독일 프로배구에서 활동하고 있는 한국 ‘차세대 거포’ 문성민(23·프리드리히스하펜)의 거취 문제가 2009년 초 배구계에 이슈가 되고 있다.
개막전 이후 16연패의 치욕을 당하며 ‘동네북’ 신세가 된 KEPCO45가 시즌 중에 문성민과 접촉해 국내 복귀 문제를 논의하기로 했기 때문이다.
KEPCO45 공정배 감독은 21일 현대캐피탈과의 경기 직후 문성민을 내년 시즌에 데려오는데 회사 측과 공감대가 이뤄져 조만간 문성민과 접촉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이에 따라 현재 국내 선수 중 최고의 공격수로 평가되는 문성민의 거취 문제가 독일 진출 이후 4개월여 만에 다시 공론화될 전망이다.
개막 이후 16연패라는 참담한 현실에 빠져있는 KEPCO45로서는 팀내 분위기 변화와 확실한 득점원을 확보해야 한다는 절박감에 문성민의 영입을 서두를 것으로 보인다.
최근 문성민이 소속 팀인 프리드리히스하펜 경기에 자주 결장하는가 하면 경기에 출전하더라도 극히 제한된 시간만 뛰는 점, 팀내에서도 이렇다할 활약을 보이지 못하고 있는 점 등으로 미뤄 팀과의 불화설까지 나오고 있어 문성민의 결정 여부에 따라 국내 복귀 시기가 앞당겨 질 수도 있다는 게 배구계의 얘기다.
KEPCO45 측은 문성민의 가족을 통할지, 에이전트를 통할지 아니면 문성민과 직접 접촉할지를 놓고 고심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문성민은 계약기간 2년으로 프리드리히스하펜에 입단한 뒤 2개월도 안돼 팀내 득점 1위에 오르면서 올스타에 선발되기도 했지만 전반기 막판 점차 주전에서 빠지더니 최근에는 원포인트 서브 전담 요원으로 입지가 추락했다.
KEPCO45가 적극적인 러브콜 입장을 보인 것과 달리 문성민의 에이전트인 이카루스스포츠 측은 “국내보다 한 박자 빠른 세터의 토스워크에 적응하지 못했기 때문일 뿐”이라며 “끝까지 세터와 호흡이 맞지 않으면 올 시즌이 끝나고 다른 유럽 리그로 이적을 추진할 생각이지만 이적을 추진한다 하더라도 국내 복귀는 생각하지 않고 있다”고 밝혔다.
그러나 앞으로 계속 문성민이 벤치 멤버로 머물 경우 심경에 변화가 일어나 ‘국내 복귀 절대 불가’라는 입장이 급변할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
KEPCO45 측은 “공기업인 만큼 국민으로부터 낭비한다는 말을 들어서는 안되겠지만 문성민의 ‘조기 국내 복귀’를 위해서라면 독일 구단에 위약금을 주는 방안까지도 고려할 수 있다”며 적극적 의지를 드러냈다.
한국 선수로는 이성희 현 GS칼텍스 감독에 이어 10년 만에 해외 무대에 진출한 문성민이 KEPCO45의 ‘러브콜’에 응할지가 주목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