프로축구 K-리그 챔피언 수원 삼성이 ‘통곡의 벽’ 마토를 잃은 대신에 ‘만리장성’ 리웨이펑을 얻었다.
수원은 지난 11일 수원월드컵경기장에서 열린 2009 아시아축구연맹(AFC) 챔피언스리그 G조 1차전에서 전반 44분 터진 리웨이펑의 통쾌한 선제골로 경기의 주도권을 잡으며 가시마 앤틀러스를 4-1로 대파했다.
이날 전반 내내 가시마의 짧은 패스에 이은 공간 침투로 고전하던 수원은 ‘아시아쿼터’로 입단한 중국 대표팀 출신 수비수 리웨이펑의 K-리그 데뷔골로 분위기를 반전시키며 대승을 거둘 수 있었다.
리웨이펑은 선제골 뿐만 아니라 지난해 J-리그 MVP이자 가시마의 골게터인 마르키뇨스를 효과적으로 차단하며 수원의 실점위기를 여러 차례 넘기는 등 주축 수비수로서의 입지도 확고히 했다.
중국대표팀 유니폼을 입고 A매치 105경기(13골)에 출전한 베테랑 수비수인 리웨이펑은 1대1 대인 방어와 몸싸움이 강해 한국의 홍명보와 견줄만한 중국 최고의 수비수이지만 거친 플레이로 자주 경고를 받는 것이 단점이었다.
리웨이펑은 지난 달 열린 2009 팬퍼시픽 대회때 경고누적으로 퇴장을 당하는 등 수원 입성 첫 경기부터 수원구단 관계자들을 걱정시켰고 지난 7일 K-리그 개막전에서도 기존 수비수들과 호흡이 맞지 않는 모습을 보이기도 했다.
그러나 이날은 단 한번도 거친 모습을 보이지 않는 등 확실히 다른 모습을 보여 구단 관계자들조차 놀라는 표정이었다.
수원구단 관계자는 “리웨이펑을 영입할 때만해도 나이도 많고 경력도 뛰어나 팀에 제대로 적응할 지 의문이었는데 스스로 선수들과 친하게 지내려고 적극적인 모습을 보여주고 있다. 최성환과 곽희주도 최소한의 의사소통을 위해 리웨이펑에게 중국말을 배울 정도로 융합이 잘되고 있다”고 말했다.
지난 1998년 차범근 감독이 중국 선전 핑안을 이끌 당시 리웨이펑과 사제의 인연을 맺은 계기로 수원에 입단한 리웨이펑이 마토(오미야)와 이정수(교토)가 빠진 수원에 든든한 버팀목으로 자리매김할지 관심이 모아지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