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막바지 여름 불구 ‘에어컨 대란’

폭염·열대야 영향 수요 급증 전년 3배… 물량 확보 경쟁

“에어컨은 이제 없어서 팔지 못합니다. 고객님 마음은 이해하겠지만 저희도 판매할 물건이 없습니다.”

올여름 지구온난화로 30도가 넘는 폭염과 열대야 현상이 예년보다 더욱 심각해지면서 에어컨 등 냉방기 판매업계가 폭증하는 수요로 즐거운 비명을 지르고 있다.

특히 현재 양판점 등 가전업체에 판매중인 에어컨 10개 모델 중 7개 이상은 이미 다 팔렸고 설령 구입해도 할인은 고사하고 설치 기간도 전년에 비해 2배 이상 긴 것으로 나타났다.

지난 22일 수원시 정자사거리에 있는 A양판점.

두 아이를 키우고 있는 주부 박모(36)씨는 덥다고 설치는 남편과 자식들의 성화에 못 이겨 에어컨 구입을 결심했다.

이날 대규모 A양판점을 찾은 박씨는 원하는 가격대의 에어컨 구입이 쉬우리라 생각했다. 그러나 이런 기대는 정문을 연 순간 물거품이 됐다. “에어컨을 보러 왔다”는 말이 끝나기도 전에 판매 직원은 “이미 다 팔렸다”고 못을 박았기 때문이다.

바로 옆 가전업체로 간 박 씨는 삼성전자 모델 B에어컨을 구입하려 했지만 89만원하는 정가에서 조금도 깎아줄 수 없다는 말에 실망감을 감추지 못했다.

사실 B에어컨 기본형은 지난 7월초 만해도 가격이 할인가로 60만 원대 초반이었지만 지금은 전년보다 3배 이상 수요가 폭증해 물량 조차 구하기 어려운 실정이다.

이러다보니 양판점 업계도 겉으론 50% 할인 판매라며 각종 플래카드와 광고를 대대적으로 하고 있지만 수요가 많은 에어컨만큼은 마진율을 일부 높여 받고 있다.

이 같은 상황은 오산시 1번 국도변에 있는 양판 가전업체에서도 비슷하게 나타났다.

자녀에게 에어컨을 사주기 위해 이 일대 양판업체 한 곳을 찾은 주부 설모(56·서울 중랑구)씨.

그는 급한 마음에 190만원에 계약 했지만 대기자가 밀려 설치는 나흘 이후에나 가능 할 것이라는 말이 마음에 걸렸다.

양판점 업계로부터 건당 수당을 받아 가정을 방문, 에어컨을 설치해주는 기사들도 곤욕스럽긴 마찬가지다.

C양판점의 에어컨 물량을 받아온 설치기사 D(57)씨는 올 6월부터 매일 5건 이상 에어컨을 설치했다. 이미 여름 휴가는 포기했을 정도로 그의 하루 일정은 빡빡하다.

연일 강행군을 뛰다보니 동료 중에는 이미 과로로 쓰러지는 경우도 있고 자신 역시 몸 상태가 말이 아닐 정도로 악화됐다.

D씨는 “올 여름 경기·인천 등 수도권 지역에 에어컨 수요가 크게 늘어나면서 부산·경남 지역 기사들이 원정까지 와 설치 주문을 받아갈 정도로 일이 많았다”며 “지난해와 비교해도 3배 이상 설치 업무가 폭증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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