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나라당 박희태 대표는 19일 경제위기 극복을 위해 야당에 조건 없는 대화를 촉구했다.

박 대표는 이날 오전 여의도 당사에서 열린 신년 기자회견에서 “더 이상 정치권이 국민들로부터 모멸을 당할 수 없다. 정치권이 경제를 살리는 디딤돌이 아니라 오히려 발목을 잡는 걸림돌이 돼서야 되겠느냐”며 이같이 제안했다.

박 대표는 이어 “때와 장소, 형식과 의제를 가리지 않고 만날 용의가 있다"며”면서 “모든 채널을 통해 당 대표를 비롯해 각급 레벨 회담을 제의해놓은 만큼 야당이 원하는 자리에서 마음을 열고 허심탄회하게 대화할 준비가 돼 있다”고 강조했다.

박 대표는 그러나 쟁점법안 처리와 관련해서는 “합의를 하기 위한 최선의 노력을 해본 뒤, 안될 경우에는 의회주의 원칙에 따라 처리해야 하지 않겠느냐”며 2월 임시국회 처리해야 한다는 입장을 내비췄다.

박 대표는 또 대기업들에 대해 적극 투자에 나서줄 것도 촉구했다.

박 대표는 “(대기업들은)정부의 정책을 쳐다보기 전에 투자 계획을 실천해달라”며 “여러분의 금고에는 100조원에 달하는 현금성 자산이 보관돼 있는 것으로 알고 있다. 오늘 즉시 금고문을 열어달라”고 말했다.

노동조합에 대해서는 “노동조합도 올해 노사분규가 없는 원년으로 만들어 달라”고 당부했고, 중소기업들에 대해서는 “중소기업들이 감원 대신 일자리 나누기와 근로시간 나누기 등을 통해 고용을 유지할 경우 임금의 4분의 3까지 정부에서 부담하도록 해내겠다”고 강조했다.

청년 실업 대책과 관련해서는 “올해 정부 공공기관의 인턴 3만1천개, 중소기업을 통한 인턴 2만5천개를 각각 제공하는 한편 학자금 금리 인하를 적극 추진하고 학자금 상환도 2년간 유예하도록 조치를 취하겠다”고 밝혔다.

이에 대해 민주당 등 야권은 19일 한나라당 박희태 대표가 경제위기 극복을 위해 경제주체들의 고통분담과 야당과의 조건 없는 대화를 호소한데 대해 ‘진정성 없는 궤변’이라며 평가 절하했다.

이에 민주당 노영민 대변인은 “말로만 평화를 외치면서 뒤에서는 전쟁을 준비하는 표리부동한 태도를 보인다면 어떻게 진정성을 가질 수 있겠느냐”며 “지금까지 속도전으로 임하다 갑자기 대화를 하자고 하면 누가 믿겠느냐”고 진정성 논란을 제기했다.

자유선진당 박선영 대변인은 “‘양보와 배려, 인내’가 희망이라는 박 대표의 말에 전적으로 동의하지만 한나라당이 지난1년 동안 얼마나 양보하고 배려하며, 인내했는지에 대한 통렬한 자기반성이 있었어야 했다”고 강조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