민주당의 의사일정 보이콧에 한나라당이 17일 상임위를 열어 법안 심사를 강행하려 하자, 이날 국회 상임위 곳곳에서 여야간 충돌이 벌어졌다.
국회는 이날 문화체육관광방송통신위와 국토해양위, 보건복지가족위, 교육과학기술위, 행정안전위 등 5개 상임위 전체회의 및 소위를 열고 계류 법안을 심의할 예정이었으나 여야간 충돌로 모두 파행됐다.
문방위는 이날 오전 10시 국정감사 보고서를 채택하기 위해 전체회의를 소집했으나 회의 개최를 반대하는 민주당이 본격적인 실력저지에 나서 안건을 처리하지 못한 채 곧바로 산회했다.
고흥길 위원장은 민주당이 회의 참석을 거부하자 “상임위가 법안 심의를 안 하는 것은 안 된다”며 “상임위를 소집했기 때문에 위원장이 안 갈 수 없다”며 심사일정 강행의사를 분명히 했다.
이에 민주당 의원들이 고 위원장의 회의장 입장을 막은 데 이어 위원장석까지 점거하자 한나라당 의원들이 “정상적인 회의 진행을 왜 막느냐”고 맞서면서 양측간 고성이 오가는 등 실랑이가 벌어졌다.
행안위도 이날 오후 법안소위 개회를 선포했지만, 민주당 간사인 강기정 의원 등의 강력한 항의로 정회가 선포됐다.
복지위도 오전 국민연금법 개정안 등을 논의하기 위해 법안심사소위를 열었으나 회의 시작 1시간 만에 민주당이 한나라당의 단독 심사에 항의하며 회의장을 점거해 결국 정회가 됐다.
이에 한나라당은 ‘질서유지권 발동’을 경고하며 명분 쌓기에 돌입했다.
한나라당 조윤선 대변인은 국회브리핑에서 “민주당이 계속해서 물리적 저지로 상임위 진행을 방해할 경우 국회 질서 유지권을 발동해서라도 정상화시킬 것”이라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