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신을 희생한 채 아이를 버리지 않고 돌보는 미혼모야말로 가장 영혼이 맑은 사람인데, 이 사회의 시선은 너무 차갑습니다”
지난 1990년 동두천 광암동 주택가에 한 목회자의 의해 둥지를 튼 미혼모와 혼혈아, 에이즈 감염자들의 낙원, ‘다비타 공동체’가 해체 직전이다.
당장 온정의 손길이 닿지 않으면 거리에 나앉게 돼 주위를 안타깝게 하고 있다.
11일 다비타 공동체와 주민들에 따르면, 이 공동체의 설립자이자 운영자인 전모 목사가 지난 2008년 5월 성추행 및 공금횡령 혐의로 구속되면서 이곳에서 생활하던 혼혈아동, 미혼모, 가출청소년, 동성애자 등이 뿔뿔이 흩어졌다.
보다못해 다비다 공동체의 생활지도를 담당하던 방용덕 전도사가 1년이 지난 지난해 9월부터 혼혈아, 미혼모, 당시 성추행을 당했던 청소년 등 8명을 불러 모아 1천만원 보증금으로 동두천 생연동의 전셋집을 얻어 어렵게 생활해왔다.
이들은 그간 섬유공장, 신문배달 등으로 벌은 수입과 서울의 한 기독교단체의 매달 130만원씩 후원금으로 생계를 꾸려왔다.
그러나 지난해 8월 이 후원금이 끊겨 10개월치 월세가 밀리면서 최악의 상황에 닥치게 된 것이다.
“이젠 더 이상 여력이 없어요. 하루 하루 날품으론 8명의 입에 풀칠도 할 수 없어요. 이러다간 이곳의 식구들을 굶길 것 같아요”
방 전도사는 막막한 현실에 복이 받친 듯 말을 잘 잇지 못하면서 후원자를 찾고 싶다고 절박한 심정으로 하소연했다.
인근 주민 이모(45)씨는 “다비타 공동체에서 성추행과 기지촌이 낳은 혼혈아 등 우리 사회가 함께 짊어지고 가야할 정말 딱한 사람들”이라며 “우리 사회가 함께 보듬고 가는 아름다운 모습이 아쉽다”고 울먹였다.
한편 이 다비타 공동체는 지난 2008년 전모 설립자의 구속 직후 동두천시로부터 폐쇄명령을 받아 폐쇠됐다.
진양현 김동철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