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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 사진속에 담긴 그들의 삶

사진작가 안영상 10년 방랑기 마사이족 함께한 생활 이야기 할례 등 전통 문화 담겨있어…
아프리카 신화와 전설을 녹여내다

사진작가 안영상의 아프리카 방랑기

‘나는 마사이족이다’

안영상 글|멘토프레스|200쪽|1만4천원.

인간, 길, 하늘, 우주라는 주제로 사진을 담고자 1999년 12월부터 현재까지 10여 차례에 걸쳐 아프리카 땅을 밟은 사진작가 안영상.

그는 케냐 남서부에 있는 나록의 마사이 마을, 인도양의 동쪽 해안에 자리잡은 소말리아 접경의 섬 라무(Lamu), 에티오피아와 수단 그리고 케냐에 걸쳐 있는 거대한 호수인 ‘투르카나 호수’ 등을 중심으로 아프리카 땅에 머물렀다.

그러던 어느 날, 케냐 북부 투르카나 호수에서 에티오피아 남부 사이의 황야를 찾아갈 때 뜨거운 태양 아래, 총을 메고 걸어가는 산부루족 전사를 만난 적 있다고 한다.

그들은 자기 부족의 가축을 약탈해간 투르카나족과 싸우러 간다며 의미심장한 말을 다음과 같이 던진다.

“우리는 패배하러 가는 길이야. 물론 우리가 전투에서 이기겠지. 그러나 그렇다고 무엇이 남겠어? 승리는 동시에 패배인 거야. 다만 우리 삶의 과정이기 때문에 가는 거야.”

이들의 얘기를 들으며, 저자는 자문하고 있다.

“나의 삶의 과정은 무엇일까? 시각과 언어 사이에서 나는 무엇을 찾고 있는가?”

이렇게 사진작가 안영상이 아프리카 방랑길에 나선 지 어느덧 10년.

그가 마사이 마을을 찾을 때마다 비가 내려 마을족장으로부터 로뮤냑(Olomunak·행운)이란 이름을 얻고, 그들과 가족이 돼 생활했다.

그는, 멀리서 손수 물을 길어오는 수고를 덜도록 마사이족에게 당나귀 등짐 만드는 법과 끈 매는 법, 물통샤워법, 우물 파기 등 삶의 지혜를 가르쳐준다.

또 마을 숲이 점점 옥수수나 감자 밭으로 변해가는 것을 안타까워하며, 저자는 마을 뒷산에서 올리브나무를 직접 베어와 만든 ‘형제들의 탁자’에 앉아 “2~3개월 소 살찌워서 얻는 수익이 많아? 옥수수 몇 부대 값이 더 많아?” 하면서 마사이 숲을 살리자고 권유하기도 했다.

한편 약 200명의 손님들이 마을을 메운 가운데 5일간 할례의식이 치러지는데, 옆에서 전과정을 지켜보던 저자는 할례를 잔인하고 몹쓸 짓으로 몰고 가는 일부 시각에 반기를 들며 말한다.

“이들은 고통과 죽음 또한 삶의 일부로 받아들인다. 할례를 받은 후에야 소년, 소녀들은 종횡으로 엮인 그 사회의 씨줄과 날줄의 역할을 하며 어른으로서 후손들을 퍼뜨리며 그들의 전통 속에 담긴 정체성을 굳건하게 유지하는 것이다.”

이처럼 안영상은 아프리카의 전통과 현재가 조화롭게 공존하는 건강한 아프리카의 삶을 책에 담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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