태권도 종주국 한국이 2010 광저우 아시안게임 태권도 종목이 시작된 첫 날 ‘노 골드’의 수모를 당하며 자존심을 구겼다.
한국은 17일 광저우 광둥체육관에서 열린 태권도 남자 87㎏급 결승에서 박용현(용인대) 이란의 유세프 카리미에게 3-4로 패해 은메달에 그쳤다.
또 앞서 열린 남자 74㎏급 장경훈(수성구청)과 여자 46㎏급 황미나(동아대)는 1회전에 탈락했다.
태권도가 시작된 첫 날부터 금메달 획득에 실패한 한국은 종목 우승을 차지하겠다던 계획에 차질을 빚게 됐다.
태권도 종주국의 자존심을 구긴 이유를 놓고 주최국인 중국이 갑작스런 일정 변경도 있었지만 이번 대회부터 처음 적용된 전자호구의 적응 부족과 선수들의 경험 부족이 지적됐다.
우리 선수들은 태릉선수촌에서 이 대회에서 사용되는 전자 호구(라저스트)를 2개월 가량 사용한 것이 경험의 전부이다. 이란이 4년 이상 이 전자 호구를 착용하고 경기를 치른 것과는 대조적이다.
대표팀 지도자들은 “전자 호구는 밀어내기 방식의 플레이가 주효한데 국내에서는 상대를 다치게 할 수 있어 훈련시키고 있지 않다”며 “전자 호구 시스템이 다른 것도 문제다. 국내는 전자 호구로 KPMP를 쓰는데 이 시스템은 파워가 중요하다. 그런데 이번 대회에서 사용하는 라저스트는 면적을 얼마나 때리느냐가 중요하다. 인파이터가 아웃복서로 변해야 하는 꼴”이라고 지적했다.
이번 아시안게임에 출전한 대표팀이 고교생 이대훈(한성고)을 비롯해 어린 선수들로 주축을 이룬 것도 문제였다.
남자 선수 중 국제대회 경험이 없는 선수가 4명이다.
이날 경기를 가진 박용현, 장경훈, 황미나도 국제대회 경험이 전무했다.
올림픽 금메달 보다 힘들다는 국내 선발전을 통과해 기량만큼은 뒤질 일이 없지만 위기를 극복하는 능력이 부족하다는 의미다.
한국이 남은 경기에서 태권도 종주국의 자존심을 세울 수 있을 지 관심이 모아지고 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