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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획] 월미모노레일 부실덩어리 전락 이유

8~10월 세계도시축전 맞춘 인천 야심작 프로젝트
사업 관련 행정처리 미숙 공정계획 ‘물 건너간 꼴’
안전성 확보 우선시 돼야…市 차원 철저감독 시급

 

 

비양심 시공사-무책임 감리단-눈먼 발주처 ‘800억 흉물’ 우려

인천시가 오는 8월부터 10월까지 열리는 세계도시축전에 맞춰 인천을 찾는 관광객들에게 보여주기 위해 800여억원을 들여 야심차게 추진했던 월미모노레일 공사가 물거품으로 전락, 흉물스런 장소로 변질될 우려가 커짐에 따라 대책마련이 시급한 실정이다.

이에 본지는 이 공사에 대한 문제점을 여러 차례에 걸쳐 잦은 설계변경과 그로 인한 안전성의 문제 등을 지적해 왔다. 한 마디로 말해 월미모노레일 공사는 부실덩어리로 인식, 공사가 완공되더라도 안전성의 문제 등으로 인해 인재사고가 예견돼 오고 있다. 본지는 왜 이렇게까지 공사에 있어 많은 문제점을 양상하게 됐는지에 대해 시공사인 한신공영과 책임감리단, 발주처인 인천교통공사가 안고 있는 고질적인 문제점이 무엇인지 짚어 보기로 한다.

<편집자 주>


시공사(한신공영) = 월미모노레일 사업은 지난해 6월 입찰시 당초 공사예정가보다 200억원 이상의 손실이 나도록 낙찰됐다. 이에 시공사로 선정된 한신공영이 손실을 줄이기 위한 방편으로 하도급 문제 등으로 설계를 맡았던 업체와 결별하고 직접 하도급 계약을 하면서 나름대로 손실을 줄일 수 있는 방안이 마련됐다.

그로 인해 당초 설계 업체가 공사에서 배제되면서 공사 진행이 계획대로 이뤄지지 못해 잦은 설계변경이 이뤄짐에 따라 부실공사로 전락하게 됐다.

지난해 12월에는 민원으로 인해 월미모노레일 주차장 부지의 공사가 변경됐음에도 공기가 바쁘다는 이유로 인허가조차 받지 않고 공사를 진행, 본지로부터 지적을 받자 그때서야 부랴부랴 인허가 절차를 받기도 했다.

또 이번에 불거진 교각과 상판 이음새부분에 대한 공사에도 당초 설계안대로 볼팅이 이뤄지지 못하고 훨씬 단가와 작업시간 등을 빠르게 할 수 있는 용접으로 선회하는 등 승객들의 안전에는 등한시한 채 그저 공기에 맞춰 진행하는 데만 급급해 왔다.

모노레일 공사는 우리나라에서 처음 이뤄지는 공사이다. 그렇기에 제대로 된 공정이 이뤄지려면 많은 시행착오를 겪을 수밖에 없다.

한신공영은 토목과 건축 전문업체로 모노레일 공사를 진행하기 위해서는 전문가의 기술력이 상당히 요구되고 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1년 이라는 짧은 기간 동안 공사가 이뤄지기 위해 서로 협심해야 함에도 기업의 잇속을 차리기에 혈안이 돼 기술력을 가진 업체를 배제한 것이 지금의 부실공사로 키워 온 가장 큰 문제점으로 지적되고 있다.

한신공영 관계자는 “설계변경에 있어 책임감리단과 많은 의견을 나눠 승인을 득하고 공사를 진행했기에 아무런 문제점이 없다”며 “지금에 와서 감리단이 조건부로 승인해 줬다며 문제가 될 수 있는 공사에 대해서는 시공사에게 책임을 전가하는 행위를 보이는 것은 직무유기라고 밖에 볼 수 없다”며 강하게 불만을 토로하고 있다.

책임감리단 = 감리단은 공사가 완공될 때까지 모든 공정에 대해 철저한 감독을 펼침으로써 부실공사를 막아야 한다는 것이 가장 큰 역할이라 말할 수 있을 것이다. 그러나 이번 책임감리단은 하나부터 열까지 시공사에게 책임을 전가시키는 행위만 보여줄 뿐 모든 공사에 있어 자신들의 잘못은 하나도 없다는 주장을 펴고 있다.

특히 이번에 문제가 되고 있는 이음새 공사부분에서도 마찬가지로 본비가 확인작업에 들어가자 시공사가 볼팅보다는 용접으로 시공하면 어떻겠느냐는 서류를 제출, 시범적으로 3곳에 용접을 하라고 지시했다고 말했다.

이에 대해 많은 전문가들은 당초 설계안이 있는데도 불구하고 공사 진행 중에 시범적으로 공사를 실시한다는 것 자체가 감리단으로서 책임회피성 행위라며 강하게 질타했다.

또 볼팅을 하려면 공장 제작시 검수와 물품의 현장반입 및 시공시 감리단이 철저히 감독했다면 연결 부분에 대한 볼팅할 수 있는 구멍이 나 있어야 함에도 제대로 확인조차 하지 않고 그저 시공사의 말만 믿고 용접으로 시공을 할 수 있도록 그대로 진행시켰다는 것은 잘못돼도 크게 잘못된 행위라고 밖에 볼 수 없을 것이다.

이에 대해 책임감리단 관계자는 “시공사의 설계 변경 요청에 따라 조건부로 승인해 주었다”며 “공사 진행에 있어 감리 전문가들이 철저한 감리를 통해 제대로 된 공사가 진행될 수 있도록 최선을 다하고 있다”고 말했다.

발주처(인천교통공사) = 발주처인 인천교통공사의 가장 큰 문제점은 제대로 된 관리가 이뤄지지 못하고 있다는 것이다. 특히 모노레일에 대한 전문가가 없다 보니 감리단과 시공사의 말만 듣고 그대로 진행시킬 수밖에 없었을 것이다.

월미모노레일 공사는 현재 토목공사 부분에 있어 50%의 공정이 이뤄졌을 뿐 전체 공정상으로 보아서는 30% 수준에 머물고 있다고 전문가들은 말하고 있다.

오는 7월 말까지 모든 공사가 완료되고 8월부터 운행키로 했던 당초 계획은 공정상으로 볼 때 물 건너 갔다는 지적이다. 이렇게까지 만든 것은 발주처인 인천교통공사가 제대로 관리감독을 하지 못했기 때문이다.

인천교통공사는 공사가 지연될 경우 시공사로부터 하루 7천300여만원 상당의 지체금을 받을 수 있다는 이유로 잘못 진행되고 있다는 것을 알면서도 계약해지를 하지 않은 채 방임한 결과라고 밖에 볼 수 없을 것이다.

이에 대해 인천교통공사 관계자는 “잘못된 부분이 있다면 철저하게 잘못을 물을 것”이라며 “지적된 부분에 대해 전문가들로부터 의견을 듣고 최대한 공기에 맞춰 공사를 완공시킬 것”이라고 말했다.

결론 = 월미모노레일 사업은 이제 인천세계도시축전행사와 맞추기 위해 800여억원의 공사비를 투입한 의미가 없어졌다. 지금에 와서 잘못된 부분에 대해 다시 전문가의 의견을 취합, 공사를 진행시킨다는 것 자체가 보여주기 위한 행위에서 벗어났다.

또 준공기한을 지키기 위해 시간이 없다는 공감대를 형성, 계약법과 건설법 등은 물론 최초의 설계를 무시하고 적법한 설계변경절차를 거치지 않는 시공사와 감리단과 인천교통공사에 대해 인천시 차원에서 확인 감독하는 부분을 서둘러야 할 것이다.

지금으로서는 오는 7월말에 맞춰 공사 완공은 기대하기 힘들게 됐다. 이로 인해 시공사의 공사지체금 문제도 불거질 수 있게 됐다. 그러나 인명을 다루는 공사에 있어 공기보다는 안전성이 확보된 공사가 진행돼야 할 것이다. 이미 틀어진 공정계획에 대해 서두르지 말고 현실을 직시, 바로 잡아야 할 시기라고 전문가들은 이야기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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