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격렬하게 사랑할수록 행복한 부부일까?

‘결혼, 에로틱한 우정’에서 저자가 탐구하는 주제는 ‘낭만적 결혼’, 곧 사랑을 바탕으로 한 ‘연애결혼’이다.

사랑이 결혼의 절대 조건이 된 이래 이혼이 급증하고, 독신자가 늘며, 돈으로 살 수 있는 쾌락과 부정이 횡행하고 있다.

대체 무슨 일이 벌어진 걸까? 둘만의 사랑이면 충분할 것 같았던 ‘결혼’이라는 마법 속 궁전은 어쩌다 사방이 뻥 뚫린 황량한 오막살이가 되어 버린 걸까?

저자는 20세기 초 사랑과 육체의 해방을 약속하며 열렬한 환호 속에 등장한 연애결혼이 처한 역설적 상황을 묵직한 주제의식과 과거와 현재를 가로지르는 폭넓은 시각, 냉정하면서도 유머가 깃든 날렵한 문체로 재구성하고 있다.

연애결혼이 탄생한 역사적 배경에 주목한다.

불평등과 강압, 혼외정사와 매춘 등 과거 결혼제도의 문제점을 극복할 대안으로 등장한 연애결혼은 20세기 새로운 시대를 여는 징표로 받아들여졌다. 연애결혼이 열어젖힌 ‘사랑의 절대권력 시대’는 아이러니하게도 ‘이혼’의 자유와 함께 시작됐다.

이혼으로 인해 결혼은 참고 견뎌야 하는 감옥살이가 아닌 선택받은 운명이 되었으니, 이혼은 결혼의 ‘불행한 사건’이 아니라 결혼을 가능하게 하는 실질적인 ‘중심축’인 것이다.

자유롭게 이혼할 수 있게 되면서 사람들은 부부에게 서로 맞출 것을 권고하기보다는 더 열렬히 사랑할 것을 명령하기 시작했다.

저자는 ‘오로지 사랑의 격렬함만으로 한 쌍의 커플을 판단할 수는 없다’고 말한다.

두 사람이 함께 살기 위해 ‘사랑’에 엎드려 절할 필요는 없다는 것이다. 서로 존중하는 가운데 취향을 공유하고, 조화롭게 공존하며 실현 가능한 모든 행복을 추구하는 것으로 족하다.

결혼 생활이 지속되기를 바란다면, 충만함을 판단하는 일방적인 기준에 억지로 맞추려는 어리석은 짓은 그만두자고 말하고 있다.

부부의 행복은 불가능의 증진이 아닌 가능성의 예술이며, 두 사람의 공동 세계를 구축하는 기쁨이다. 욕망과 열망을 가두는 불가사의한 공존에 대한 환상에서 벗어나는 순간, 부부 관계는 수많은 변화를 있는 그대로 받아들일 수 있게 될 것이다.

결혼을 유지시키는 최후의 무기는 관용과 신중함이며, 열정보다 은근히 변치 않는 걸 선호하는 것은 결코 수치스러운 일이 아니라고 얘기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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