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국장애인동계체전에서 우승했다는 기쁨도 크지만 지영이가 구김살없이 명랑하게 자라줘서 더욱 기쁨니다.”
12일 춘천의암빙상장에서 열린 전국장애인동계체전 빙상 여자 지적장애 학생부 1천500m에서 금메달을 목에 건 이지영(17·고양 풍동중 3년)의 어머니 전미수(48) 씨는 우승의 기쁨보다 건강하고 밝게 자란 지영이의 모습이 더욱 자랑스러웠다.
어려서부터 운동을 좋아해 혼자 인라인스케이트를 즐겼던 이지영은 고양시장애인종합복지관 스포츠교육재활팀장이자 이번 체전 도선수단 빙상감독인 이석산 감독의 권유로 빙상을 시작했다.
장애인이라는 이유 때문에 마땅한 연습장조차 없을 줄 알았지만 고양시에서 덕양어울림누리 빙상장에 장애인을 위한 프로그램을 시작하면서 본격적인 활동을 시작한 것.
때마침 장애아동들을 위한 고양 펭귄스케이트클럽이 생겨 전문 지도자와 자원봉사자의 도움으로 보다 체계적인 훈련을 할 수 있었다는 이지영은 이번 대회 1천m에서도 은메달을 획득하며 여자 장애인빙상 기대주로 급부상했다.
하지만 이지영의 어머니는 계속 운동을 시킬 지 여부를 아직 결정하지 않았다. 어머니 전 씨는 “지영이가 운동을 좋아하긴 하지만 패럴림픽에 출전시킬 만큼 전문적인 선수로 키우고 싶진 않다”며 “지금처럼 밝고 당당히 설 수 있게 자라주길 바란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