프로축구 K-리그 디펜딩 챔피언 수원 블루윙즈가 골키퍼 무한경쟁에 들어갔다.
수원은 지난 22일 수원월드컵경기장에서 열린 2009 아시아축구연맹(AFC) 챔피언스리그 조별리그 G조 4차전 아시아 선화와의 경기에서 국가대표 수문장이자 수원의 주전 골키퍼 이운재(36) 대신 박호진(33)을 투입했다.
지난 19일 인천월드컵경기장에서 열린 인천 유나이티드와의 정규리그 6라운드에서 철벽 방어를 선보였기 때문이다.
인천전을 통해 올 시즌 처음 그라운드를 밟은 박호진은 전반 26분 인천의 ‘슈퍼 루키’ 유병수가 얻어낸 페널티킥 상황에서 키커로 나선 챠디의 슛을 막아내며 팀을 벼랑끝에서 구했다. 박호진은 이날 190㎝의 키를 활용해 페널티킥을 포함해 인천이 쏜 8개의 유효슈팅을 무력화 시켰다.
박호진은 상하이와의 경기에서도 전반 12분 선제골을 허용했지만 이후 상하이의 거센 공격을 잘 막았고 후반 32분에는 상하이 바르코스의 페널티킥을 몸을 던져 막아내며 2경기 연속 페널티킥 방어에 성공했다.
1999년 수원에 입단한 박호진은 프로 10년차의 베테랑이지만 그동안 이운재의 그늘에 가려 74경기 밖에 출전하지 못했다. 그나마 지난 2006년 부진했던 이운재 대신 주전 골키퍼를 맡아 25경기(19실점)에 나섰던게 최고 전성기였다. 하지만 2007년 시즌 초반 3경기에 연속 선발로 나서 6실점에 1무2패를 경험하고 나서 스스로 2군행을 선택했던 박호진은 그해 7월 발등뼈 피로골절까지 겹치면서 사실상 주전 경쟁에서 밀렸다.
지난해 부상 치료 때문에 단 한 경기도 나서지 못했던 박호진은 치열한 재활훈련을 통해 몸을 만들었고, 지난 2월 수원이 참가한 팬퍼시픽 대회에서 선방을 펼치며 차범근 수원 감독의 시선을 사로잡았다.
차 감독은 “박호진이 팬퍼시픽 대회를 통해 좋은 경기력을 보여줬고 지난 주말과 AFC 챔스전을 통해 누구나 인정할 만한 실력을 보여줬다”면서 “팀의 변화가 필요할 때는 변화를 줄 수 있다”며 골키퍼 경쟁을 예고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