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파킨슨병이란?
근래 개봉한 영화 ‘러브&드럭스’는 바람둥이 제약회사 세일즈맨과 파킨슨병에 걸린 여성의 사랑을 그린 작품으로 헐리우드의 미녀배우 앤해서웨이 주연으로 화제가 됐다.
이 작품에는 파킨슨병이 불치병으로 환자 본인과 배우자 등의 가족에게도 이겨내기 쉽지 않은 질환임을 보여주고 있다. 파킨슨병은 과연 불치병일까.
파킨슨병은 자발적 운동을 조절하는 뇌 부위 신경의 퇴화로 점진적으로 운동장애가 일어나는 신경 이상 질환이다. 뇌에서 도파민이라는 신경전달물질을 분비하는 특정 세포들이 죽어감에 따라 도파민 부족으로 여러 증상들을 일으킨다.
파킨슨병은 세포가 죽어가는 속도가 정상적인 노화 현상보다 빠르고 뇌의 여러 부분 중 흑질에서 도파민 분비세포가 선택적으로 파괴돼 나타나는 이상 운동 증세들로 떨림, 행동이 느리거나 몸이 뻣뻣하게 경직돼 일상 생활에 어려움을 겪는 진행성 병변이다.
파킨슨병은 1817년 영국의 의사 제임스 파킨슨이 ‘진전마비(振顫痲痺)에 관한 소고 Essay on the Shaking Palsy’에서 처음으로 기술했다.
▲ 원인
파킨슨병은 유전적 인자와 환경적 인자 등 가설이 다양하다. 파킨슨병 환자들 대부분은 가족력 없이 발병하지만 10% 정도는 가족성 파킨슨병으로 나타나고 있다. 파킨슨병은 나이를 먹을수록 많아져 60세 이상 인구의 1% 정도에서 발병하는 것으로 추정되며 노령화 진행이 빠른 한국사회에서 환자의 큰 증가가 예상된다.
▲ 증상
파킨슨병 환자들은 대부분 근육 긴장도가 증가되고 관절 경직 현상이 관찰된다. 발병 초기에는 손이나 팔에서 떨림이 일어나 글씨쓰기나 밥먹기, 관절 움직임이 불편하며 점차 진행할수록 안정적인 떨림, 경직, 느린 운동 및 자세 불안정성 등이 나타난다.
또 초기에는 증상들이 주로 한쪽에서 나타나지만 병이 진행되면서 양측으로 확대되고 몸의 체간부에도 떨림이 발생한다. 흔히 단추잠그기, 글씨쓰기와 같은 세밀한 작업 활동에 어려움을 겪는데, 더 심해지면 아주 가벼운 일상생활도 어려움을 겪는다.
얼굴표정의 감소, 반사능력 감소(자주 넘어짐)가 나타나며 환자 본인은 물론 이를 지켜보는 주위사람들을 안타깝게 한다.
또 이런 운동증상 이외에 자율신경계 증상, 신경정신과적 증상, 인지기능장애, 수면장애, 통증, 피로, 후각장애 등이 일고 일부지만 침흘림, 삼킴 곤란, 변비, 기립 저혈압, 다한증, 배뇨장애, 성기능장애, 안구건조증 등도 나타난다.
▲ 진단
임상 증상들과 신경학적 검사만으로 충분히 진단할 수 있지만 2차 파킨슨병이나 비정형 파킨슨증후군을 감별해 내기 위해서 뇌 자기공명영상촬영(뇌 MRI), 단일혈류광자방출단층촬영(SPECT) 등을 시행하고 때로는 양전자방출단층촬영(PET)을 시행하는 경우도 있다.
검사 방법은 파킨슨병에 대한 약물을 투여한 후 반응을 관찰해 확인하는데 전형적인 파킨슨병일 경우 약물반응검사 및 신경학적 검사를 하고수술 후 1년에 한번씩 정기적인 검사가 요구된다.
▲ 치료
초기의 파킨슨병은 약물에 잘 반응하지만 시일이 경과하면서 약물에 반응하는 시간이 짧아지거나 이상 현상이 나타나는 등 약물 부작용이 나타나기도 한다.
심부뇌자극술은 뇌신경계질환을 앓고 있는 환자의 뇌 부위에서 비정상적인 활동을 보이는 뇌세포 부위에 미세한 전극을 넣어 전류로 자극함으로써 병적인 뇌신호 전달을 차단하는 치료기술이다.
이는 약물로 조절이 안되는 파킨슨병과 이상 운동질환에 대한 신 수술적 치료 방법으로 증세 호전과 함께 약물복용량을 획기적으로 줄여줘 환자에게 자신감을 심어주기도 한다.
또 줄기세포 치료 및 세포치료는 손상된 신경세포 대신 줄기세포를 이식해 건강한 도파민 분화세포를 분화시키고 망가진 세포를 대체, 도파민 등을 분비케하는 치료로 20여년 전부터 실험 및 임상 등에서 시도 돼 행동장애 등이 개선되는 성과를 내고 있다.
현재 줄기세포 치료의 효율성 및 이에 대한 기술적 극복이 과제로 부각되고 있으나 이는 과학기술의 지속적 발전으로 극복될 수 있을 것으로 관련 의료계는 내다보고 있다.
심부뇌자극술의 경우도 고가의 배터리를 자주 교체하는 문제, 환자의 증상에 따라 조절이 쉽지 않다는 단점 등이 있지만 현대의학의 발전으로 완벽에 접근되는 큰 진전이 예상된다.
<도움말=분당차병원 신경외과 박영석 교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