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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 등장인물에 ‘빙의’되듯…

동시발생 살인사건의 수수께끼
용의자·추적자 이중 시점 묘사
기억은잠들지않는다
양지현 글|노블마인|248쪽|1만원.

‘제4회 디지털작가상-문화체육관광부장관상’ 수상작인 ‘기억은 잠들지 않는다’가 출간됐다. 양지현 작가의 데뷔작으로, 키워드는 제목 그대로 ‘기억’이다.

같은 날 비슷한 시간대에 발생한 동시 살인의 수수께끼를 용의자와 추적자의 이중시점에서 풀어 나가면서, 주요 등장인물들에게 저마다의 사연을 부여해 드라마에 뚜렷한 음영을 넣었다.

특히 ‘이 책을 펼치는 독자는 어느새 등장인물 중의 누군가가 될 수밖에 없다’라는 심사위원 이순원 작가의 평대로 주인공들의 입체적인 개성이 독자의 의식을 이야기 속으로 강하게 끌어들이고 있다.

사립학교 교사인 박종혁은 고교 동창인 박준석, 김인호와 둘도 없는 친구. 산행 동아리 출신인 그들은 매년 동창회를 겸해 함께 산으로 떠난다. 어느 주말 친구들과 산에 다녀온 종혁은 다음 날 준석과 인호가 모두 죽었다는 충격적인 소식을 듣는다. 경찰이 밝힌 추정 사인은 인호가 자살, 준석은 강도살인. 그러나 종혁은 쉽사리 납득하지 못하고 진상을 파헤치려 노력한다. 그러다 사건을 담당한 형사가 자신을 용의자로 의심하고 있다는 사실을 알고 당혹감에 빠지는데….

1983년생인 젊은 작가 양지현은 대학 재학 중 많은 추리소설을 탐독하며 작가의 꿈을 키웠다. 특히 일본의 인기 작가 히가시노 게이고의 작품세계에 매료돼 그처럼 강렬하면서도 짙은 여운이 남는 글을 쓰겠다고 결심하고, 오랜 숙고 끝에 첫 작품을 집필했다.

작가는 무엇보다 범죄의 밑바닥에 깔린 인간 심리에 주목해 복잡하면서도 누구나 공감할 수 있는 입체적인 캐릭터들을 만들어냈다.

주인공인 종혁과 창모를 비롯해 신비로운 미인 희선, 당돌한 여고생 소현 등 누구 하나 밋밋한 스테레오타입이 없다. 저마다 사연을 끌어안고 여러 감정 사이를 오가며 다양하게 생각하고 행동한다.

그 결과 이 소설은 사건을 추적해 해결하는 단선적인 추리 구조에서 나아가, 층층이 겹치고 다채로운 빛깔을 띤 생기 있는 드라마로 만들었다.

작가는 이야기를 통해 독자들에게 ‘기억에 짓눌리느냐, 기억을 극복하느냐’라는 질문을 던지고 있다.

이는 곧 삶을 어떤 식으로 꾸려나갈 것인가에 대한 질문이기도 하다. 주인공들의 선택과 그 결과를 지켜보는 독자는 스스로 질문에 대한 답을 머릿속에 떠올리게 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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