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 아이스하키 사상 처음으로 아시아리그 정규리그 우승을 차지한 안양 한라가 챔피언 등극을 위한 첫 걸음을 내딛는다.
‘작은 거인’ 심의식(41) 감독이 이끄는 한라는 24일 오후 7시 안양실내빙상장에서 1차 플레이오프(PO)에서 하이원을 꺾은 일본제지 크레인스와 7전4선승제의 4강 PO 1차전을 치른다.
한라는 정규리그를 치르면서 29골-28도움을 기록해 득점 1위와 공격포인트 1위를 달성한 브락 라던스키와 도움 2위(37개)에 오른 패트릭 마르티넥의 활약에 힘입어 기적적인 정규리그 우승을 맛봤다.
용병의 힘만이 아니었다. 신인 포워드 김기성(21골·18도움)과 ‘백전노장’ 송동환(19골·26도움)을 비롯해 박우성(11골·28도움) 등 토종 선수들의 안정된 기량이 용병과 시너지 효과를 발휘하면서 치열한 정규리그 선두 다툼에서 정상에 설 수 있었다.
하지만 심의식 감독은 크레인스와 4강 PO를 앞두고 긴장감을 늦출 수 없다.
비록 크레인스가 이번 시즌 정규리그 4위에 그쳤지만 한일 통합리그였던 2003~2004시즌 아시아리그 원년 우승팀으로 2004~2005 시즌부터 두 시즌 연속 정규리그 1위를 차지했던 전통 강호다.
2006~2007시즌에 마침내 챔피언에 올랐던 크레인스는 이번 시즌 1차 플레이오프에서 하이원을 상대로 2연승을 거두고 한라와 챔피언 결정전 진출 여부를 다투게 됐다.
걱정되는 부분은 이번 시즌 한라가 유독 크레인스에 약했다는 점이다. 정규리그 6차례 맞대결에서 승리를 거둔 것은 딱 한 번뿐이다.
한라는 지난해 10월14일 시즌 첫 대결에서 크레인스에 승부치기패를 당하면서 악연이 시작됐다. 그나마 지난해 11월22일 6-5 난타전 끝에 승리했지만 이후 크레인스를 상대로 4연패에 빠지면서 1승5패의 전적을 남겼다.
이 때문에 이번 4강 PO는 챔피언결정전 진출뿐 아니라 그동안 크레인스에 구겨졌던 한라의 자존심을 세우는 의미도 크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