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잿빛도시속 자연의 처절한 사투

이오연 ‘광교 이의동…’展
10일까지 수원 미술전시관

 

찌르레게소리 요란한 쇠죽골에서 전나배기로 가는 길에는 온통 시뻘건 흙으로 파헤쳐진 산과 밭들이 뜨거운 햇빛 아래 속살을 드러낸다.

두릉리, 승자골, 혜령골, 괴죽골, 안골, 산의실, 황새부리, 흡골말 등으로 불리는 광교 이의동 이곳저곳에는 우리 눈에 보이지만 그냥 지나치는 경우가 많다.

이처럼 우리가 쉽게 지나쳐 가는 이곳저곳 생명에 대한 사색을 해볼 기회가 펼쳐진다.

민족미술의 대표 작가 이오연이 10일까지 수원미술전시관에서 ‘광교 이의동 가는 길에서’ 전을 연다.

이번 전시는 이 작가가 지난해 겨울부터 광교 이의동 풍경이 변해 가는 모습을 그려내고 있다.

흙탕물로 변해 가는 논두렁에 실뱀들이 갈 곳 없어 신음하는 것에서부터 물오리들의 안식처가 위협받는 풍광들은 요란한 포크레인 광음 속에 묻히고 거대한 아스팔트도로가 들어서 있는 것을 비꼬았다.

개운치 않은 풍경이 남기는 잔상은 신경통증 보다 더 깊게 표현하고 그 길을 지나가던 사람들이나 그 곳에서 살아가는 사람들의 심적 외상은 안락함을 보여주는 듯 하지만 보상되는 성질은 아니다.

이 작가의 작품은 시간의 시작과 소멸에 결과물들과 함께 그 속에는 자유하고, 치유하며, 유랑하고, 숨쉰다.

자연을 한쪽으로 몰아내고 확장된 도시의 영역이 삶의 질을 담보한다고 해도 자연은 처절한 사투를 벌이고 있다. 이곳저곳 파해 처지는 개발지역들의 욕망의 분출구처럼 보이고 이곳에 서면 아무것도 보이지 않는다.

이질감의 또 다른 도시 시멘트 숲, 도롱뇽이 살던 승지골 계곡 웅덩이에는 산 조개들이 살고 있다.

물적 토대들의 과장되고 증폭된 폭력적 쇼크들이 시간시간 정신적 스트레스를 주며 낮밤을 가리지 않고 테러를 가한다.

벌거숭이 두릉리 산골 마디마디에 무성한 풀들과 들꽃들이 살아가는 그 이름 모를 생명체들의 사투에 가을을 붉게 물들이게 한다.(문의 : 031-228-364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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