NH농협 2008~2009 프로배구 V리그에 출전하고 있는 수원 KEPCO45가 팀 성적 부진을 이유로 감독을 경질했다.
임대환 KEPCO45 단장은 18일 공정배 감독에게 경질 방침을 통보했다고 밝혔다.
이로써 KEPCO45는 남은 경기를 차승훈 코치의 감독 대행 체제로 치루게 됐다.
임대환 단장은 “4라운드 끝난 뒤 공 감독의 경질을 결정하려 했지만 기회를 조금 더 주기 위해 시기를 미뤘었다”며 “내년 시즌 진정한 프로팀으로 태어나기 위해서라도 분위기를 쇄신해야 한다는 차원에서 공 감독을 교체하기로 결정했다”고 밝혔다.
공 감독은 이에 대해 “성적 부진으로 회사에 누를 끼친 만큼 수긍하겠다”라며 구단 방침에 따르기로 한 것으로 전해졌다. 공 감독은 이에 따라 감독직을 떠나 일반 KEPCO45 직원(부장급) 신분으로 돌아간다.
KEPCO45는 올 시즌 프로로 전환하면서 야심차게 출발했지만 프로전환 대가로 지명권 행사를 보장받았던 드래프트 1순위 문성민(23·경기대 졸업예정)이 독일 무대로 진출함에 따라 공격력에 타격을 받았다.
여기에다 감독과 선수들과 불화설까지 겹치면서 17일까지 개막전 이후 25연패, 지난 시즌까지 더하면 27연패라는 프로배구 사상 전무후무한 연패 기록을 이어가고 있다.
공 감독은 1998년 한국전력 사령탑으로 취임해 12년간 팀을 이끌면서 2005년 프로배구 원년 LG화재와 대한항공을 격파하는 등 지도력을 인정받았지만 치욕스런 연패 기록 앞에서 결국 지휘봉을 놓게 됐다.
올 시즌 프로배구에서 감독이 경질된 것은 지난해 12월 말 흥국생명 황현주 감독에 이어 두번째다. 그러나 당시 흥국생명은 여자부 1위를 달리고 있었고 황 감독의 경질 이유는 선수단 운영에 대한 구단과의 견해차였던 만큼 사실상 성적 부진에 따른 경질은 올 시즌 처음인 셈이다.
한편 KEPCO45는 이번 시즌 종료 후 선수들을 대상으로도 신상필벌의 원칙에 따라 엄격한 평가를 진행할 방침이다. 이에 따라 선수 중 일부는 배구팀을 떠날 것으로 보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