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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연구개발로 FTA 파고 넘는다] 자색고구마 막걸리 [1]

20개월 연구끝 선홍빛깔 자색고구마막걸리 개발
농가 소득증대·전통주 산업 활성 일석이조 효과
日서 선풍적 인기 13개국 수출 2년새 26% 신장

우리 전통酒 세계인이 즐긴다
막걸리 해외판매 술~술~ 풀린다


대외적으로 농산물 시장 개방 요구가 확대되고 한미 FTA 타결과 농업의 국제화에 따라 우리 농업이 위기에 직면해있다.

이에 경기농업기술원은 우리 농업 경쟁력을 갖춰 FTA의 파고를 넘고자 새로운 신기술 개발 보급과 농가소득향상을 위한 연구·개발 사업을 추진중이다.

이번 기획을 통해 쌀 소비 촉진과 우리 전통주의 세계화를 목표로 개발된 자색고구마 막걸리 소개에 이어 세계시장 개방으로 높아질 로얄티 부담을 덜기 위한 장미·국화 신품종 개발, 친환경 농업을 위한 미생물 개발까지 3회에 걸쳐 도농업기술원의 시험연구사업과 기술보급시범사업 성과를 소개하고자 한다.
<편집자주>

글싣는 순서
[1] 자색고구마 막걸리

[2] 장미·국화 신품종개발
[3] 미생물 개발 보급
[4] 김영호 경기농업기술원장 인터뷰

막걸리 열풍의 조짐이 심상치 않다.

맥주와 소주가 주(主)류를 이루고 있던 주(酒)류시장에 막걸리가 새로운 경쟁자로 급부상하고 있기 때문이다.

고급호텔을 비롯해 백화점 대형마트 뿐만 아니라 기내에서도 막걸리가 선보였고 한일 정상회담 오찬 건배주로 막걸리가 선정되기도 했다.

경기도농업기술원은 2007년부터 전문가를 영입해 경기도 쌀과 특산물의 소비촉진을 위해 가공식품 연구를 시작했고 그 첫단계로 막걸리 연구를 중점적으로 실시하고 있다.

자색고구마 막걸리를 비롯해 보리 막걸리, 산양산삼 막걸리, 율무 막걸리 등 다양한 특산물을 이용한 막걸리를 개발·보급함으로써 쌀 소비를 늘이고 더불어 해외시장을 개척함으로써 우리 전통주의 우수함을 세계시장에 널리 알리고 있다.

주류시장의 대세, 막걸리

막걸리에는 그 맛이 다양하듯 불리우는 이름도 많다. 희다 해서 백주(白酒), 탁하다 해서 탁주(濁酒), 집집마다 담가 먹지 않는 집이 없다 해서 가주(家主), 농사지을 때 새참이라 해서 농주(農酒), 제사 지낼 때 제상에 올린다 해서 제주(祭酒), 백성이 가장 많이 즐겨 마시는 술이라 해서 향주(鄕酒), 나라를 대표하는 술이라 해서 국주(國酒)라고 한다.

고려시대의 대표적인 술이 이화주(梨花酒)라는 탁주이며, 종묘제례에서 제주로 사용하는 술이 바로 막걸리다. 쌀로 누룩을 빚어 배꽃이 필 무렵 술을 담근다해서 붙여진 이름이 이화주는 그 빛깔이 배꽃과 같아 이화주라는 이름에 딱 어울리는 술이다.

막걸리는 여름철 더위와 갈증을 씻기 위해 마시는 음료이자 농번기에 기운을 돋우는 영양간식으로서 땀 흘리고 일한 농부들의 갈증을 덜어주는 농주로 애용돼왔다.

그런 막걸리가 변신을 거듭하고 있다.

지난 15일 청와대는 대통령의 외교무대에서 한국을 대표하는 공식 건배주로 막걸리를 선정했다고 밝히고 그날 오후 청와대에서 열린 주한 외교단 초청다과회에서 막걸리 칵테일이 공식 건배주로 사용했다.

지난 9일에는 한국을 방문한 하토야마 유키오 일본 총리와의 정상오찬에서 자색고구마 막걸리가 공식 건배주로 사용되기도 했다.

이같은 인기를 바탕으로 막걸리가 항공사 기내 서비스에까지 진출하게 됐다. 지난 16일부터 아시아나항공 한국, 일본 전 노선 기내에서 쌀막걸리 서비스를 시작했다.

막걸리를 마시고 나면 머리가 아프다? NO!

막걸리는 크게 생막걸리와 살균막걸리의 두 종류로 나뉘는데, 살균막걸리는 술을 열처리해 안에 들어 있는 균을 모두 죽인 것이다. 따라서 오랫동안 보관이 가능하지만 막걸리의 맛을 결정하는 좋은 균 역시 죽어버리므로 본래의 맛과 향을 잃는다는 단점이 있다. 반대로 생막걸리는 살균막걸리와 달리 효모와 유산균이 그대로 살아 있다. 단점은 살균막걸리에 비해 유통기한이 짧다.

예전 막걸리라 하면 마신 후에 가스가 차고 숙취로 두통이 심하다는 편견이 있었다.

실제로 1970~80년대에 유통됐던 카바이드 막걸리는 마시고 나면 속이 더부룩하고 다음날 머리가 아프기로 유명했다. 1970년대 막걸리의 수요가 늘어나자 제조업자들이 짧은 기간에 숙성을 시키기 위해 누룩대신 카바이드라는 화학 물질을 써서 막걸리를 제조했다.

누룩 막걸리가 익히는데 1주일이 걸린다면 카바이드 막걸리는 하루만에 술이 숙성됐다. 카바이드는 떫은 감을 하루만에 연시로 만드는데 사용되기도 했던 물질이기도 했다.

그 때문에 막걸리를 마시면 다음 날 머리가 아프다는 등의 부작용이 있을 수 밖에 없었다.

막걸리 자체가 그런 부작용을 일으키는 것은 아니기 때문에 누룩으로 제조되는 요즘 막걸리들에는 그러한 부작용이 거의 없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눈으로 마시는 참살이술

경기쌀과 여주 자색고구마로 만든 선홍빛깔 고운 막걸리는 경기도농업기술원의 20여개월에 걸친 연구 끝에 개발됐다.

햐얀 배꽃과 같은 탁주, 황금빛 가득한 청주 등 우리 전통주는 곱고 다양한 빛깔을 자랑한다.

새로운 시도는 여기서부터 시작됐다.

도농업기술원은 술이 될 수 있는 여러가지 농산물을 가지고 술을 만들다보니 고운 빛깔이 술들이 만들어지게 됐고 그러부터 빛깔에 연구를 집중해 자색고구마 막걸리가 탄생됐다.

와인보다 고운 빛깔의 자색고구마 막걸리는 속까지 선명한 보라색을 띄고 있고, 당도는 낮은 편이지만 영양분이 뛰어나며 항산화 효능이 뛰어난 안토시아닌 색소의 함량이 높아 웰빙 먹거리로 주목받고 있다.

도농업기술원은 자색고구마 막걸리의 개발로 인해 향후 연간 30t 이상의 경기쌀과 10t 이상의 자색고구마가 소비될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

자색고구마 막걸리에 사용되는 자색고구마는 1992년 일본의 야생종(야마까와무라사끼)와 우리의 보급품종(건미)과 교배해 생산된 품종으로 1998년 12월 자미라 명명하고 보급을 시작했다.

자색고구마에 포함된 안토시아닌 색소는 세포의 노화방지 및 성인병의 원인이 되는 활성산소를 제거하는 황산화작용, 발암 물질의 작용을 억제하는 항변이원성 작용, 고혈압·동맥경화·심근경색을 일으키는 변화요소 억제작용 등에 효능이 있다고 알려져 있다.

또 간의 기능을 활성화시켜 간기능 개선효과로 지방간, 간경화 및 알콜성 질환에 좋고 음주 후 간에서 분해되는 알데하이드류를 신속히 제거시키고 혈액순환을 촉진시켜 빠른 숙취해소에도 도움을 준다.

이밖에도 뇌의 대사기능 증진 및 치배예방, 시력개선 효과도 있다.

세계 명주를 꿈꾼다

국세청이 지난해 우리나라 주류출고량을 집계한 결과 우리나라 대표 술인 소주를 비롯해 막걸리, 약주 등 전통술과 맥주에 이르기까지 많은 나라의 애주가들이 우리 전통 술맛을 찾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그 중 현재 13개국에 수출되고 있는 막걸리는 수출량이 총 5457㎘로 2007년 4312㎘에 비해 무려 26.6% 증가했다. 이 결과는 농가소득 증대는 물론 전통주 산업 활성화에 큰 도움이 됐다. 이렇듯 수출량이 증가하는 이유는 막걸리 제조·보관기술이 과학화됨에 따라 실온에서도 장기간 본래 맛의 유지가 가능해졌기 때문이다.

특히 막걸리는 일본에서 건강에 좋다는 인식이 널리 퍼지면서 5457㎘의 수출량 중 약 90%가 일본에 수출되는 엄청난 호응을 얻어낼 수 있었다.

지난 7월 29일 자색고구마 막걸리도 일본 수출 길에 올랐다.

배혜정누룩도가가 경기도농업기술원과 제조기술이전 협약을 맺고 일본에 시범 수출한지 2개월 만에 수출 물량은 7t을 넘어섰다.

도농업기술원은 점차 물량을 늘려 2010년부터 여간 250t 규모로 수출량을 늘린다는 계획이다.

이뿐만이 아니다. 도농업기술원이 개발한 보리막걸리는 일본을 비롯한 미국 및 베트남 등 해외시장에 5만병 가량 판매할 계획에 있고 2010년부터는 연간 25만병 규모로 외국 수출 물량을 증가시킬 예정이다.

옛날부터 술은 어디에든 빠지지 않는 필수 식품이었다. 술이 있는 곳에는 언제나 사람들이 있었고 그곳에는 그 나라의 문화도 함께 있었다. 우리 막걸리가 와인과 같은 명주와 어깨를 나란히 할 날이 멀지 않았다.

경기도농업기술원은 전세계적인 웰빙 열풍에 힘입어 막걸리가 우리 전통주의 세계화, 한식의 세계화에 일조할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공동기획 : 경기도 농업기술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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