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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특집] 시카고 갤러리 ‘만발展’ 31일까지

추억 만발! 상상 만발! 일상풍경을 전시하다

지난달 25일 수원시 영통구 보보스스포렉스 시카고 갤러리가 개관했다. 개관 이후 시카고 갤러리에서는 첫 전시로 전종기 화가를 선택해 20여점의 작품을 선보였다. 이제 시카고 갤러리가 기획초대전 제2부로 ‘만발’이라는 주제로 전시를 새롭게 기획했다. 현재 시카고 갤러리는 70여m²의 작은 갤러리지만 유명작가들의 작품들로 가득하다. 이번 전시는 제유성, 이중근, 이희중, 박향숙, 최현희 작가의 작품 20여점이 전시돼 있다. 오는 31일까지 전시하는 시카고 갤러리에서 만발하기 위해 아직 참고 견디고 있는 꽃에 대한 그리움을 즐겨보자. 또 만발이라는 주제부터 이들이 모여 만든 어떠한 의미를 하나하나 느껴보는건 어떨까. <편집자주>

 

시카고 갤러리에서는 오는 31일까지 ‘만발’전을 개최했다. 이번 기획초대전 제2부에는 제유성, 이중근, 이희중, 박향숙, 최현희 작가의 작품 20여점이 전시돼 있다.

제유성 작가의 ‘A Journey Another World’작품을 보면 작은 장난감들을 화면 안에 빼곡히 채워놓은 것 같은 기분에 사로잡힌다.

어떻게 보면 아이들이 놀다가 어지럽혀 놓은 것들 같기도 하다. 화면 가득 채워지고 쌓여진 사물들은 공간공포증을 떠올리는 한편 집요한 수집과 소유의 욕망 또한 보여주는 것들이다.

아이들의 갖고 노는 장난감이 구축한 흔적은 어른들 세상의 축소판이다. 아이들의 육체 안으로 허용될 수 있는 규모로 이루어진 사물, 세계는 어른의 육체를 극복하고자 하는 욕망의 투사인 셈이다.

작가의 그림은 한때는 나와 그리고 우리의 세계였지만 지금은 낯선 타자가 된 그 시공간을 순간 맞닿게 하고 있다.

어린 시절 인형과 장난감을 갖고 놀았던 그 때의 추억과 기억, 어떤 상황을 상기시키고 있다.

인형과 장남감은 실제 인간과 사물을 그와 유사한 것으로 대체하고 아이들은 이를 가지고 어른의 세계를 연기하고 있다.

그들은 그들만의 가상의 왕국을 건설하고 구축하면서 방어적이고 폐쇄적 세계상을 구현, 그 안에서 심리적인 안도감을 유지하기도 한다.

한편으로는 기존의 질서에 편입되기도 보다는 다른 세계의 질서, 어른들이 만든 영토가 아닌 다른 영토를 꿈꾼다.

작가는 유년기의 놀이체험을 다시 평면의 화면 안에 그림그리기를 통해 추체험하고 환생시키고 있다.

또 작가는 무수한 시간동안 화면을 가득 채우면서 현실적 삶의 중압감이나 심리적인 부담을 유머러스하게 풀어내고 있다.

이중근 작가의 ‘오감화’는 시각적 스타일의 사진 작업들로 이루어진다.

특히 이번에는 최근 2년 동안 주로 보여줬던 작업과의 연장선상에서 볼 수 있는 신작을 통해 앞으로 작업의 변화와 가능성을 엿볼 수 있다.

이중근의 작업은 어릴 적 가지고 놀던 만화경에 대한 자신만의 추억에서 기인했다.

그것의 내부를 통하여 보여주고 있는 풍경은 손의 움직임에 따라 다양한 무늬와 색이 변화하며 무한한 상상의 세계로 작가를 이끌고 그의 작업세계에 모티브로 작용하게 된다.

끊임없이 상호 관계에서 만들어지는 변화무쌍한 스펙트럼의 만화경 속 세상은 현재를 살아가는 사회 관계 속에 존재하는 삶의 갖가지 유형과 사건들과 닮아 있다.

작가가 바라본 만화경 속 세상의 단편들은 그의 작품들에서 추상적인 무늬의 이미지로 전환돼 보여주는 것이 패턴처럼 반복되어 순환되고 있다.

추상적인 화려한 이미지로 일차적인 시각을 만족시키는 그의 작업들은 작가가 직접 촬영하거나 채집한 사진들을 컴퓨터로 재구성한 이미지로써 그것을 이루고 있는 인물들의 익살스러운 표현과 수수께끼 같은 숨은 의미로 보는 이에게 이차적으로 유머와 당혹감을 동시에 선사한다.

박향숙 작가의 ‘마음의 풍경’은 이미지와 색채가 밝고 자유 롭다. 또 아동화와도 같은 재미난 형상들이 가득차 있다.

중첩된 화면을 스크래치해서 어릴 적 풍경을 듬성듬성 끄집어내고 있다. 그래서 그의 그림은 보이는 대로 읽어나가면 된다.

한없이 좋았던 기억, 교회 종소리, 동네 슈퍼마켓, 놀이터, 공터 등이 마흔의 작가에겐 유토피아의 이미지로 다가온다.

이희중 작가는 현재 용인대 교수로 고풍스런 민화를 현대적으로 수용해 오고 있다.

현재 우리나라의 그림이 서양의 그림과 너무 흡사하거나 혹은 진부한 것을 고수하는 것은 미술의 발전에 커다란 걸림돌이라 할만하다.

이런 측면에서 이희중 작가의 예술세계는 우리들에게 시사하는 바가 크다. 그는 80년대 중반 독일 유학시절에 한국의 미술을 객관적으로 인식하고 그것을 자신의 작품과 연계시키는 데 많은 고민을 해왔다. 그래서인지 이희중 작가의 작품이 한국인들에게는 낯익은 분위기를 느끼게 한다.

‘달빛 속으로’라는 작품을 보면 한국의 산과 들을 현대적 감각으로 흥미롭게 재구성하여 독특함과 독창성이 담긴 그림이라는 것을 알 수 있다.

한국적인 감성과 소재가 작가의 독특한 시각에 의해 수준 높은 미감을 지닌 흥미로운 형상으로 변화했다.

또 이번 이희중 작가의 뚜렷한 윤곽선의 내부를 매끈한 단색으로 처리하던 이전의 작업과 달리 무수한 점들로 이뤄진 점묘로 채색한 섬세함이 마치 모자이크 벽화를 보는 것같은 회화적 재미를 더해주고 있다.

최현희 작가의 ‘쌓기-일상’은 작가가 일상생활 속에서의 동선을 그대로 표현해 놨다. 화분과, 상자, 전화기, 책, 해드셋 등 작가가 표현하고자 하는 일상을 그대로 쌓아 올렸다.

이렇듯 작품의 오브제는 모두 현대인이 일상생활에서 사용하는 것들이다.

중요하거나 값비싼 물건은 아니지만 항상 우리와 함께 숨 쉬고 주변에 있는 것들을 위주로 구성했다.

오래된 책이나 1회용 종이 포장지, 모형 비행기 등은 현재 함께 존재하는 물건들이지만 5년, 10년이 지나면 이 가운데 일부는 사라져버릴 수도 있다. 따라서 앞으로 사라질 수도 있는 현재의 물건들을 기록함으로써 시간이 흐름에 따라 사라지는 것들에 대한 허무함과 여운을 극복해 보고자했다.

이번 작품은 ‘현재’의 일상을 나타낸다. 하지만 또 끊임없이 흘러가고 있는 시간의 연속성 속에서 보면 이미 지나간 ‘과거’이기도 하다. 그리고 작가의 일상에 대한 기록의 의미도 있다.

이렇듯 이들 5명의 작가가 뿜어내고 있는 작품들은 꽃과 정물을 주제로 하고 있다. 그리고 자연의 꽃만이 아닌 예술작품으로서의 꽃을 통해 꽃의 의미를 새롭게 새기고 감동을 느낄 수 있다.

시카고 갤러리 관계자는 “이번전시는 왕성한 예술 활동을 펼치고 있는 5명의 작가들의 격조 높은 작품을 감상할 수 있는 전시”라며 “추운 겨울 봄을 떠올리는 화사함으로 과람객의 마음까지 따뜻하게 해줄 것”이라고 설명했다.

12월의 추운 겨울날 시카고갤러리에서 따뜻한 차와 함께 ‘만발’전을 통해 향기로운 꽃향기와 포근함을 느껴보는건 어떨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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