노을 번지고
햇살 졸리워 눈 비빌 때
한 잔 술이 유혹한다
귀가길 가장들의 발자국 소리
성냥갑 같은 집 속으로 쏘옥 들어가면
달그락거리는 앞뒷집에선
고소한 냄새 창틈으로
살금살금 기어들고
내 예쁜 크리스탈 술잔에는
붉디붉은 노을 한 자락과
복분자술이 담겨있다.
그 진한 향기에 취해 몸은 이미
노을처럼 붉어지는데 마음은 춥다
그대는 없고 온몸 구석구석 도사린 고독만이
단단히 붙들고 놓아주지 않는다.
시인 소개 : 충북 청원 출생, <문파문학>으로 등단,
공저 <하늘 닮은 눈빛속을 걷다> 외 다수, 경기시인협회 회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