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노블레스 오블리주는 선택이 아닌 필수

 

‘노블레스 오블리주(Noblesse Oblige)’는 단순히 ‘귀족의 의무’로 직역되는 의미가 아닌 ‘사회지도층들이 그들이 누리는 특권만큼 사회에 되돌려주는 사회활동’을 뜻한다.

“성공을 거둔 기업가는 부를 사회에 환원하고, 또 세계의 불평등을 개선할 수 있는 길을 찾아야 한다. 이것이 우리의 사회적 책임이다. 나는 죽기 전까지 재산의 95%를 사회에 기부하겠다. 내 인생의 후반은 주로 의미 있게 돈을 쓰는 일에 바칠 것이다.”

세계적인 부호 빌게이츠의 말이다.

기부는 공존의 미학이며 더불어 행복하고 풍요로워지는 행복한 동행이다.

경제발전으로 풍요로워진 물질적 삶에 나눔이 더해져야 진정으로 행복한 사회가 된다. 기부의 의미를 한번쯤 되새겨봐야 하는 이유다.

특히 노블레스 오블리주가 중요시되는 이유는 사회지도층의 기부는 기부의 인식을 전환해 일반인들의 나눔으로까지 이어져 더불어 사는 사회를 만드는 초석이 되기 때문이다.

프로야구 박찬호의 ‘특별한 기부’는 한마디로 드라마틱했다. ‘박찬호 특별법’까지 만들어 논란을 빚었던 끝에 지난해 12월 ‘코리안 특급’ 박찬호 선수가 파격적인 ‘기부 계약’ 형식으로 프로야구 한화 이글스에 입단했다.

당초 총 6억원의 연봉을 받기로 했던 박 선수는 한국야구위원회(KBO) 규약에 정해진 최저 연봉인 2천400만원만 받기로 하고 그 마저도 유소년·아마추어 야구발전기금으로 기부했다.

이 때문에 박찬호는 단순히 ‘있는 자들의 생색내기용’이 아니라, 자신을 던질줄 아는 기부의 틀을 새롭게 디자인하면서 ‘박찬호스럽다’는 환호까지 받았다.

이에 앞서 안철수 서울대 융합기술대학원장이 자신이 보유하고 있는 안철수연구소 지분의 절반을 사회에 환원한다고 밝히자 대중들은 안철수가 ‘노블레스 오블리주’ 정신을 실천했다며 환영의 뜻을 나타냈다. 안 교수는 “성공을 100% 개인화하는 것은 문제가 있다”며 “기부와 나눔은 많이 가진 사람이 베푸는 ‘시혜’가 아닌 사회에서 받은 혜택의 일부를 돌려주는 것”이라고 강조했다.

안 교수의 재산 사회환원 발표 이후 일반인은 물론 ‘통 큰’ 기부가 확산되고 있는 추세다. 실제로 1억 이상 고액기부자 모임인 ‘아너 소사이어티’의 회원은 안교수의 발표가 있었던 지난달 이후 급증하기도 했다.

공동모금회에 따르면 1억원 이상을 기부한 아너소사이어티 회원이 2010년 27명에서 2011년 41명으로 2배 가량 뛰었다. 2008년 6명, 2009년 9명, 2010년 27명이 새 회원으로 가입했고 지난해에만 기존 3년간의 회원 수(42명)에 육박하는 41명이 대거 가입했다.

이처럼 안 교수의 기부는 단순히 재산을 환원하는 것이 아닌 나눔에 대한 인식을 변화시키며 기부의 액수를 떠나 기부에 대한 부담감이 걷혀지고 있는 추세다.

기부의 패러다임도 변하고 있다.

기부가 돈이나 물건에 한정되지 않고 재능으로까지 급속히 확산되며 나눔의 범위가 넓어지고 있다.

우리 사회에 재능기부가 빠르게 뿌리를 내리고 있는 것이다.

재능기부를 의미하는 ‘프로보노’라는 단어가 우리나라에서 쓰이기 시작한 것은 불과 2~3년 전이다. 프로보노는 라틴어 ‘pro bono publico(공익을 위해)’의 약어로 미국 법조계에서 변호사를 선임할 경제적 여유가 없는 사람들에게 무료로 법률서비스를 제공한 데서 유래됐다.

시간이 흐르면서 문화예술인 기업인 지식인 등 각 분야 전문가들이 그들의 재능으로 사회와 이웃에 봉사한다는 뜻으로 의미가 확대됐다.

재능기부는 노블레스 오블리주의 출발점이기도 하다.

특히 이같은 재능기부는 재벌이나 전문가 등 특권층으로부터 시작되지만, 재능을 가진 일반인도 충분히 동참할 수 있다는 잇점이 있어 기부에 더 큰 의미를 갖는다.

바로 우리 옆을 돌아보자.

경기도의회 총무담당관실에 근무하는 홍성석(50) 씨는 지난 2009년부터 야학에서 수학을 가르치고 있다. 어려웠던 시절, 돈이 없어 배우지 못한 어르신과 잠시 방황으로 공부의 때를 놓친 청소년들을 대상으로 한 야학 프로그램이다.

공대를 졸업해 수학만큼은 자신이 있었던 홍 씨는 매주 화요일과 금요일 1시간씩 이들에게 자신의 재능인 수학을 가르치며 나눔의 기쁨을 느끼고 있다.

홍 씨는 “수학에 자신이 있었지만 가르치기 위해서는 다시 공부를 해야 했다”며 “공부를 하다보니 실력도 늘고, 가르치는 입장이지만 배우시는 분들에게 삶의 지혜도 얻고 여러가지로 얻는 것이 더 많다”고 뿌듯해했다.

이어 “기부라는 것이 큰 것이 아니다. 내가 가진 시간을 조금 쪼개서, 내가 가진 조그만 재능을 좋은 곳에 쓸 수 있다면 그것이 기부”라며 “기부에 대한 거부감없이 많은 사람들이 나눔의 기쁨에 동참하면 좋겠다”고 힘주어 말한다.

도의회 사회복지시설 위문 예산, 의원들 지역구 ‘생색내기’ 전락

경기도의회는 매년 명절과 연말에 사회복지시설 위문활동으로 1천여만원의 예산을 배정하고 있다.

이들 예산은 의장을 비롯한 의장단과 각 상임위원회에 배정돼 어려운 이웃들에게 쓰여진다.

결국 ‘도민 혈세’로 어려운 이웃을 돕는 ‘기부 실천’에 나선 셈이다. ‘재주는 곰이 부리고 돈은 되놈이 가져간다’는 속담도 있다. ‘불공정 분배’의 전형이다.

하지만 이들 예산이 의원들의 개인 홍보를 위한 예산으로 쓰여지고 있다는 우려가 제기되고 있다.

도의회는 사회복지시설 위문활동 추진계획에 따라 매년 사회복지시설을 방문하고 있다. 시설 1곳당 적게는 40여만원에서 많게는 120여만원을 ‘어려운 살림’에 보태도록 지원하고 있다.

명분은 충분히 훌륭하다. 이젠 그 방법을 어덯게 개선해야할지 곰곰히 고민을 나눠야할 때다.

8대 의회 이전에는 이들 예산이 의장에게 편성되면서 의장의 권한으로 지역을 선정, 오히려 지역 분배가 철저하게 이뤄진 편이었다.

하지만 의장단 위주로 위문활동이 진행되다보니, 타 의원들의 참여가 저조하고 위문대상에서도 편중된다는 지적이 나왔다.

이에 따라 8대의회가 들어서면서 의장단 위주로 진행됐던 위문활동을 여야 대표단과 상임위원회에도 배분해 지역편중 지양한게 성과라면 성과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여진히 지역편중을 벗어나기엔 부족함이 많다.

2011년 사회복지시설 위문·봉사활동 추진실적을 들여다보자. 1월27일 성남시 수정구에 위치한 ‘참사랑의 집’을 시작으로 총 23곳의 시설을 지원했고, 이 중 성남에 지역구를 둔 한 의원은 6번이나 했다.

상임위원회 별로도 사정은 마찬가지다. 위원장 지역구에 집중되면서 ‘혈세’로 의원의 개인 홍보를 하고 있다는 곱지않은 눈총이 쏟아졌다. 의회 성금을 전달한 뒤 자신들의 이름으로 보도자료를 배포했다.

도의회 관계자는 “시설에 전달되는 성금은 도의회 이름으로 나간다”며 “오해의 소지가 있는 만큼 지역 배분 등에 더욱 신경쓰고 이들 예산이 투명하게 집행될 수 있는 방안을 강구하겠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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