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몽골 출신 엥흐자르갈 씨의 한국생활 이야기

남편이 ‘과외 교사’ 역할하면서 사랑 돈독해져
지역 봉사활동 인정받아 다문화 특별상도 수상
법무부 블로그 활용 □ ‘이주여성 소통의 장’ 마련 꿈

 

지난 1990년대 농촌총각 장가보내기 등으로 촉발된 국제결혼이 2000년대에 들어 급증하기 시작해 행정안전부의 지방자치단체 외국계주민 현황조사 결과에 의하면 지난해인 2010년까지 경기도 국제결혼 이민자가족은 7만9천808명에 이른다.특히 도내 이민자가족 중 자녀의 수는 2010년 2만9천953명으로 2007년 6천617명보다 353%나 증가했다. 이처럼 급증하고 있는 국제결혼자 중 이주여성 1세대로 불리우며 한국에 정착한지 11년된 몽골 출신 엥흐자르갈(33·여·안성시)씨를 만나 그가 걸어온 10년의 한국생활 이야기와 함께 2011년 새해를 맞아 그가 꿈꾸고 바라는 소망과 목표에 대해 이야기를 들어봤다. <편집자주>

지난해 12월21일 바람이 매섭게 불며 동장군이 기승을 부리던 날 평택대학교 다문화센터에서 엥흐자르갈씨를 만났다. 몽골의 수도인 울란바토르 출신인 엥흐자르갈씨는 지난 2001년 한국인 남편(41)과 결혼을 하면서 한국 생활을 시작했다.

올해로 한국생활 11년차를 맞이한 그는 현재 초등학교 2학년과 1학년의 남매를 두고 있으며 다양한 사회활동과 지역 내 봉사활동을 하며 바쁜 하루하루를 보내고 있다.

특히 수원출입국관리사무소 여성결혼이민자 네트워크 총무로 활동하면서 이주 여성의 한국 생활 정착을 위해 통역을 비롯, 상담까지 해주는 일을 하고 있다.

엥흐자르갈씨는 “지난 2000년대 초반만해도 국제결혼이 그리 많지 않았다”며 “내가 결혼 이후 지금까지 쭉 살고 있는 경기도 안성 역시 이주여성이 거의 없었기 때문에 남편의 도움이 많이 컸다.”고 말했다.

실제 한국어를 아예 하지 못하던 그가 지금처럼 유창하게 한국어를 할 수 있었던 것은 남편의 도움이 가장 컸다. 그의 남편은 6~8세 어린 아이들이 읽는 동화책과 한국어 읽기·쓰기책을 구입해 퇴근 후 전담 과외 선생님이 돼 한국어를 가르쳤다.

그는 “당시에는 지역 내 이주여성 센터 등이 없어서 스스로 공부를 해야만 했지만 최근엔 지역 마다 이주여성들을 돕는 센터가 많이 생겨나고 있다”며 “한국 문화에 적응을 하기 위해서 가장 중요한 것은 언어 소통이라고 생각하기 때문에 많은 이주여성들이 한국어 공부를 통해서 언어를 배웠으면 좋겠다”고 말했다.

이같은 엥흐자르갈씨의 생각은 한국인 남편과 외국인 여성의 소통이 안됨에 따라 각기 다른 문화를 이해하지 못하고, 그로 인해 가정 불화가 생길 수 있다는 것이다.

실제 최근 20세 베트남 여성과 몽골 출신 여성이 남편에게 살해된 사건이 발생한 가운데 결혼 이민자 여성의 가정폭력이 심각한 것으로 드러나기도 했다.

국회 문화체육관광방송통신위원회 소속 한나라당 안형환 의원이 ‘결혼이민자 여성 가정폭력 신고(상담)현황’을 분석한 결과, 총 상담건수가 2008년 2만 6천634건에서 2009년 5만4천980건으로 2.1배 증가한 것으로 나타났다.

특히 상담 내용 중 ‘부부 등 가족갈등’이 1만3천929건(25.3%)으로 가장 많았으며 이어 ‘생활문제(은행, 병원, 시장 등 일상생활)’가 9천435(17.2%)건을 차지하기도 했다.

이러한 문제들 대부분이 소통의 부재에서 나온다고 생각하는 그는 타국에 와서 적응을 하기 위해선 그 나라 말을 하루빨리 사용하는 것이 중요하다는 것이다.

대부분의 이주여성들이 ‘나는 000출신이니까, 나는 한국 생활을 잘 모르니까..’ 등의 이유로 집안에만 머물고 주변 사람들과 어울리는 것을 꺼리는 것에 대해 적극적인 활동을 통해 만남을 이어가야만 빠른 적응을 할 수 있다는 것이다.

이에 엥흐자르갈씨는 수원출입국관리사무소의 여성결혼이민자 네트워크 활동 뿐 아니라 법무부 해피스타트와 지역 봉사활동을 통해 적극적인 활동을 하고 있으며 지난 2010년에는 다문화가정대상 특별상을 수상하기도 했다.

그는 2011년에도 네트워크 활동을 통해 자신과 같은 처지의 이주 여성들을 돕는 일은 물론이고, 법무부 블로그 기자단으로 활동하면서 결혼이민자의 실상을 담은 많은 이야기를 담아낼 계획이다.

특히 기자단 활동의 경우 그동안 그녀가 이주여성으로 현장에서 보고 느꼈던 것들을 고스란히 담아낼 예정으로 정부를 비롯한 관련기관과 이주여성들의 새로운 소통의 장이 될 수 있도록 한다는 생각이다.

엥흐자르갈씨는 “처음엔 한국 생활 정착을 위해 시작한 다양한 활동들이 지금은 내 스스로 발전하는 계기가 되고 있다”며 “2011년 내가 만들어갈 활동이 기대된다”고 말했다.

또 “현재 한국에서 살고 있는 많은 이주여성들에게 같은 이주 여성이기에 도울 수 있는 행정상 도움을 비롯한 문화적인 부분까지 다양하게 도움을 줄 계획이다”고 말했다.

마지막으로 엥흐자르갈씨는 “내 아들, 딸들이 나를 보며 늘 ‘나도 커서 엄마처럼 능력있고 멋있는 사람이 되고 싶어’라고 말한다”며 “올해도 자식들에게 자랑스러운 엄마가 되도록 열심히 활동하겠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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