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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 다양성을 존중하고 모순에 맞서는…

2000년대 한국문학 대상 공동체 형성에 관한 평론
다양한 경계속 주체탐구 통한 새로운 발돋움 강조
공동체의 감각
허정 글|산지니 360쪽|1만8천원.

문학평론가 허정의 두 번째 평론집. 이 책은 2000년대 한국문학을 대상으로 ‘공동체의 감각’에 대한 문제를 살펴보고 있다.

이를 통해 기존 공동체가 가진 억압적인 성격을 덜어내고 새로운 공동체로 나아가는 방법을 모색한다.

문학은 공동체 형성에 대한 각종 징후들을 개념적 진술이 아닌 감각적 진술로 포착해낸다. 따라서 읽는 이들이 공동체 감각을 일깨우고 단련할 수 있는 좋은 매체라 할 수 있다. 2000년대 문학에도 비록 일부이긴 하지만 현실에 응전해가는 특유의 감수성이 창안되고 있으며, 공동체 형성으로 가는 길이 내재해 있다.

새로운 공동체 형성을 위해서는 우선 자율성과 자기 결정권을 강화해온 기존의 주체를 해체하고 주체를 취약성의 관점에서 이해할 필요가 있다. ‘공동체의 감각’에서는 주체의 취약성, 무적성, 타자성에 대한 생각을 담아내는 동시에 주체의 실천성 문제를 다뤘다. 또 차이와 다양성을 존중하면서도 사회 모순에 맞서 다양한 실천을 포기하지 않는 주체의 상에 대한 사유를 담았다.

1부 ‘경계와 연대’에서는 2000년대 공동체 감각이 발아하는 지점에 주목하고, 이주민이나 혼혈인들과의 공동체 형성을 위해 국경과 순혈 의식을 어떻게 넘어설 것인지 등에 대해 살폈다.

2부 ‘문제 틀로서의 지역’에서는 지역을 문제틀(problematique)로 사유하는 방법을 통해 이 시대 삶의 양식에 문제를 제기하고, 풀어나갈 해법을 찾아본다.

3부 ‘시와 현실’은 시의 현실 관련성과 응전력에 관한 글을 담고 있다. 낯설고 어려운 시들을 현실과 연관시켜 살펴본다. 시적 주체의 주관성을 ‘사회적 증상과 동일시하려는 표현의지’로 사유함으로 인해 자아중심주의를 비켜선 자리에서 시의 동일성을 사유하고, 이를 통해 응전력으로서의 사회성이 발생할 수 있음을 모색했다.

기존 문학에서는 생태학, 가족 등의 일부 영역의 책에서만 ‘공동체’라는 의미를 내포했다. 이 책은 주체와 타자, 중심과 주변, 국가와 민족, 인종과 계층, 남자와 여자, 인간과 생태, 인간과 동물, 인간과 기계 사이에 놓인 다양한 경계를 넘어 이야기한다.

이미 만들어진 공동체가 아니라 주체 문제에 대한 탐색을 통해 새롭게 만들어가야 한다는 점을 담고 있는 것이 특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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