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동두천보산역앞 시인부부 운영 ‘한다원’ 찻잔 속 ‘세상살이 지혜’

아이들에 다례·시낭송·글쓰기 등 교육

거대한 공룡처럼 우뚝 서 있는 보산역 맞은편에 공룡알처럼 작은 전통 찻집 ‘한다원’이 자리하고 있다.

전철역사에 비하면 5~6명 밖에 못들어가는 공룡알처럼 작은 공간이지만 이곳에 들어서면 진한 쑥향기와 함께 한 잔에 차를 마시며 인생을 논한 수많은 사람들의 세상사가 곳곳에 묻어져 있고 온갖 인생의 시름을 담아와 훌훌 털어버리고 간 곳 임을 느낄 수 있다.

시인 김경식씨와 아동문학가이며 시인인 이주원씨 부부가 이곳에 자리잡고 한다원을 운영한 것은 지금부터 20년 전이다.

1993년 노총각 시인과 스물여섯 처녀 시인이 동두천에 신접살림을 차려 이듬해 이곳이 사랑방처럼 이용되기를 원하는 마음에 문을 열었다.

차 재료는 남편 김씨가 직접 고대산에서 채취해 정성껏 다려 제공하고 있다.

한다원에서 영지탕과 은행탕, 한다탕, 생강탕, 송화탕, 모과탕, 당귀탕, 솔잎탕 등 전통차 한잔에 인생을 논했던 수많은 사람들이 1년 후에도, 5년 후에도 그리고 10년 후에도 잊을만하면 찾는 인생역이 한다원인 것이다.

이 인생역 또한 수마가 지나간 지난 1998년 여름, 야속한 장마비가 그토록 아끼고 아낀 두 부부가 펴낸 시집 등 1만여권의 책을 삼켜버렸다.

그러나 이 과정에서도 이주원씨는 깨달음이 있었다.

아무리 소중한 것도 나누는 기쁨보다는 작다는 것을 깨달은 것이다.

그 후 부부는 복지관을 시작으로 경찰서와 교도소, 군부대, 미2사단, 도서관, 학교 등 책이 필요한 곳에 책을 기증하기 시작했으며 멕시코, 브라질 등 해외동포들에게도 책을 보내기 시작해 현재까지 수 만 권의 책을 기증했다.

또한 전통 찻집을 시작하면서 아이들에게 일주일에 두 번 다례와 풍류, 시낭송, 글쓰기를 가르치고 있다.

현재 3년째 다니고 있는 이정연(생연초2) 학생은 신경질적이고 남을 배려할 줄 모르는 아이였지만 다례를 배우고 시를 쓰면서 남을 배려하고 온화한 성격으로 바뀐 대표적인 어린이라고 한다.

이주원씨는 “아이들에게 공부보다는 인품을 가르치면서 자연을 접하고, 부모와 자식 간에도 분명한 선이 있어 서로 대우받는 세상이 되어야 한다”며 “세살버릇이 여든까지 간다는 말처럼 어려서부터 인품을 가르치는 것이 공부보다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이정연이 어린이의 어머니 박옥경씨는 “정연이를 이곳에 보내면서 너무도 많은 변화를 보고 있고, 저또한 아이문제, 부부문제 등을 한 잔의 차를 마시며 이야기 하고 나면 한결 마음이 편안해 지는 곳”이라고 한다원 소개를 대신했다..

스트레스가 쌓인 아이들이 마음을 풀고 자신들의 고민을 이야기하며 꿈과 희망을 키워가는 곳, 한다원은 왜 내가 살아야 하고 분명한 목표를 정해야 하는지 가르쳐 주고 있다.

20년 동안 한다원을 거쳐간 수많은 학생들은 오늘은 대학생과 사회인으로 성장하여 다시 한다원을 찾아 한 잔의 차를 놓고 이주원씨와 인생을 논하는 영원한 벗이 되고 있다.

/동두천=진양현·김동철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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