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야 정치권은 21일 ‘용산참사’가 정치권의 핫 이슈로 떠오르자, 이에 대한 해법을 놓고 첨예하게 대립했다.
민주당은 경찰 지휘부의 인책을 주장함과 동시에 국정조사 카드를 꺼내며 공세를 폈고, 이에 한나라당은 진상규명이 우선이라며 민주당이 정치적 공세를 펴고 있다고 맞받아쳤다.
한나라당 박희태 대표는 이날 오전 여의도 당사에서 열린 긴급 당직자회의에서 “먼저 진상을 철저히 규명하고 그에 따른 책임 소재를 가리겠다는 게 당의 공식 입장”이라면서 “우리는 책임추궁을 하지 말자는 게 아니다”고 말했다.
그는 이어 “검찰은 일체의 정치적 고려 등 다른 생각은 하지 말고 오로지 진실만을 위해 진실만을 밝힌다는 생각으로 철저히 수사해달라”면서 “당에서도 장윤석 제1 정조위원장을 진상조사단장으로 임명해 진위를 파악하고 사후대책도 마련하기 위해 노력할 것”이라고 덧붙였다.
박 대표는 또 민주당이 국정조사 카드를 꺼내든 것과 관련해서 “국조는 마지막 카드"라며 "일단 (검경이) 조사한 뒤 잘못되면 해야지 국조가 선행돼선 안된다. 전문가들이 철저히 조사해야지, 정치인들이 나서서 진상규명이 되겠느냐”고 말했다.
반면 민주당은 이번 사건을 경찰의 무리한 작전으로 발생한 참극으로 규정짓고 공세를 이어갔다.
민주당 정세균 대표는 이날 오전 여의도 당사에서 열린 최고위원.국회상임위원장.특별위원장 연석회의에서 “진상규명을 정부에만 맡겨둘 수 없다"면서 "국회차원의 국정조사가 필요하다”고 말했다. 당지도부의 이같은 방침에 민주당은 이날 오후 82명 의원 전원 명의로 국정조사요구서를 국회에 제출했다.
사실상 캐스팅 보드를 갖고 있는 자유선진당은 어정쩡한 입장을 취하고 있다. 이번 사건과 관련 정부·여당에 대해 비난의 수위는 높이는 대신, 국정조사는 반대하는 것으로 입장을 정리한 것.
선진당 박선영 대변인은 “지금 국조를 실시할 경우 진실규명보다는 불필요한 정치적 논란이 일 가능성이 크다”며 “먼저 수사를 지켜본 뒤 미진한 부분이 있을 때 필요성 여부를 검토해야 할 것”이라며 국정조사에 대해 반대 입장을 분명히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