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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앞서가는농업경영인] 28. ㈜천리원 박철호 대표

정성으로 키운 녹용 국민 건강 책임집니다

 

충남 당진의 한 제철소 용광로에 추락사한 청년의 죽음이 많은 이에게 슬픔을 주고 있다. 이 청년은 올해로 29살로 당시 새벽 작업을 하던 중 100t 규모의 전기로에 빠져 사망했다.

사고 당시 지름 6m의 전기로 온도는 1천600도로 현장에는 김모씨를 비롯 일행 5명이 전기로 내화 보수작업을 하고 있었다. 경찰은 작업을 마친 후 김씨의 흔적을 찾아본 결과 뼈만 두 조각을 찾았고 나머지는 다 쇳물에 녹아내렸다고 밝혔다.

용인시 처인구 이동면 묘봉리 594-3 ㈜천리원 농원의 박철호(49) 대표이사도 스무 살 청년 시절 용광로의 김씨와 비견되는 끔찍한 사고를 겪었다.

시간은 그의 대학 졸업 기간이던 지난 1989년으로 거슬러 간다. 울산과학대 전기공학과를 졸업한 무렵인 1986년 그는 전공을 살려 전기안전 점검 분야로 사회 진출을 결심한다.

이후 3년 여 간의 준비 기간을 가진 그는 1989년 7월 성남시 태평동에 오성종합상사를 세웠다. 공사나 시공 중 전기배선 공사 외주 업무를 맡았는데 당시 그와 함께 일하던 동료 2명이 투투라인 2만 2천 볼트의 전선에 감전 돼 유명을 달리했다.

당시 그도 동료들과 가까운 거리에 있어 감전으로 인한 충격 때문에 며칠 간 입원해야 했다. 명이 길어서인지 가까스로 살아난 박 대표는 이후 자신은 살고 동료만 죽은 것에 대한 죄책감 때문에 자살까지 시도했다.

다시 정신을 차리고 보니 옆에 있는 아내 정현주(47)씨와 자식들이 보였다. 스스로 어리석었다고 자책하기도 전에 그는 짐을 꾸려 시골로 향했다.

사업 밑천 한 푼 없었던 그는 당시 용인시 양지면 다대리의 한 농가에 임대로 농사일을 시작했다. 개 7마리와 꽃사슴 1쌍이 전부다.

그는 이곳에서 새 출발을 했다. 이후 1996년 지금의 처인구 묘봉리로 터전을 잡고 그 동안 진 채무를 말끔히 청산했다. 5천 만 원을 축협으로부터 빌려 그는 엘크 사슴과 흑염소를 길렀다.

이후 14년이 지난 오늘날 그의 농장에 사는 사슴은 196두, 흑염소는 1천700 여두에 이른다. 엘크 사슴 한 마리의 시세가 3천 만 원 이상이니까 그의 농장 자산만 따져도 족히 100억 원은 넘는 규모다. 현재 박 대표이사는 용인축협에서 적금 계좌만 60여개가 될 만큼 랭킹 2위안에 드는 우량 고객이 됐다.

그의 성공 비결은 무엇일까. 인터뷰 내내 그는 전남 해남 출신답게 서글서글하고 친화력이 뛰어났다. 또한 무엇보다 아직까지 순박함이 묻어나는 농업전문경영인이다.

“해마다 12월 31일에는 가족과도 떨어져 정동진이나 명소에 해맞이를 갑니다. 이를 통해 제 자신과의 성찰, 근본을 바로 알고 항상 초심을 잃지 않는 것입니다”

자신과의 싸움, 지피지기(知彼知己)면 백전백승(百戰百勝)이라는 교훈적인 4자 성어를 제시하지 않더라도 그는 농업과 세상사의 본질을 꿰뚫고 있었다.

“무엇보다 중요한 게 농업, 그러니까 저의 전문분야인 양록업을 하면서 국민 대중의 건강을 책임진다는 자세와 이익의 지역사회 환원입니다.”

박 대표이사는 이런 농업 경영 철학을 한시도 잊지 않고 실천해온 자타가 공인하는 경기도농업전문경영인이다. 그래서 그는 엘크 사슴의 뿔을 정성을 다해 키워 녹용으로 승화시킨다. 특히 한약을 재료로 한 사료배합기를 국내 최초로 특허 받아 사슴에게 먹이고 해마다 4월 정도에 녹용으로 만들면 고단백질의 녹용이 완성된다.

녹용을 만든다는 탕비실로 가봤다. 당도는 9.5%로 녹용과 한약재료를 3일 간 쉬지 않고 중탕으로 끓여 만드는 데 향기가 일품이다. 그의 농장을 찾는 고객은 전국에 걸쳐 있다. 현재 서울과 경기, 대구와 부산에 사무소를 두고 하루에 2천량(8천 만 원 상당)을 공급하고 있다.

흑염소 역시 육가공센터를 통해 향후 전국의 수요처에 공급할 목표를 갖고 있다. 현재 박 대표이사의 농장처럼 양록업 종사자 비율은 전국 6천95가구 중 경기도만 17% 달하지만 매출액 면에선 연 평균 300억 원으로 천리원을 따라올 곳이 없다고 밝혔다.

그는 현재 농장 부지에 들어선 낡은 건물을 헐고 대형 중탕 시설을 지을 계획이다. 지금이야 건강하지만 후계를 염두 해 두지 않을 수 없다. 그래서 생각한 게 막내 아들 정휘(12)다.

정휘는 박 대표이사가 가장 아끼는 세상의 보물이다. 그도 3남 5녀 중 7째로 막내에 속한다. 막내가 막내의 심정을 안다고 했을까. 지금은 세상 물정 모르는 막내 아들 정휘에게 언젠가 박 대표이사는 자신의 농장을 물려 줄 것이다. 하지만 당대에 그가 이루어 놓은 재산만큼은 자식에게 물려주지 않고 사회적으로 유용한 방향으로 쓸 것으로 그는 고민 중에 있다.

“양록업으로 돈을 번다는 것은 영원하지 않습니다. 아들 정휘, 가족과 함께 녹용을 전문으로 하는 건강식품 대기업으로 농장을 키워 내는 게 꿈입니다. 그래서 주변에 가난하고 소외된 이웃에게도 천리원 농장의 녹용을 맛보고, 얻은 수익으로 매년 매출의 일정 정도를 기부하겠습니다.”

박 대표이사는 신념에 차 있었다. 또 자신이 10년후, 20년, 30년 이후 삶에 대해서 분명한 비전과 방향이 정리 됐다. 삶은 유한하지만 그에게 있어 이 세상과 인연을 맺은 가족과 고객, 천리원 농장은 일생의 행복이자 자신의 미래였다.

㈜천리원 농원: ☎1588-4343



※인터뷰

 



믿을 수 있는 제품 생산 소비자 건강회복 ‘최선’

- 양록업 분야의 현황은 어떤가.

▲ 전국에만 6천 곳이 넘는 농업인들이 이 분야에 종사하고 있다. 대부분 영세하고 위생적으로도 검증되지 않은 곳이 있다. 천리원 농원은 다르다. 투자비가 많이 들더라도 항상 성분검사를 의뢰해 고객들이 믿고 안심하고 먹을 수 있는 녹용을 생산하고 있다. 결국 중요한 게 고객과의 신뢰다. 녹용의 효용과 가치는 아무리 강조해도 지나치지 않다.

- 농장에서 생산되는 제품은 무엇인가.

▲ 크게 녹용과 염소다. 녹용은 남성과 여성용으로 나뉜다. 남성용은 간기능 회복에 초점을 뒀다. 피로회복과 원기회복이 주요 효능이다. 여성용은 손발과 아랫배, 찬기, 손발저림 등을 해소해 주는 효과가 있다. 가격은 30만원대로 비싸다. 그러나 효과를 본 사람들은 끊임없이 찾고 있다.

- 앞으로 농장 운영 계획은.

▲ 양록업 분야에선 전국 최초로 육가공센터를 건립할 것이다. 물론 시나 도로부터 예산 지원도 받아야 한다. 천리원 영농조합법인에서 앞으로 염소나 사슴 고기 등을 정육시설 등으로 공급해 많은 소비자들에게 건강과 웃음을 되찾아 주기위해 노력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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