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동영 전 통일부 장관의 출마 논란으로 인한 한나라당의 반사이익이 만만치 않은 것으로 분석되고 있다.
당장 한달 정도 남은 4.29재보선에서 유리한 선거구도를 형성할 수 있고, 향후 정국 주도권을 장악하는데 있어서도 한나라당에 유리할 것이라는 전망이다.
당내에서는 정 전 장관이 출마할 경우, 이번 재보선에서 ‘방어’위주의 전략에서 ‘공세’위주의 전략으로 전환할 수 있을 것이라는 시각이 우세하다.
이명박 정부가 출범 2년차에 접어들면서 이번 선거에서 ‘중간평가’ 성격이 가미될 수밖에 없는 상황이었지만, 정 전 장관이 출마할 경우 이런 성격이 상당히 희석될 것으로 보인다. 오히려 ‘구태정치’논란 및 ‘지역대결’논란이 이슈로 부상될 가능성이 있다.
한나라당이 이번 선거를 ‘경제 살리기’선거로 규정짓고 ‘전략공천’ 등을 집중 논의하기 시작한 것도, ‘공세’로 전환할 수 있다는 자신감이 배어 있기 때문인 것으로 보인다.
또 정 전 장관의 출마로 고조된 민주당 내 갈등이 한나라당의 계파갈등에 대한 국민적 관심을 떨어뜨려 준다는 점도 잇점으로 꼽힌다.
한나라당내 전략통으로 분류되는 한 의원은 “정 전 장관이 불출마하는 경우만 제외하곤 어느 곳에 출마하든 한나라당에 불리할 것이 없다”고 말했다.
민주당의 ‘불행’이 한나라당의 ‘행복’으로 연결되고 있는 것.
때문에 한나라당은 정 전 장관 출마와 관련해서 적극적인 공세를 펴고 있다. 안경률 사무총장은 22일 당사에서 가진 기자간담회에서 “나오지 말아야 할 분이 나와서 정치를 어지럽히고 있다고 생각한다”면서 “정치하는 후보들에게 뭐라고 얘기할 지 난감한 선택을 했다”고 비판했다.
윤상현 대변인도 “정 전 장관의 양지만을 향한 행보는 한국 정치를 음지로 몰아넣을 우려가 크다”면서 “한 사람에게 모든 기회가 주어지고 다른 인재들에게는 기회조차 주어지지 않는다는 것은 봉건시대 시절에도 찾아보기 힘든 일”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