”고 했다.
“개인적으로 관심 있게 지켜보는 기수가 있느냐”는 질문엔 순간 난감한 표정이 스쳐갔다. “상위랭킹인 문세영, 박태종, 유승완이 잘 타는 것 같다”며 “하지만 좀 더 지켜봐야 한다”고 웃었다.
한국 재결의 수준과 개선점에 대해서도 들어보았다.
“한국 재결은 심의 과정은 공정하나 재결 판단이 법적 효력을 가질 정도로 위상을 높일 필요가 있다. 또 기수 제재 부분은 법적으로 항소가 가능하도록 법적 절차 마련도 필요하다”며 그간의 느낌을 솔직히 털어놓았다..
그는 “한국 경마는 발전 가능성은 무궁무진하다”며 “내 지식과 경험이 한 단계 도약에 작은 밀알이 됐으면 한다”고 했다.
영화배우 뺨치는 수려한 외모를 가진 제임스페리씨. 그는 경마가 열리는 날이면 재결 뿐 아니라 경마의 모든 정보를 메모지에 적을 정도로 성격이 꼼꼼한 것으로 소문나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